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대 버스 동원 수송작전으로 수도권·충청권 등 8개 시도에 분산
지자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국 문화 알릴 기회 제공
[잼버리 결산] ② 새만금 넘어 전국으로…지자체·기업까지 총력 지원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태풍 카눈의 북상 때문에 지난 8일부터 새만금을 넘어 사실상 '코리아 잼버리'로 치러졌다.

이번 잼버리는 폭염, 위생, 벌레 등의 문제가 속출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6천명 넘는 영국과 미국 참가자들이 조기 철수한 뒤 정부가 전면에 나서 시설과 물품, 인력 등을 추가 투입해 상황이 나아졌으나 태풍이라는 복병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정부는 남은 잼버리 참가자 3만7천명이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도록 했고, 이들은 새만금을 떠나 8개 시·도에서 활동을 이어갔다.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이 야영지를 벗어나 새로운 체험을 하면서 한국을 더 알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기업 등 민간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잼버리 결산] ② 새만금 넘어 전국으로…지자체·기업까지 총력 지원
◇ 지자체 각종 프로그램 마련…기업은 연수원 숙소 제공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잼버리 참가자들이 대피하기 전날인 지난 7일부터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끄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했다.

비상대책반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간사로, 국무조정실장, 기획재정부·교육부·외교부·국토교통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 장관과 서울시장, 전북지사, 경찰청장, 소방청장, 기상청장 등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지난 8일 1천대의 버스를 동원해 10시간에 걸친 '수송작전'을 펼친 끝에 잼버리 대원들을 8개 시도로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지역별 인원은 경기 88개국 1만3천568명, 충남 18개국 6천274명, 전북 10개국 5천541명, 인천 27개국 3천257명, 서울 8개국 3천133명, 충북 3개국 2천710명, 대전 2개국 1천355명, 세종 2개국 716명 등이다.

이들은 잼버리 대회 폐막일인 12일까지 4박 5일의 일정으로 대학교 기숙사나 기업 연수원 등에서 지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예기치 못한 새만금 철수 사태를 수습하는 데 힘을 모았다.

지자체들은 급히 체험 활동 프로그램을 짜고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지자체마다 대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숙소에 전담 인력을 파견해 총력 지원에 나섰다.

새만금 현장에 각종 물품을 지원했던 기업들은 숙소 지원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차그룹, SK그룹, 포스코그룹, 코오롱그룹, GS건설, 대한항공, 대우건설 등이 연수원을 숙소로 내놨으며 이들 기업은 참가자들이 한국 역사와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잼버리 행사를 지원하는 데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 등이 대거 투입됐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잼버리 폐영식과 K팝 콘서트, 다른 잼버리 행사 등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기관 직원 약 1천명이 동원한 것을 놓고 일부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잼버리 결산] ② 새만금 넘어 전국으로…지자체·기업까지 총력 지원
◇ 야영은 중단됐지만…한국 문화 체험하는 새로운 기회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지난 9일부터 지역에서 마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에서 2천500명이 참석한 '웰컴 서울 댄스 나이트'는 국적이 다른 참가자들이 음악과 춤을 통해 하나가 되는 장이었다.

인천에서는 한국전쟁 참전국에서 온 참가자들이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방문해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느꼈다.

새만금 야영지 철수로 잼버리 행사가 야영이 아닌 '관광'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충남 보령 머드 체험, 대전 계족산 황톳길 트래킹 등 자연 체험과 경기 수원 화성답사 등은 참가자들이 한국 각지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체험할 기회였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등은 참가자들을 위해 영어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박물관들은 도자기 만들기 체험, 옛날 교복 입고 사진찍기 등 참여 프로그램도 제공했다.

[잼버리 결산] ② 새만금 넘어 전국으로…지자체·기업까지 총력 지원
적지 않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캠핑을 계속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만끽했다.

잼버리 참가자들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의 반도체 제조시설 등 한국의 산업현장을 견학하기도 했다.

지자체나 기업 등은 각종 무료 관람이나 체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인천에 체류하는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프로축구 무료 관람권을 나눠줬으며 대중교통 이용도 무료로 지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연이나 미술 전시회 무료 관람이나 무료 한복 체험 행사 등이 진행됐다.

잼버리 프로그램은 태풍이 근접한 전날에는 모두 실외로 전환됐다.

참가자들은 이날 이번 대회의 대미를 장식하는 폐영식과 K팝 콘서트에 참석한다.

곧바로 귀국길에 나서지 않고 한국에 추가로 머물며 관광 등을 계획하는 나라도 많다.

한국민속촌에는 오는 13일 네덜란드 등 2개국이 방문 예정이며, 에버랜드에는 14일에 인도와 몰타, 에콰도르 등 참가자 200여명이 방문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12일 이후에도 잼버리 참가자들이 원하는 경우 숙소 등 필요한 지원을 하기로 했다.

현재 지자체가 마련한 숙소를 원칙으로 하되 상세방안은 지자체와 협의할 예정이다.

[잼버리 결산] ② 새만금 넘어 전국으로…지자체·기업까지 총력 지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