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13일째…실종자 가족들 "희망의 끈 놓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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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21일 현장 방문 예정…사망자 114명 중 신원 확인 10명
수색 85% 진행…생존자들도 트라우마 시달려, 일부는 섬 떠날 계획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피해지역의 실종자 가족들이 13일째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 가족에 대한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마우이섬 산불로 잿더미가 된 라하이나 마을에서 케빈 버클리그(30)는 지난 8일 이후 13일째 연락이 닿지 않는 아내와 장인·장모를 찾기 위해 아직도 여러 대피소를 다니며 이들의 사진을 인쇄한 전단을 돌리고 있다.
버클리그는 "내 눈으로 그들을 볼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 말고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라하이나 해변의 유명한 거리 프론트 스트리트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집을 3년 전에 구입하고 이곳에서 살아왔는데, 지금은 완전히 불에 타버렸다고 전했다.
역시 이번 화재 이후 실종된 28세의 아들을 찾는 레오나 카스티요는 아들이 아직 살아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을 마주할 준비도 돼 있다며 눈물지었다.
카스티요는 "아들의 시신이라도 찾고 싶다"며 "이렇게 실종된 채로 남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유해가 발견되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자기 DNA를 채취해 당국에 제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으로 대상 지역의 85%가량을 수색한 가운데, 확인된 사망자 수는 11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0명에 불과하다.
미 연방재난관리청은 실종자 수를 1천100∼1천3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전날 40마리의 수색견과 470명의 구조대원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전체 실종자 규모를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21일 마우이섬 화재현장을 방문해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긴급구조대원들과 소방대원 등을 격려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화재에서 생존한 주민들도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마우이에서 7대에 걸쳐 살아온 집안의 후손인 카니엘라 잉 전 하와이 주의원은 "매일 실종자 명단을 살펴보다가 내가 아는 이름을 발견하곤 한다"며 "그간 이 지역에 많은 어려움이 닥쳤지만, 이번 비극은 다르다.
사람들이 감당하기에 너무 큰 슬픔"이라고 말했다.
화재 당시 집에서 나와 있어서 살아남았지만 15세 동생을 잃은 호세 바르가스(20)는 동생의 유골이 발견된 이후로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편하게 자고 싶지 않다"며 "계속 바닥에서 자면서 불편함을 느끼고, 그렇게 고통 속에 떠난 내 동생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화재 당시 가까스로 탈출해 살아남은 데이비드 고벨은 마우이섬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
그는 불길이 마을을 덮쳤을 때 가족들과 함께 차를 타고 탈출을 시도하다가 도로가 차들로 가득 차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차에서 나와 바닷물로 뛰어들어 몇 시간 뒤 구조됐다.
마우이의 한 리조트에서 바텐더로 일하던 그는 "이제 여기서는 살 곳도, 일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친형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로 건너가 일하고, 그의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멕시코에 있는 부모의 집으로 가 지낼 계획이다.
고벨은 "우리는 멋진 집에서 행복하게 살았었다"며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떠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수색 85% 진행…생존자들도 트라우마 시달려, 일부는 섬 떠날 계획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피해지역의 실종자 가족들이 13일째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 가족에 대한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마우이섬 산불로 잿더미가 된 라하이나 마을에서 케빈 버클리그(30)는 지난 8일 이후 13일째 연락이 닿지 않는 아내와 장인·장모를 찾기 위해 아직도 여러 대피소를 다니며 이들의 사진을 인쇄한 전단을 돌리고 있다.
버클리그는 "내 눈으로 그들을 볼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 말고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라하이나 해변의 유명한 거리 프론트 스트리트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집을 3년 전에 구입하고 이곳에서 살아왔는데, 지금은 완전히 불에 타버렸다고 전했다.
역시 이번 화재 이후 실종된 28세의 아들을 찾는 레오나 카스티요는 아들이 아직 살아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을 마주할 준비도 돼 있다며 눈물지었다.
카스티요는 "아들의 시신이라도 찾고 싶다"며 "이렇게 실종된 채로 남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유해가 발견되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자기 DNA를 채취해 당국에 제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으로 대상 지역의 85%가량을 수색한 가운데, 확인된 사망자 수는 11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0명에 불과하다.
미 연방재난관리청은 실종자 수를 1천100∼1천3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전날 40마리의 수색견과 470명의 구조대원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전체 실종자 규모를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21일 마우이섬 화재현장을 방문해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긴급구조대원들과 소방대원 등을 격려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화재에서 생존한 주민들도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마우이에서 7대에 걸쳐 살아온 집안의 후손인 카니엘라 잉 전 하와이 주의원은 "매일 실종자 명단을 살펴보다가 내가 아는 이름을 발견하곤 한다"며 "그간 이 지역에 많은 어려움이 닥쳤지만, 이번 비극은 다르다.
사람들이 감당하기에 너무 큰 슬픔"이라고 말했다.
화재 당시 집에서 나와 있어서 살아남았지만 15세 동생을 잃은 호세 바르가스(20)는 동생의 유골이 발견된 이후로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편하게 자고 싶지 않다"며 "계속 바닥에서 자면서 불편함을 느끼고, 그렇게 고통 속에 떠난 내 동생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화재 당시 가까스로 탈출해 살아남은 데이비드 고벨은 마우이섬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
그는 불길이 마을을 덮쳤을 때 가족들과 함께 차를 타고 탈출을 시도하다가 도로가 차들로 가득 차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차에서 나와 바닷물로 뛰어들어 몇 시간 뒤 구조됐다.
마우이의 한 리조트에서 바텐더로 일하던 그는 "이제 여기서는 살 곳도, 일할 곳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친형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로 건너가 일하고, 그의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멕시코에 있는 부모의 집으로 가 지낼 계획이다.
고벨은 "우리는 멋진 집에서 행복하게 살았었다"며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떠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