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불황에 '적층 경쟁' 재점화…SK하이닉스 '321단 개발' 선공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삼성전자,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내놓고 '1천단 개발' 목표 제시
IT 수요위축 직격탄 낸드업계, '낸드 단수쌓기' 기술력 승부수…감산 노력도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의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적층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셀(cell)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적층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IT 수요 위축의 직격탄을 맞아 낸드 재고가 눈덩이처럼 쌓인 와중에 업계는 일제히 낸드 감산과 함께 기술력으로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를 찾고 있다.
◇ SK하이닉스, 300단 이상 개발 경과 업계 첫 공개
SK하이닉스는 '321단 4D 낸드' 샘플을 공개하며 반도체 업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공식화했다.
업계의 낸드 단수 쌓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처음으로 300단 이상 낸드 개발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하며 '선공'에 나선 셈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에서 SK하이닉스는 321단 1테라비트(Tb)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 개발 경과를 발표하고 개발 단계 샘플을 선보였다.
작년 8월 같은 행사에서 SK하이닉스가 당시 업계 최고층인 238단 낸드 4D 신제품을 공개한 지 1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의 완성도를 높여 2025년 상반기부터 양산하겠다고 선언했다.
낸드는 단수가 높을수록 같은 면적에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이에 적층 기술은 수율(양품 비율)과 함께 기술 경쟁력의 대표적인 척도로 통한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급성장 등에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가파르게 늘면서 낸드 적층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주요 업체들은 그동안 기술 장벽의 한계로 여겨진 200단 이상 낸드 기술을 잇달아 공개하며 적층 경쟁을 펼쳤다.
SK하이닉스가 238단 낸드 출하를 시작했으며, 마이크론이 232단, 삼성전자가 236단 수준 낸드 양산에 각각 들어갔다.
그뿐 아니라 후발주자인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도 232단 낸드 개발에 뛰어들었다.
◇ 삼성전자 "2030년까지 1천단 쌓는다"
세계 낸드 1위 삼성전자는 2021년 하반기에 176단 7세대 낸드 양산에 들어간 데 이어 작년 11월 8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8세대 V낸드를 앞세워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의 고용량화를 주도하고, 높은 신뢰성이 필요한 전장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단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8세대 V낸드를 236단 수준으로 추정했다.
200단 이상 낸드를 만들 기술력은 갖췄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해왔다.
또 삼성전자는 8세대 V낸드에 이어 2024년에는 9세대 V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작년 10월 '테크 데이' 행사에서 밝혔다.
아울러 2030년까지 데이터 저장장치인 셀을 1천단까지 쌓는 V낸드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도 같은 행사에서 소개했다.
1천단은 176단인 7세대 V낸드와 비교하면 5배 이상 저장 가능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도 이번 '플래시 메모리 서밋' 행사에서 8세대 V낸드 기반 데이터센터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등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PCIe 5.0 데이터센터용 SSD 'PM9D3a'는 연속 읽기 성능을 이전 세대 제품보다 최대 2.3배, 임의 쓰기 성능을 2배 이상 각각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PM9D3a 7.68테라바이트(TB), 15.36TB 제품을 2.5인치 규격으로 연내 양산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3.84TB 이하부터 최대 30.72TB 제품까지 다양한 폼팩터와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 공급 과잉으로 취약한 낸드…감산·기술력으로 '돌파구' 마련
이처럼 반도체 업계에서 낸드 단수 쌓기를 필두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진 배경에는 낸드 불황도 있다.
불황을 극복할 돌파구는 결국 기술력이라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방 수요 부진에 반도체 업황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특히 낸드는 업계의 실적 악화 주범으로 꼽힌다.
스마트폰과 PC 등 낸드가 탑재되는 IT 제품 수요 둔화로 낸드 가격이 내려가면서 낸드 업체 매출도 급감했다.
D램의 경우 AI 열풍을 타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증가하지만, 낸드는 상대적으로 수요 회복을 이끌 동력이 약한 편이다.
낸드는 디지털 기기용 보조기억장치인 SSD, USB, SD카드 등에 쓰인다.
AI 수혜 제품은 AI 서버에 탑재되는 대용량 저장장치인 엔터프라이즈 SSD 정도다.
스마트폰, PC 등의 수요 위축 장기화에 따른 타격을 낸드가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업체가 과점하는 D램 시장과 달리 낸드 시장에는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YMTC 등 여러 업체가 경쟁한다.
따라서 경쟁이 더욱 치열하고 공급량도 많아 공급 과잉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기에 D램보다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낸드를 중심으로 추가 감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낸드 업황 둔화 여파로 낸드 시장 2위인 일본 키옥시아는 이와테현 공장 부지에 짓는 신설 공장 가동 개시 시기를 2024년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키옥시아는 애초 연내 신설 공장의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반도체 불황을 고려해 시황을 지켜보면서 가동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키옥시아는 협력 관계를 맺어온 낸드 시장 4위 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합병을 논의하며 반도체 혹한기 생존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연합뉴스
IT 수요위축 직격탄 낸드업계, '낸드 단수쌓기' 기술력 승부수…감산 노력도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의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적층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셀(cell)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적층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IT 수요 위축의 직격탄을 맞아 낸드 재고가 눈덩이처럼 쌓인 와중에 업계는 일제히 낸드 감산과 함께 기술력으로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를 찾고 있다.
◇ SK하이닉스, 300단 이상 개발 경과 업계 첫 공개
SK하이닉스는 '321단 4D 낸드' 샘플을 공개하며 반도체 업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공식화했다.
업계의 낸드 단수 쌓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처음으로 300단 이상 낸드 개발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하며 '선공'에 나선 셈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3'에서 SK하이닉스는 321단 1테라비트(Tb)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 개발 경과를 발표하고 개발 단계 샘플을 선보였다.
작년 8월 같은 행사에서 SK하이닉스가 당시 업계 최고층인 238단 낸드 4D 신제품을 공개한 지 1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의 완성도를 높여 2025년 상반기부터 양산하겠다고 선언했다.
낸드는 단수가 높을수록 같은 면적에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이에 적층 기술은 수율(양품 비율)과 함께 기술 경쟁력의 대표적인 척도로 통한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급성장 등에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가파르게 늘면서 낸드 적층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주요 업체들은 그동안 기술 장벽의 한계로 여겨진 200단 이상 낸드 기술을 잇달아 공개하며 적층 경쟁을 펼쳤다.
SK하이닉스가 238단 낸드 출하를 시작했으며, 마이크론이 232단, 삼성전자가 236단 수준 낸드 양산에 각각 들어갔다.
그뿐 아니라 후발주자인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도 232단 낸드 개발에 뛰어들었다.
◇ 삼성전자 "2030년까지 1천단 쌓는다"
세계 낸드 1위 삼성전자는 2021년 하반기에 176단 7세대 낸드 양산에 들어간 데 이어 작년 11월 8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8세대 V낸드를 앞세워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의 고용량화를 주도하고, 높은 신뢰성이 필요한 전장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단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8세대 V낸드를 236단 수준으로 추정했다.
200단 이상 낸드를 만들 기술력은 갖췄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해왔다.
또 삼성전자는 8세대 V낸드에 이어 2024년에는 9세대 V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작년 10월 '테크 데이' 행사에서 밝혔다.
아울러 2030년까지 데이터 저장장치인 셀을 1천단까지 쌓는 V낸드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도 같은 행사에서 소개했다.
1천단은 176단인 7세대 V낸드와 비교하면 5배 이상 저장 가능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도 이번 '플래시 메모리 서밋' 행사에서 8세대 V낸드 기반 데이터센터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등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PCIe 5.0 데이터센터용 SSD 'PM9D3a'는 연속 읽기 성능을 이전 세대 제품보다 최대 2.3배, 임의 쓰기 성능을 2배 이상 각각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PM9D3a 7.68테라바이트(TB), 15.36TB 제품을 2.5인치 규격으로 연내 양산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3.84TB 이하부터 최대 30.72TB 제품까지 다양한 폼팩터와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 공급 과잉으로 취약한 낸드…감산·기술력으로 '돌파구' 마련
이처럼 반도체 업계에서 낸드 단수 쌓기를 필두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진 배경에는 낸드 불황도 있다.
불황을 극복할 돌파구는 결국 기술력이라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방 수요 부진에 반도체 업황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특히 낸드는 업계의 실적 악화 주범으로 꼽힌다.
스마트폰과 PC 등 낸드가 탑재되는 IT 제품 수요 둔화로 낸드 가격이 내려가면서 낸드 업체 매출도 급감했다.
D램의 경우 AI 열풍을 타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증가하지만, 낸드는 상대적으로 수요 회복을 이끌 동력이 약한 편이다.
낸드는 디지털 기기용 보조기억장치인 SSD, USB, SD카드 등에 쓰인다.
AI 수혜 제품은 AI 서버에 탑재되는 대용량 저장장치인 엔터프라이즈 SSD 정도다.
스마트폰, PC 등의 수요 위축 장기화에 따른 타격을 낸드가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업체가 과점하는 D램 시장과 달리 낸드 시장에는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YMTC 등 여러 업체가 경쟁한다.
따라서 경쟁이 더욱 치열하고 공급량도 많아 공급 과잉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기에 D램보다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낸드를 중심으로 추가 감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낸드 업황 둔화 여파로 낸드 시장 2위인 일본 키옥시아는 이와테현 공장 부지에 짓는 신설 공장 가동 개시 시기를 2024년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키옥시아는 애초 연내 신설 공장의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반도체 불황을 고려해 시황을 지켜보면서 가동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키옥시아는 협력 관계를 맺어온 낸드 시장 4위 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합병을 논의하며 반도체 혹한기 생존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