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금융·외환시장 등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공조하며 각국의 투자 활성화 기반을 공고하게 만들자는 취지다. 일각에서는 향후 논의 결과에 따라 한·미·일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공조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민간기업의 교역과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3국 재무장관 간 금융협력 협의체인 한·미·일 재무장관회의가 신설되고, 이 자리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포함한 다양한 글로벌 금융의제가 논의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수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외환 및 금융시장 안정 협력 의지를 확인했고, 한국과 일본은 지난 6월 8년 만에 통화스와프를 재개하기로 했다”며 “3국 정상회의는 이런 양자 차원의 금융 안정 협력 노력을 3국 차원으로 확대·발전시키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향후 한·미·일 재무장관회의에서 3국 간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의 발언이다. 다만 최 수석은 3국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와 상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미국은 일본, 유럽연합(EU), 캐나다, 영국, 스위스 등 5개국과 상설 스와프를 체결했다.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은 해당 국가가 유동성 위기에 빠질 때만 일시적으로 스와프를 맺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외환시장 관련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공유하면서 통화스와프 혹은 그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적어도 한국과 일본, 미국 중 특정 국가가 유동성 위기를 겪는 상황이 되면 다른 나라가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최 수석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사안은 단순히 방향성 제시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각 분야 장관급 회의를 통해 협력을 제도화해 지속 가능성을 확실하게 담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한국과 미국, 일본의 재무장관은 조만간 만나 3국 정상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캠프 데이비드=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