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 보수 계획 조건부 가결…안전사고 예방 목적
자전거·바이크 통행금지 검토되나…"중장기적으로 우회 다리 신설해야"
조선시대 주요 길목에 놓인 돌다리…보물 '살곶이 다리' 보수한다
조선시대 한양(지금의 서울)과 동남 지역을 잇던 주요한 길목이었던 보물 '서울 살곶이 다리'를 보수한다.

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는 최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살곶이 다리 보수를 위한 계획 안건을 심의해 조건부 가결했다.

서울 살곶이 다리는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다리 중 가장 규모가 큰 다리다.

청계천이 한강으로 흘러드는 일대 개울에 놓인 이 다리는 1420년 5월에 처음 만들어졌으나 완성되지 못한 채로 있었다.

이후 성종(재위 1469∼1494) 대인 1483년 완성했다.

마치 평평한 평지를 걷는 것 같다는 뜻에서 '제반교'(濟盤橋)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1920년대 서울에 내린 집중호우로 다리 일부가 떠내려가면서 1972년 보수·복원했으나 다리 오른쪽 부분에 콘크리트를 이어 붙여 원래 모습을 다소 잃었다.

조선시대 주요 길목에 놓인 돌다리…보물 '살곶이 다리' 보수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 살곶이 다리 곳곳에 틈이 벌어지거나 안전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리 상판석 사이에 구멍이나 틈이 있는 부분은 과거 시멘트를 써 복원했으나, 복원한 부위가 일부 훼손되거나 떨어져 나가면서 어린아이의 발이 끼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해 현지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지금도 많은 사람이 통행하고 있으나 난간이 없어 추락 위험이 큰 상태"라며 추락 방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올해 7월 이뤄진 조사에서는 통행 허용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현재 자전거, 바이크, 도보자 등 통행량이 많은 상황으로 문화유산 원형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우회 다리를 설치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문화재청은 "얇은 판석(廳板石·청판석) 사이에 틈이 있는 것은 원래 모습으로 판단되므로 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수리를 위한 재료 중 하나인) 강회 등으로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조선시대 주요 길목에 놓인 돌다리…보물 '살곶이 다리' 보수한다
이어 "살곶이 다리 보존을 위해 안내판과 길말뚝 등을 설치해 자전거 및 바이크의 통행을 금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지자체 및 관계부서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수리기술위원회는 "틈이 많이 벌어진 청판석 사이는 메꿔 안전사고를 예방하라"고 주문했다.

위원회는 향후 다리 이용과 관련해서는 "원래 모습이 남아있는 서울 살곶이 다리 보존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우회용 다리를 신설하도록 하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보수 공사를 준비하면서 우회로 관련 논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위원회 의결 사항에 따라 도면을 보완한 뒤 설계 승인 절차를 거쳐 보수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