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커뮤니티 등서 작년 힌남노 피해 사진 나돌아
태풍 대비에 지친 상인들 "영업 손실 유발…자제해야"
[태풍 카눈] 부산 해안가 태풍 피해 '가짜 사진' 확산
제6호 태풍 '카눈'이 남해안에 상륙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과거 부산 해안가의 태풍 피해 사진을 '카눈 부산 피해 상황'이라고 속인 가짜 사진이 확산하고 있어 상인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등에는 2022년 태풍 힌남노 등 과거 부산의 태풍 피해 상황을 찍은 사진이 마치 현재 피해 상황인 것처럼 조작돼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자 유튜브 채널에서도 관련 콘텐츠가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가짜 동영상은 한 방송사 뉴스 유튜브 계정에 노출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힌남노 등 몇 년 전 태풍 피해 사진을 짜깁기 해 만든 '가짜'이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 발생한 부산 수영구 민락동과 광안리 해수욕장 부근을 찍은 사진은 게시 날짜를 10일로 조작해 게시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사진들로 인해 해당 지역 상인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민락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박모(55) 씨는 제6호 태풍 '카눈'이 남해안에 상륙한 10일 다행히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으나 가짜 사진을 본 손님들이 예약을 취소하는 등 영업상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사진에 가게 상호까지 노출돼 영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심지어는 지인들까지 가짜 사진을 보고 안부를 물어오는 등 이중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태풍 카눈] 부산 해안가 태풍 피해 '가짜 사진' 확산
부산지역에 피해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로 이날 오후 2시 기준 270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지만 대부분 간판 이탈이나 나무 쓰러짐 정도였다.

이날 연합뉴스 취재진이 부산 해운대부터 서구 송도까지 해안가 일대를 2~3차례 돌며 피해 상황을 점검했는데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와 달리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오는 월파 피해를 목격하지는 못했다.

강풍으로 인한 해안가 유리창 파손도 과거에 비해서는 많지 않았다.

대형 태풍이 오면 가짜 사진이 나도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태풍 카눈] 부산 해안가 태풍 피해 '가짜 사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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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마린시티 고층 건물 유리창에 문어가 붙어 있는 사진은 태풍 때마다 반복해서 올라오는 유명한 '가짜 사진' 중 하나다.

부산 해운대구 미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뉴스로 인해 휴가철 영업을 망칠까 봐 우려스럽다"며 "누군가는 조회수 때문에 재미로 올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상인들에게는 생업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뜩이나 태풍 대비에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상인들에게 이중의 손해를 유발하는 가짜 뉴스는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