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서남, 초전도체 테마로 떴지만 재무개선 시급…매도 물량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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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 LK99와 관련 없지만 초전도체 기업…주가 떴다가 와르르

상장 당시 추정 실적과 괴리율…임직원들은 지분 매각하기도
CB 투자자들 주식 전환청구권 행사, 오버행 우려 커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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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 관련주로 불리는 서남, 회사 측이 초전도체 관련주로 엮이는 것이 부담스럽단 공지에도 이달 들어 주가가 3배 넘게 급등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LK99'가 초전도체보단 자석일 가능성이 제기되자 서남 주가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종목 집중탐구에선 초전도체 관련주로 불리는 서남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남 주가는 지난 8일 장중 1만543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달 말 주당 5000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했을 때 3배 넘게 오른 것이죠. 그러다 LK99가 자석에 가깝다는 분석이 잇따르자 급등했던 주가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고 있죠. 서남은 현재 주당 6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서남, 초전도체 관련주로 불리는 이유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아예 없는 것을 말합니다. 그동안 초전도체는 영하 273도 등 특수한 환경에서만 존재한다는 게 과학적 상식이었습니다. 그러다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가 등장, 주식시장에서 초전도체 테마 열풍이 불었죠. 하지만 상온·상압 초전도체보단 자석에 가깝다는 분석에 초전도체 테마주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남은 2세대 고온 초전도선재와 초전도선재 제조에 필요한 완충층 다층박막증착 장비 등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2세대 고온 초전도 선재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선에 들어가는 가느다란 금속 선 모양의 소재입니다. 이는 서남이 초전도체 관련주로 불리는 이유죠. 작년 매출액 중 2세대 고온 초전도선재가 48.27% 비중을 차지했으며, 초전도선재 제조장비에서 50.86%를 기록했습니다.
[마켓PRO] 서남, 초전도체 테마로 떴지만 재무개선 시급…매도 물량 주의보
서남은 초전도체 관련 기업이긴 합니다. 2005년부터 기업부설연구소를 통해 초전도선재 제조와 관련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소재와 기기개발팀으로 나눠져 운영되고 있죠. 소재팀은 초전도 선재 제조 공정 연구를 담당하고 있으며, 기기팀은 선재를 이용하여 고자장용 초전도 자석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박사급 등 총 8명 인원이 연구원으로 있습니다.

LK99 등 상온·상압 초전도체와 별개…수익성 개선 시급

그렇다고 서남이 LK99 등 상온·상압 초전도체와 관련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 측도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기관과는 어떠한 연구 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다고 공지했죠. 상온·상압 초전도체와는 별개라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서남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큽니다. 이달 들어 개인이 서남 주식을 176억원어치 사들였죠. 서남은 2020년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입니다. 당시 공모가는 3100원이었죠. 특례 기업 특성상 미래 수익을 기반으로 책정한 공모가입니다. 서남의 경우 2022년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산출했죠. 서남은 상장할 당시 2021년과 2022년 추정 매출액으로 225억원, 297억원을 제시했습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83억원, 128억원이었죠. 예상 당기순이익은 83억원과 105억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 등으로 사업 프로젝트가 밀리면서 실제 실적은 달랐습니다. 서남의 2021년 매출액은 11억원에 불과했죠. 83억원으로 추정했던 영업이익은 13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게 됩니다. 작년에는 매출액과 영업손실로 각각 63억원, 24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죠. 상장 당시 실적 추정치(매출액 297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와 큰 괴리율을 보였습니다.

서남은 현재 실적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힙니다. 상장 이후에도 계속해서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죠. 회사 측은 초전도체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바로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 구조라고 설명합니다. 실적이 개선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미로 해석됩니다. 특례 기업 특성상 당장 수익성을 가지긴 쉽지 않죠.

주식 팔아치운 주요 임원…주식 전환 나선 CB 투자자들

문제는 주가가 급등했을 때 내부 직원들이 주식을 내다 팔았다는 것이죠. 당시 주가는 내부 임직원들이 생각하는 기업가치보다 훨씬 고평가 돼 있다고 본 것. 서남의 주요 임원들이 주식을 판 시점은 회사 측이 초전도체 관련주로 엮이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공지를 낸 날이기도 합니다. 지난 4일 서남의 종가는 1만980원입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오버행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언제든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 과잉물량'을 오버행이라고 말합니다. 서남은 2021년 12월에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습니다. 당시 CB투자에 참여했던 주요 투자자들이 주가 급등을 계기로 주식 전환에 나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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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도 서남에 투자했던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실현에 나섰죠. 현대엘리베이터는 서남이 발행한 CB에 약 2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일 보유하고 있던 서남의 CB 50만1672주를 주식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달 31일 23만5000주를 장내 매도(권리공매도)했고, 1일 35만1000주를 매도했습니다. 전환 단가는 2392원입니다.

이번 장내 매도와 CB 전환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지난 5월9일 5.30%에서 이달 9일 2.14%로 줄었습니다. 현 시점에는 전량 매도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외 다른 투자자들도 전환청구권 행사에 나서면서 이달 말 이후 매도 물량이 추가로 쏟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