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감소·등록금 동결 등 고질적 재정난…총장 물러나기로
[현장in] 고신대, 교직원 임금체불에 학과 운영비도 늑장 지급
신입생 감소 등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부산 고신대학교에서 교수 임금이 체불되거나 학과 운영비 지원이 늦어지는 일이 발생하면서 내부가 시끄러운 상황이다.

15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고신대에서는 올해 6월 일부 교수와 직원들의 임금이 최대 한달가량 늦게 지급됐다.

환경미화원, 방호원, 조교 등에게는 임금이 정상적으로 지급됐지만, 교직원 일부에게는 지급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의 간판인 의과대학 운영비도 지난 5월부터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미뤄지면서 의대 운영이 어려움을 겪었다.

운영비 지급이 늦어지자 의과대 측은 병원 점포 임대료 등에서 운영비를 급히 끌어와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의과 교수 154명은 지난달 운영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고, 의과대 학생들도 최근 '고신 의대 학생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활동에 들어갔다.

교수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총장 불신임 결의안을 채택해 이사회에 올렸고, 최근 이사회는 총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면서 새 지도부를 꾸려 난관을 돌파하기로 했다.

[현장in] 고신대, 교직원 임금체불에 학과 운영비도 늑장 지급
고신대의 재정난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신입생이 줄어들면서 나타났다.

지방 사립대 대부분은 등록금 수입으로 운영비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 고신대는 신입생 868명을 모집하려고 했지만, 721명만 등록해 등록률 83%로 지역 대학 중 하위권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올해보다는 상황이 좋기는 했지만, 90%의 등록률로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물가 상승 등으로 운영비는 늘어나지만, 신입생은 줄고 등록금도 수년째 동결되면서 재정상 어려움이 결국 표면에 드러난 것이다.

고신대 관계자는 "늦어진 운영비는 현재 90% 이상 지급이 됐고, 이번 주 내로 완전히 지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학교 측에서는 재정 리스크나 경영 리스크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고신대의 문제는 지방 사립대 위기의 한 단면으로, 위기의 지방대를 구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사립대 한 관계자는 "준비를 못 해서 못 따라간다기보다는, 준비해도 따라갈 수 없었던 상황"이라면서 "우리가 부실을 타개하려는 노력도 해야 하지만, 지역 균형 발전이나 수도권 대학으로의 지원 쏠림 현상 해결 등 구조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