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올라오다 힘 빠졌지만…속초에 400㎜ '극한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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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24시간 비상 근무"…16개 시·도 1만4000여명 대피
대구서 급류로 2명 사망·실종
천연기념물 소나무 쓰러지기도
경남 창원 쌀재터널은 산사태
하늘·바다·철도 대거 운행 중단
대구서 급류로 2명 사망·실종
천연기념물 소나무 쓰러지기도
경남 창원 쌀재터널은 산사태
하늘·바다·철도 대거 운행 중단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9시20분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한 뒤 수도권을 지나 11일 새벽 북한으로 빠져나갔다. 카눈은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hPa), 중심부 최대 풍속 초속 32m의 강도 ‘중’(초속 25~32m)을 오랜 시간 유지했다. 당초 예상한 강도 ‘강’(초속 33~44m)보다 약해졌지만 ‘중’ 역시 지붕을 날리고 나무를 넘어뜨릴 수 있는 세기여서 피해가 적지 않았다.
대구 달성군에선 한 남성이 실종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오후 1시48분 달성군 가창면에서 “전동휠체어를 타던 남편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당국은 실종 장소 인근에 계곡으로 이어지는 도랑이 있어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천 범람 피해도 속출했다. 군위군에선 남천 수위가 상승해 200여 명이 인근 효령초 등으로 대피했다. 군 관계자는 “남천 수위가 많이 상승하면서 일부 구간이 범람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날 대구 119 상황실엔 “제방이 붕괴했다. 집이 떠내려간다” 등의 구조 요청이 빗발쳤다. 군위읍에선 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돼 갇힌 운전자를 소방당국이 구조했다. 경북에선 18명이 폭우로 불어난 하천과 도로 침수 등으로 고립됐다가 구출됐다.
산사태 피해도 이어졌다. 경남 창원시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선 산사태가 발생해 쏟아진 토사로 터널 양방향이 모두 통제됐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등으로 15명이 숨진 경북 예천군에는 산사태 경보가 발령되면서 주민 700여 명이 주민센터에 마련된 대피소로 이동했다.
전남 19개 시·군에선 산사태 우려 지역 712가구 948명이 대피했다. 부산에선 금정구 금정중 인근 공장의 옹벽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학교로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금정중은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 상황이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북 구미에선 국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소나무인 천연기념물 ‘구미 독동리 반송’ 일부가 쓰러졌다. 이 반송은 높이 13.1m, 밑둘레 4.05m로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반송 중 하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가지 4개를 잘라냈고 부러진 가지는 수습해 보관 중”이라고 했다. 천연기념물 속리산 정이품송 가지 두 개도 부러졌다.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농작물 피해 면적은 1019.1㏊로 전국 농지에서 침수와 낙과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이 475.1㏊로 가장 많았고 전남(208㏊), 대구(146㏊)가 뒤를 이었다.
강원 속초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9시까지 402.6㎜ 비가 왔다. 같은 기간 삼척 궁촌면에는 387.0㎜ 강릉에는 346.9㎜가 내렸다. 강원 속초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록상 오후 2시5분부터 오후 3시5분까지 1시간에 91.3㎜ 비가 내렸는데, 이는 ‘극한호우’에 해당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1959년 이후 국내에 영향을 준 태풍에 의해 기록된 1시간 강수량 가운데 일곱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강원 고성군 역시 시간당 8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주민 대피령이 잇따라 내려졌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태풍을 피해 임시로 대피한 인원은 16개 시·도 1만4153명에 달한다.
하늘과 바다, 철도 역시 막혔다. 14개 공항 355편 비행기가 운행이 중단(오후 6시 기준)됐고, 여객선 102개 항로 154척, 도선 76개 항로 92척도 태풍을 피해 항구에 정박했다. 철도 역시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51회, 전동열차 44회의 운행이 중지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김우섭/장강호 기자 duter@hankyung.com
사망·실종자 발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카눈이 상륙한 뒤 직접 관통한 영남 지역에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1시10분엔 대구 군위군 효령면 남천 병천교에서 67세 남성이 범람한 물을 피하지 못해 숨졌다.대구 달성군에선 한 남성이 실종됐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오후 1시48분 달성군 가창면에서 “전동휠체어를 타던 남편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당국은 실종 장소 인근에 계곡으로 이어지는 도랑이 있어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천 범람 피해도 속출했다. 군위군에선 남천 수위가 상승해 200여 명이 인근 효령초 등으로 대피했다. 군 관계자는 “남천 수위가 많이 상승하면서 일부 구간이 범람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날 대구 119 상황실엔 “제방이 붕괴했다. 집이 떠내려간다” 등의 구조 요청이 빗발쳤다. 군위읍에선 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돼 갇힌 운전자를 소방당국이 구조했다. 경북에선 18명이 폭우로 불어난 하천과 도로 침수 등으로 고립됐다가 구출됐다.
산사태 피해도 이어졌다. 경남 창원시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선 산사태가 발생해 쏟아진 토사로 터널 양방향이 모두 통제됐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등으로 15명이 숨진 경북 예천군에는 산사태 경보가 발령되면서 주민 700여 명이 주민센터에 마련된 대피소로 이동했다.
전남 19개 시·군에선 산사태 우려 지역 712가구 948명이 대피했다. 부산에선 금정구 금정중 인근 공장의 옹벽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학교로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금정중은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 상황이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천연기념물도 쓰러져
전남 화순군에선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가 전선에 걸리면서 214가구가 30분간 정전됐다. 광주 서구에서도 아파트 수천 가구에 한 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거제 능포동에선 아파트 지붕 구조물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7대가 파손됐다.경북 구미에선 국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소나무인 천연기념물 ‘구미 독동리 반송’ 일부가 쓰러졌다. 이 반송은 높이 13.1m, 밑둘레 4.05m로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반송 중 하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가지 4개를 잘라냈고 부러진 가지는 수습해 보관 중”이라고 했다. 천연기념물 속리산 정이품송 가지 두 개도 부러졌다.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농작물 피해 면적은 1019.1㏊로 전국 농지에서 침수와 낙과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이 475.1㏊로 가장 많았고 전남(208㏊), 대구(146㏊)가 뒤를 이었다.
윤 대통령 24시간 근무체제
강원 영동 지역은 태풍이 직접 관통하진 않았지만 태풍 반시계 방향 흐름에 따라 부는 동풍이 바다 쪽 습기를 끌고 들어와 태백산맥에 부딪히는 과정에서 300㎜가 넘는 많은 비가 쏟아졌다.강원 속초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9시까지 402.6㎜ 비가 왔다. 같은 기간 삼척 궁촌면에는 387.0㎜ 강릉에는 346.9㎜가 내렸다. 강원 속초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록상 오후 2시5분부터 오후 3시5분까지 1시간에 91.3㎜ 비가 내렸는데, 이는 ‘극한호우’에 해당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1959년 이후 국내에 영향을 준 태풍에 의해 기록된 1시간 강수량 가운데 일곱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강원 고성군 역시 시간당 8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주민 대피령이 잇따라 내려졌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태풍을 피해 임시로 대피한 인원은 16개 시·도 1만4153명에 달한다.
하늘과 바다, 철도 역시 막혔다. 14개 공항 355편 비행기가 운행이 중단(오후 6시 기준)됐고, 여객선 102개 항로 154척, 도선 76개 항로 92척도 태풍을 피해 항구에 정박했다. 철도 역시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51회, 전동열차 44회의 운행이 중지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김우섭/장강호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