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저 미안한 마음뿐" 잼버리 철수에 안타까운 부안군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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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시원한 공짜 수박 건네고 물파스 발라주며 대원들 맞이해
"서운하고 아쉽다.
좋은 기억만 가져가길…" "멀리서 온 애들한테 무슨 돈을 받아요.
수박이 얼마냐고 물어보길래 그냥 시원한 거 한 통 잘라서 주고 그랬죠."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리는 전북 부안군 야영지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철수한 8일, 부안군 부안읍 시장에서 만난 허순덕(65)씨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잼버리 조기 철수 소식은 부안 군민들에겐 안타깝고 마음 아픈 일이었다.
참가자들에게는 미안함이 가득하다.
허 씨는 이곳에서 아들과 함께 과일가게를 운영 중이다.
날마다 가게 앞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이 지나다녔다.
허 씨는 복숭아나 사과 한 개, 수박 한 통이 얼마냐고 대원들이 물어볼 때마다 그냥 먹으라며 손에 들려 보냈다.
과일을 받아 든 대원들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며 밝게 인사하거나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배지 등을 건네며 그의 정겨운 마음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허 씨는 "손자, 손녀 같은 얘들이라서 무엇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오랜만에 시장이 북적북적해서 좋았는데 다 가버린다는 뉴스를 보고 너무 서운했다"고 아쉬워했다.
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세계잼버리가 열리는 기간 내내 잼버리 대회장에서 차로 20여분 거리 떨어진 부안시장까지 셔틀버스가 다녔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늦은 시간까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시장을 돌아다니며 옷을 구매하거나 음식을 사 먹었다.
음악에 맞춰 스스럼 없이 춤을 추기도 했다.
그런 대원들을 시장 상인들은 하나같이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했다.
부안군,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인상만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한 상인은 벌레가 가득 물린 참가자의 다리를 보고는 안쓰러운 마음에 물파스를 발라주기도 했다고 한다.
대원들이 철수한 줄 모르고 이날 할머니 2명이 부안버스터미널 사거리에서 생수 2박스를 준비해 참가자들을 기다리기도 했다고 한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배서현(51)씨는 "일본 스카우트 대원들이 와서 비빔밥을 시켰는데 반찬으로 나온 고추까지 넣어 비비려고 하기에 먹는 방법을 가르쳐줬다"며 "입맛에 안 맞는지 밥을 남긴 얘들한테는 반값만 받았다.
시원하게 먹으라고 아이스크림이나 커피를 무료로 나눠준 집도 있었다.
아마 이곳에서 장사하는 사람들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고 전해줬다.
잼버리 대원들로 잠깐 활기를 띠었던 시장은 다시 한산한 곳으로 변했다.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조형래(73) 씨는 "태풍이 모레부터 온다는데 내일 철수하면 안 됐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며 "골목을 가득 메우던 애들이 갑자기 안 보이니까 서운하다"고 허전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조 씨 역시 세계잼버리 기간 내내 가게를 찾은 참가자들에게 사과나 수박을 나눠주며 그들을 반겼었다.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도 "'안녕'하면 그 친구들이 '안녕하세요' 하면서 웃었다"면서 "전북에 좀 남아있다는데 그 친구들만이라도 다시 재방문했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대원이 사 갔다는 주황색 반소매를 보여주기도 했다.
상인들은 참가자들이 정말로 철수했는지, 짐을 쌀 때는 어떤 표정이었는지를 기자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한 부안 군민은 "잼버리 대회가 부안에서 열리다 보니 부안군민들도 대회 파행에 책임이 있다는 인터넷 댓글을 볼 때마다 속상하다"며 "군민들은 정말 이 대회가 잘 개최돼 대원들이 재미있게 즐기고 갔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며 속상해했다.
야채가게에서 만난 최창순(72)씨도 "일주일 동안 뙤약볕에서 고생만 하고 떠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고, 한국에 다시는 안 온다고 할까 봐 걱정되기도 한다"며 "부디 좋은 기억만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연합뉴스
"서운하고 아쉽다.
좋은 기억만 가져가길…" "멀리서 온 애들한테 무슨 돈을 받아요.
수박이 얼마냐고 물어보길래 그냥 시원한 거 한 통 잘라서 주고 그랬죠."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리는 전북 부안군 야영지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철수한 8일, 부안군 부안읍 시장에서 만난 허순덕(65)씨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잼버리 조기 철수 소식은 부안 군민들에겐 안타깝고 마음 아픈 일이었다.
참가자들에게는 미안함이 가득하다.
허 씨는 이곳에서 아들과 함께 과일가게를 운영 중이다.
날마다 가게 앞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이 지나다녔다.
허 씨는 복숭아나 사과 한 개, 수박 한 통이 얼마냐고 대원들이 물어볼 때마다 그냥 먹으라며 손에 들려 보냈다.
과일을 받아 든 대원들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며 밝게 인사하거나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배지 등을 건네며 그의 정겨운 마음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허 씨는 "손자, 손녀 같은 얘들이라서 무엇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오랜만에 시장이 북적북적해서 좋았는데 다 가버린다는 뉴스를 보고 너무 서운했다"고 아쉬워했다.
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세계잼버리가 열리는 기간 내내 잼버리 대회장에서 차로 20여분 거리 떨어진 부안시장까지 셔틀버스가 다녔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늦은 시간까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시장을 돌아다니며 옷을 구매하거나 음식을 사 먹었다.
음악에 맞춰 스스럼 없이 춤을 추기도 했다.
그런 대원들을 시장 상인들은 하나같이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했다.
부안군,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인상만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한 상인은 벌레가 가득 물린 참가자의 다리를 보고는 안쓰러운 마음에 물파스를 발라주기도 했다고 한다.
대원들이 철수한 줄 모르고 이날 할머니 2명이 부안버스터미널 사거리에서 생수 2박스를 준비해 참가자들을 기다리기도 했다고 한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배서현(51)씨는 "일본 스카우트 대원들이 와서 비빔밥을 시켰는데 반찬으로 나온 고추까지 넣어 비비려고 하기에 먹는 방법을 가르쳐줬다"며 "입맛에 안 맞는지 밥을 남긴 얘들한테는 반값만 받았다.
시원하게 먹으라고 아이스크림이나 커피를 무료로 나눠준 집도 있었다.
아마 이곳에서 장사하는 사람들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고 전해줬다.
잼버리 대원들로 잠깐 활기를 띠었던 시장은 다시 한산한 곳으로 변했다.
과일가게를 운영 중인 조형래(73) 씨는 "태풍이 모레부터 온다는데 내일 철수하면 안 됐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며 "골목을 가득 메우던 애들이 갑자기 안 보이니까 서운하다"고 허전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조 씨 역시 세계잼버리 기간 내내 가게를 찾은 참가자들에게 사과나 수박을 나눠주며 그들을 반겼었다.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도 "'안녕'하면 그 친구들이 '안녕하세요' 하면서 웃었다"면서 "전북에 좀 남아있다는데 그 친구들만이라도 다시 재방문했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대원이 사 갔다는 주황색 반소매를 보여주기도 했다.
상인들은 참가자들이 정말로 철수했는지, 짐을 쌀 때는 어떤 표정이었는지를 기자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한 부안 군민은 "잼버리 대회가 부안에서 열리다 보니 부안군민들도 대회 파행에 책임이 있다는 인터넷 댓글을 볼 때마다 속상하다"며 "군민들은 정말 이 대회가 잘 개최돼 대원들이 재미있게 즐기고 갔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며 속상해했다.
야채가게에서 만난 최창순(72)씨도 "일주일 동안 뙤약볕에서 고생만 하고 떠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고, 한국에 다시는 안 온다고 할까 봐 걱정되기도 한다"며 "부디 좋은 기억만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