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쓰레기 6천500㎥ 못 치웠는데 태풍에 1만㎥ 추가 유입
2020년 이후 최다, 모두 걷어내려면 3주 이상 소요될 듯

"한 달간 뙤약볕 밑에서 진땀 뺐는데 애쓴 보람도 없이 다시 쓰레기 범벅이 됐습니다"
[르포] "기껏 치웠더니…" 태풍에 다시 쓰레기 범벅된 대청호
14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대청호에서 장마 쓰레기 수거 작업을 하던 인부들은 호수 건너편에 다시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 더미를 보면서 혀를 끌끌 찼다.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는 지난달 13∼18일 집중호우로 6천500㎥의 쓰레기가 떠밀려 들어왔다.

80%가량은 산림이나 하천 변에 나뒹굴던 초목류지만, 빈 병과 플라스틱류, 가전제품 등 생활쓰레기도 수두룩하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는 민간업체에 의뢰해 이들 쓰레기를 그물로 둘러싸 호수 가장자리로 끌어낸 뒤 중장비를 동원해 수거한다.

인부 A씨는 "굴착기 4대가 투입됐는데도 워낙 양이 많아 작업 속도가 더디다"며 "호숫가로 끌어온 쓰레기를 모두 건져 올리려면 1주일 이상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르포] "기껏 치웠더니…" 태풍에 다시 쓰레기 범벅된 대청호
한 달 가까운 작업을 통해 가까스로 절반가량이 수거됐는데, 태풍 '카눈'이 몰고 온 거센 빗줄기는 다시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호수로 끌어들였다.

대청댐지사는 태풍이 훑고 간 지난 10일 이후 추가 유입된 쓰레기가 1만㎥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쓰레기는 유입 구간인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와 추소리 수역에 거대한 섬을 이뤄 둥둥 떠 있다.

대청댐지사는 쓰레기가 댐 본류로 흘러들지 않도록 이곳에 대형 펜스(차단막)를 설치해 이동을 막아놓은 상태다.

[르포] "기껏 치웠더니…" 태풍에 다시 쓰레기 범벅된 대청호
대청댐지사 관계자는 "두 차례 폭우로 유입된 쓰레기가 2020년 이후 가장 많다"며 "썩거나 가라앉기 전 육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양이 워낙 많아 만만찮은 작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수거된 쓰레기는 재활용품 등을 분류한 뒤 땜감이나 비료 원료 등으로 제공된다.

대청댐지사는 호수 가장자리에 끌어다 놓은 쓰레기를 먼저 걷어낸 뒤 추가 유입량을 수거하려면 적어도 3주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