전시 가정한 상황에 광주 남구청 공무원들 비밀문서 옮기기 훈련
[현장] 을지연습 훈련에 일사불란…"경험 적은 공무원에 도움"
"행정기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많아 불안했는데 낮은 연차 공무원들에게 이러한 훈련은 도움이 되죠."
2023년도 을지연습이 실시된 21일 오후 광주 남구청에서 신원미상의 적으로부터 폭격당해 행정기관이 폭파된 상황을 가정한 행정기관 이동 훈련이 시작했다.

벽에 걸린 시곗바늘이 오후 3시를 가리키자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는 통제관의 외침이 청사 곳곳에 울려 퍼졌다.

직원 70여명은 서둘러 노란색 민방위복을 챙겨입었고, 자신이 속한 각 실과부서에서 보관 중인 비밀문서를 상자 안에 넣었다.

집기 비품, 주요 문서 등을 양손으로 집어 든 직원들은 청사 4층 공실에 마련된 임시 집결 장소로 속속 모였고, 사전에 안내된 훈련 계획에 따라 구청에서 300m가량 떨어진 남구 자원봉사센터를 향해 뛰었다.

임시집결 장소 옆에는 승강기가 멈춰 있었지만, 직원들은 비상계단을 이용해 1층으로 내려갔고, 거친 숨을 내뱉던 직원들은 숨 고를 새도 없이 '신속하게 대피 장소로 이동하라'는 통제관의 훈련 지시에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현장] 을지연습 훈련에 일사불란…"경험 적은 공무원에 도움"
전쟁이 발생해 청사가 파괴된 가상의 상황이지만,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직원들은 실제 상황이 발생한 것처럼 훈련에 참여했다.

10여분간의 뜀박질 끝에 센터에 도착한 직원들은 '훈련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는 안내가 전해지기 직전까지 물자를 계속 옮기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남구청 직원들은 최근 행정기관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이어지자, 을지연습과 같은 긴급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남구청 공무원 박현우 씨는 "작년에 임용돼 올해 처음으로 훈련에 참여했다"며 "연차가 낮은 직원들에게는 이러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부터는 전국에서 공공기관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많아 불안하다"며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일어날 경우를 대비한 훈련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