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연맹, 삼성전자 육상단에 "소속팀 경보 코치도 함께 해달라" 요청
삼성전자 육상단 "김현섭 코치 파견 공문 최근에 받아…절차상 어려워"
최병광, 자격 얻고도 세계육상선수권 못 가…연맹·소속팀 이견
'한국 경보 간판' 최병광(32·삼성전자)이 2023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갖추고도 대한육상연맹과 삼성전자 육상단의 이견 때문에 6회 연속 세계육상선수권 출전이 불발됐다.

대한육상연맹과 삼성전자는 8일 "최병광이 2023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최병광의 출전 불발에 관한 연맹과 소속팀의 설명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대한육상연맹은 "연맹 내에 국가대표 경보 지도자가 있지만, 경보의 특성상 최병광과 훈련을 함께한 김현섭 코치가 세계선수권에도 함께 출전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려서 최병광의 소속팀에 '선수 컨디션 관리와 경기력 극대화 차원에서 현재 소속 지도자 파견 요청 공문'을 보냈다"며 "하지만 소속팀에서 코치 파견에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경보는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조금 더 주력하는 게 좋다는 연맹의 내부 판단도 있었다.

삼성전자 육상단도 이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육상단은 "우리 소속팀 코치가 세계선수권에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을 최근에야 들었다.

여러 절차상 김현섭 코치를 세계육상선수권에 파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맹이 '선수만 세계선수권에 내보낼 수는 없다.

코치가 함께 가야 한다'고 알려와 결국 최병광 선수의 세계선수권 출전이 불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연맹과 소속팀이 굳이 언급하지 않았지만, 국가대표 소속이 아닌 김현섭 코치의 '국제대회 출전을 위한 경비'를 어느 쪽에서 지불해야 하는가에 관해서도 양쪽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광, 자격 얻고도 세계육상선수권 못 가…연맹·소속팀 이견
연맹과 소속팀의 입장이 달라 선수만 애꿎게 피해를 봤다.

최병광은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남자 경보 20㎞ 기준 기록(1시간20분10초)을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랭킹 포인트로 출전 자격을 얻었다.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남자 경보 20㎞에는 총 50명이 출전하고, 최병광은 랭킹 포인트 34위로 꽤 넉넉하게 '기준선'을 통과했다.

최병광은 2013년 모스크바(38위), 2015년 베이징(45위), 2017년 런던(31위), 2019년 도하(21위), 2022년 유진(34위) 등 5회 연속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부다페스트에서 6회 연속 세계선수권 출전도 노렸다.

한국 선수의 세계육상선수권 최다 연속 출전 기록은 김현섭 코치가 보유하고 있다.

김현섭 코치는 2007년 오사카(20위), 2009년 베를린(31위), 2011년 대구(3위), 2013년 모스크바(9위), 2015년 베이징(10위), 2017년 런던(26위), 2019년 도하(37위) 등 한국 육상 사상 최다인 '7회 연속 세계선수권 출전'의 기록을 썼다.

최병광은 "6회 연속 세계선수권 진출에 크게 얽매이진 않았다.

다만 이번에 김현섭 코치와 '새로운 방식'의 훈련을 이어가며 부다페스트에서는 예전 세계선수권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도전할 기회를 놓쳐서 아쉽다"고 했다.

이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못하는 게 너무나 아쉽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자 더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