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예산 20~30% 삭감 통보…자체제출 20% 삭감안보다 커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주요 사업비를 20~30% 삭감한 예산안을 통보했다.

10일 과학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최근 NST 산하 25개 출연연에게 내년도 주요 사업비 삭감 규모를 통보했다.

이번 예산안은 1차 조정안으로 다음주 중 2차 조정안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사업비는 전체 출연연 예산에서 순수 연구개발(R&D) 활동에 쓰는 예산이다.

올해 주요 사업비 예산은 1조1천847억원으로 전체 출연연 예산 5조8천655억의 5분의 1 규모다.

지난달 출연연은 내년 주요 사업 예산의 20%를 줄이는 안을 마련해 과기정통부에 제출한 바 있는데, 오히려 삭감 규모가 더욱 커졌다.

출연연별로 살펴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23% 줄어든 예산을 통보받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화학연구원도 기존 예산안에서 28% 감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23%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연연 외에도 과학기술 관련 협·단체들이 예산 삭감안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과학기술 학회 학술지 발행예산 76억 원을 전액 삭감당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도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센터 설치 운영비와 R&D 지원사업 예산에서 두 자릿수 삭감이 이뤄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도 삭감 폭은 적지만, 10% 이내로 삭감하는 안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출연연 한 관계자는 "예산 규모가 큰 곳은 여러 R&D 사업을 중단해야 유지가 되는 구조"라며 "인건비는 그대로 둔 채 직접비만 줄이다보니 자리에만 앉아 연구하는 양은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출연연과 단체들로부터 의견을 받아 곧 최종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예산을 심의하는 단계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