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투자 절반 이상은 미국…"GDP 단기 영향은 크지 않을 듯"
"글로벌 AI투자, 2025년엔 214조원 육박"…거품 등 우려도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달아오른 가운데 오는 2025년에는 AI 기술에 대한 글로벌 민간투자 규모가 1천600억달러(약 214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브리그스와 드베시 코드내니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고 미국 매체 폭스비즈니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에 대한 전 세계의 민간 투자는 2022년 919억달러(약 123조원)에서 올해 1천102달러(약 147조원), 2025년 1천584억달러(약 212조원)로 향후 3년간 극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AI 관련 투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출발했다는 점도 주목했다.

2013년만 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엔비디아,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 웹 서비스를 포함한 AI 투자는 세계적으로 32억달러(약 4조2천8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20년 482억달러(약 64조5천억원), 2021년 935억달러(약 125조원)로 단기간에 급증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이 AI 투자를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AI 민간 투자 규모는 지난해 전 세계 919억달러 가운데 절반 이상인 474억달러(약 63조4천억원)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또 보고서는 미국의 AI 투자가 올해 568억달러(약 76조원), 내년 681억달러(약 91조원), 2025년 817억달러(약 109조원)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중국의 AI 투자 규모는 지난해 206억달러(약 27조6천억원)였고 2025년에는 356억달러(약 47조6천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AI에 대한 투자가 AI 모델 훈련·개발 관련 회사,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 제공, AI 활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기업의 최종 사용자 등 4개 부문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보고서 저자들은 "지금까지 AI투자는 모델 개발에 초점을 맞췄는데 생성형 AI를 확장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더 큰 규모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AI 투자가 몇 년 동안 극적으로 증가하더라도 미국과 세계 경제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에 GDP에 대한 단기적 영향은 그다지 대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AI 투자는 GDP의 2% 이상 수준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분석됐다.

AI 부문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 일부 대형 투자자가 관련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세계 최대 단일 주식투자자로 꼽히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올해 상반기에 1천430억달러(약 191조원)의 투자 수익을 올렸는데 주요 이유는 AI 설루션 등에 대한 수요 급증이라고 로이터통신은 16일 보도했다.

다만,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AI가 경제 전반에서 보편화됨에 따라 큰 기회와 함께 심각하며 알려지지 않은 위험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펀드는 "기업들이 이사회 수준에서 AI 전문지식을 개발해야 하며 시스템이 어떻게 설계되고 훈련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AI의 불확실성과 관련해 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유럽의회는 지난 6월 세계 최초 AI규제법 관련 협상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순조롭게 입법이 마무리되면 2026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투자은행이나 증권사, 투자자문사 등 금융회사가 고객과의 상호작용에 AI를 활용하는 것과 관련한 새 규제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성형 AI와 관련한 '묻지마 투자' 열기에 대해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CNN 방송은 올해 주가가 폭등한 엔비디아는 수익이 나지만, 일부 AI 소프트웨어 회사는 주가 급등에도 올해는커녕 내년에도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며 현 상황이 1990년대 후반의 '닷컴버블 시기'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닷컴 기업에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나스닥의 가치는 1999년에만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높은 기대와 막대한 가치 평가에도 대부분의 신생 기업은 전혀 매출이나 이익을 창출하지 못했고, 나스닥 주식은 2000년 3월 고점에서 2002년 9월 말 사이에 81% 급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