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온열환자 속출···尹, 휴가 중 69억 지원 지시 [사진으로 본 한주]

최악 폭염 '잼버리'···군의관·공병대 투입

총158개국 4만30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폭염 피해 등으로 2만9000여 명에 그친 전북 새만금 야영지 모습/이솔 기자
총158개국 4만30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폭염 피해 등으로 2만9000여 명에 그친 전북 새만금 야영지 모습/이솔 기자
1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지에서 개막한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연일 지속되는 폭염으로 참가자가 무더기로 탈진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 대책이 부실했다는 지적속에 이번 행사에 단일국가중 가장 많은 약4500명을 파견한 영국이 대원들을 새만금 캠프에서 호텔로 임시 철수 시킨다고 영국 BBC는 보도했다. 다만 영국 스카우트 측은 당초 계획대로 오는 13일 출국할 예정이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1일 텐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이솔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1일 텐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이솔 기자
정부는 군병력인 공병대와 군의관을 투입하는 등 안전관리를 위해 비상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새만금 잼버리 대회와 관련해 "스카우트 학생들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 "학생들에게 공급되는 식사의 질과 양을 즉시 개선하고 정부 모든 부처가 총력을 다해 즉각 해결해 줄 것"을 지시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국무총리 주재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 지원을 위한 예비비 69억원 지출안을 재가했다.
2일 전북 무안군 새만금 야영지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 많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석해 있다./김범준 기자
2일 전북 무안군 새만금 야영지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 많은 스카우트 대원들이 참석해 있다./김범준 기자
한편, 온열환자는 지난 2일 개영식에서 집중 발생했다. 당시 부안 일대에는 폭염 경보가 발효됐지만 4만 명이 넘는 인파가 한자리에 몰린 가운데 3시간 가까이 축하공연이 열렸다.

"실내체육관 대피"···폭염 대응 중대본 2단계 첫 발령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1일 수돗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세계스카우트연맹 제공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1일 수돗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세계스카우트연맹 제공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세계잼버리대회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3대 지구촌 축제로 꼽히는 세계잼버리대회가 폭염에 일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이달 13일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에 달하는 무더위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폭염 장기화가 우려되는 만큼 경찰과 소방은 한때 '갑호 비상'과 '대응2단계'를 발령한 뒤 현재 갑호비상을 유지하고 있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1일 양산으로 더위를 피하며 걸어가고 있다./세계스카우트연맹 제공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1일 양산으로 더위를 피하며 걸어가고 있다./세계스카우트연맹 제공
현재까지 세계 잼버리대회 참가자 중 100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2일 하루에만 온열질환, 벌레 물림 등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992명으로 집계됐다.
3일 전북 무안군 새만금 야영지 일대에서 소방관들이 급수 지원을 하고 있다./전북소방본부 제공
3일 전북 무안군 새만금 야영지 일대에서 소방관들이 급수 지원을 하고 있다./전북소방본부 제공
3일 전북 무안군 새만금 야영지 일대에 환자 이송에 대비해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전북소방본부 제공
3일 전북 무안군 새만금 야영지 일대에 환자 이송에 대비해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전북소방본부 제공
세계잼버리대회 조직위 측은 30명의 의사, 60명의 간호사 인력을 추가 확보하고 기존 70개였던 병상을 최대 220개까지 늘릴예정이다. 또한 바깥 활동이 불가능한 수준일 경우 5만 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체육관 등으로 대피시킨다는 계획도 내놨다.

행안부는 폭염특보 확대에 따라 가동된 중앙재난대책본부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폭염 대응을 위해 중대본 2단계가 가동된 건 사상 처음이다.

세계에 'K-컬처' 알리고···"경제효과 6000억" 전망했지만...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독일 대표단이 지난 31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해 입장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순천시 제공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독일 대표단이 지난 31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해 입장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순천시 제공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마케도니아 대표단이 지난 31일 전북 임실군 치즈마을을 방문하고 있다./임실군청 제공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마케도니아 대표단이 지난 31일 전북 임실군 치즈마을을 방문하고 있다./임실군청 제공
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에서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적인 야영대회다. 1920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시작한 세계 잼버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지구촌 축제로 꼽힌다.

한국이 세계 잼버리를 연 것은 1991년 강원 고성에서 열린 제17회 대회 이어 두번째다. 지금까지 세계 잼버리를 두 번 이상 개회한 나라는 영국과 미국, 일본 등 5개국밖에 없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대원들이 4일 전북 부안군 영상 테마파크에서 붓글씨를 쓰고 있다./전북도청 제공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대원들이 4일 전북 부안군 영상 테마파크에서 붓글씨를 쓰고 있다./전북도청 제공
이번 대회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첫 국제 행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달랐다. 전북연구원은 세계 잼버리 개최 기간에만 406억원의 부가가치, 간접적인 생산유발효과는 6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등 경제효과에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마케도니아 대표단이 지난 31일 전북 임실군 치즈마을을 찾아 윷놀이를 체험하고 있다./임실군청 제공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마케도니아 대표단이 지난 31일 전북 임실군 치즈마을을 찾아 윷놀이를 체험하고 있다./임실군청 제공
한편, 온열질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4일 브리핑에서 "폭염에 대비해 냉수를 탑재한 냉장냉동차 10대를 보급할 예정이고, 냉동 생수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조직위 관계자는 "현재 173개 영내 활동 중 실내에서 진행되는 신재생에너지 체험 프로그램, 메타버스 체험관, 뮤트 댄스 등 3개를 제외한 170개 프로그램을 일시적으로 운영 중단했다"며 "참가자들이 쿨링버스나 덩굴터널에서 친교 활동을 하도록 하고, 햇볕 노출이 적은 영외 활동과 지역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일정을 조율했다"고 말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1일 영지에 도착하고 있다./세계스카우트연맹 제공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1일 영지에 도착하고 있다./세계스카우트연맹 제공
한편 이런 추가 조치에도 조직위의 운영 미숙을 꼬집으며 이탈하는 참가자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