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실화냐"…극한 '생존체험' 새만금 세계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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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와 자연환경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유치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온열질환자 속출 등 역대급 폭염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특히 대회를 총괄하는 조직위원회의 미숙한 운영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일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3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개영식에서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8명은 온열질환자로 파악됐다. 개영식이 늦은 오후에 열렸음에도 한낮 뜨거운 햇볕에 지친 참가자들이 공연 도중 무더기로 어지럼증을 호소한 것이다.
일부 참가자는 (사람들이 쓰러지자) 울면서 집에 전화를 걸거나 외부 병원으로 이송된 스카우트 대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잼버리가 열리는 야영장은 새만금 매립 당시부터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곳이어서 물 빠짐이 용이하지 않은 데다, 숲이나 나무 등 그늘을 만드는 구조물도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바닷가와 인접해 있지만, 한낮 동안 데워진 열기로 밤에도 열대야가 나타나는 일이 잦아 야영 활동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더구나 지난달 쏟아진 기록적인 장맛비로 생긴 물구덩이가 한낮 더위에 데워져 야영장은 흡사 한증막을 떠올리게 한다는 경험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쏟아졌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 창궐한 모기떼 등 각종 벌레에게 물려 병원을 찾는 대원들도 속속 집계되고 있어 대회 내내 해충 피해 또한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견된 사고에도 조직위의 준비 상황은 안일하기 짝이 없었다.
4만3천여명의 참가 인원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50개 병상으로 대회를 시작했고, 그나마 내놓은 폭염 대책도 덩굴 터널과 수도 시설에 불과했다. 이미 온열질환자 수가 병상수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여서 몇몇 환자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장실과 샤워실, 탈의실 수도 모자란 데다, 일부 시설은 천으로만 살짝 가려놓은 수준이어서 대원들이 이용을 꺼린다는 참가자 학부모의 목소리도 있다.
행사장 내 편의점에서는 폭염을 틈타 시중보다 비싼 가격에 얼음을 판매한다는 목소리도 있고, 대원들에게 지급된 달걀 등 식재료는 무더위에 상하거나 곰팡이가 피어 먹을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총체적 난국에도 조직위는 "큰 문제없다"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어 현장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역 노동·환경단체는 참가자 안전을 위협하는 대회 일정을 축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날 성명에서 "여러 단체와 전문가가 새만금 야영장에서 중대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일찍이 경고했다"며 "더 큰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대회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전북녹색연합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폭염은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4만3천여명의 청소년과 자원봉사자, 대회 관계자의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대회 강행은 너무나도 무모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특히 대회를 총괄하는 조직위원회의 미숙한 운영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일정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3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개영식에서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8명은 온열질환자로 파악됐다. 개영식이 늦은 오후에 열렸음에도 한낮 뜨거운 햇볕에 지친 참가자들이 공연 도중 무더기로 어지럼증을 호소한 것이다.
일부 참가자는 (사람들이 쓰러지자) 울면서 집에 전화를 걸거나 외부 병원으로 이송된 스카우트 대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잼버리가 열리는 야영장은 새만금 매립 당시부터 농어촌 용지로 지정된 곳이어서 물 빠짐이 용이하지 않은 데다, 숲이나 나무 등 그늘을 만드는 구조물도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바닷가와 인접해 있지만, 한낮 동안 데워진 열기로 밤에도 열대야가 나타나는 일이 잦아 야영 활동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더구나 지난달 쏟아진 기록적인 장맛비로 생긴 물구덩이가 한낮 더위에 데워져 야영장은 흡사 한증막을 떠올리게 한다는 경험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쏟아졌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 창궐한 모기떼 등 각종 벌레에게 물려 병원을 찾는 대원들도 속속 집계되고 있어 대회 내내 해충 피해 또한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견된 사고에도 조직위의 준비 상황은 안일하기 짝이 없었다.
4만3천여명의 참가 인원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50개 병상으로 대회를 시작했고, 그나마 내놓은 폭염 대책도 덩굴 터널과 수도 시설에 불과했다. 이미 온열질환자 수가 병상수를 훌쩍 뛰어넘은 상태여서 몇몇 환자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장실과 샤워실, 탈의실 수도 모자란 데다, 일부 시설은 천으로만 살짝 가려놓은 수준이어서 대원들이 이용을 꺼린다는 참가자 학부모의 목소리도 있다.
행사장 내 편의점에서는 폭염을 틈타 시중보다 비싼 가격에 얼음을 판매한다는 목소리도 있고, 대원들에게 지급된 달걀 등 식재료는 무더위에 상하거나 곰팡이가 피어 먹을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총체적 난국에도 조직위는 "큰 문제없다"라는 말만 거듭하고 있어 현장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역 노동·환경단체는 참가자 안전을 위협하는 대회 일정을 축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날 성명에서 "여러 단체와 전문가가 새만금 야영장에서 중대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일찍이 경고했다"며 "더 큰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대회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전북녹색연합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폭염은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4만3천여명의 청소년과 자원봉사자, 대회 관계자의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대회 강행은 너무나도 무모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