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러 감산 방침에 에너지가격 상승…디젤유 도매가격 36%↑

다시 들썩이는 유가에 물가도 상승압력…美 연준에 부담되나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불렀던 유가가 다시 들썩이면서 한동안 안정됐던 미국 경제에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올해 들어 하향 안정세가 계속됐던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급등한 유가는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억 배럴에 달하는 정부 전략비축유(SPR)를 시장에 방출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또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라 일부 산업의 에너지 수요가 감소한 것도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발적 감산을 연장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러시아도 원유 공급량을 감축하기로 하자 에너지 가격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3개월간 디젤유 도매가격은 36% 올랐고, 항공기에 사용되는 제트오일 가격은 40%나 급등했다.

휘발유 가격도 19% 상승했다.

주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에서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PEC 가격지수는 에너지와 식료품이 제외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에너지 가격 상승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연준이 2%대 물가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스티펠의 최고자산전략가인 배리 배니스터는 "에너지와 식료품은 근원 인플레이션 산정에서 제외되면서도 근원 인플레이션을 결정하는 가장 주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연 5.25∼5.50%로 올린 연준에 대해 시장은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긴축정책 연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