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 더위'에 폭염 사망자 작년 3배, 가축 폐사도 이어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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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들어 벌써 23명 숨져…소양호, 1973년 조성 이후 첫 녹조
충남에서는 가축 2천530마리 폐사·전북 야영장서 400명 온열질환
논밭일 중단, 무더위 쉼터 확충, 살수차 동원 등 지자체 특별대책 연일 숨쉬기조차 힘든 한증막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올해 폭염 추정 사망자는 벌써 23명으로 작년 3배를 넘겼고, 한강 최상류인 소양호에서는 1973년 댐 조성 이후 처음으로 녹조까지 발생했다.
온열질환에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는 폭염 위기 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고, 지자체와 공공기관에는 폭염 피해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 사망자 작년 3배로 급증…전북 야영장서 400명 온열질환
2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올해 폭염 대책 기간인 5월 2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전날 경북 영천과 전북 정읍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추정 사망을 합치면 올해 들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3명으로 늘어난다.
전날 오전 11시 31분께 경북 영천시 화산면의 밭에서 농사일하던 70대 여성이 쓰러져 사망했고, 같은 날 오후 4시 20분께 전북 정읍시 이평면의 논에서 일을 하던 80대가 열이 크게 올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23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명에 비하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 4명, 경남 4명, 전북 2명, 충남 2명, 울산 1명 순이다.
전국 곳곳에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전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인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는 온열질환자가 400명이 나왔다.
잼버리 조직위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냉방 기능을 강화하고, 셔틀버스 운행 간격을 줄여 대기 시간을 단축했다.
또 잼버리 병원과 클리닉 등 야영지 내 병상을 50여개에서 150개로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 가축 폐사 잇따르고, 소양강댐 사상 첫 녹조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원인 한강의 최상류에 있는 강원 인제군 소양호에서는 1973년 소양강댐이 건설된 이후 처음으로 녹조가 발생했다.
인제대교에서부터 시작한 녹조는 38대교까지 4㎞ 넘게 퍼졌고 아래로 10㎞ 넘게 떨어진 양구대교 인근까지 뻗친 상황이다.
평소 25도 내외를 유지하던 이곳 수온은 최근 33도까지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자원공사 관계자 10여명은 30도를 훌쩍 뛰어넘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호수에 들어가 긴 띠를 이용해 녹조를 뭍으로 긁어모으는 등 녹조 제거 작업에 비지땀을 쏟았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가축이 폐사하며 농가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전남도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10개 시군 25개 축산농가에서 가축 1만656마리가 폐사했다고 밝혔다.
닭을 키우는 9개 농가에서 1만400마리가 죽었고, 오리 농가 2곳에서 160마리가 숨졌다.
나주와 해남, 영암 등 돼지 농가 14곳에서는 94마리가 폐사했다.
충남도에서도 지난달 말 기준 돼지 800마리 폐사했고, 산란계·육계·토종닭 등 닭도 1천730마리가 죽었다.
◇ 무더위 쉼터 확충, 도로에 살수, 쪽방 특별 관리 나서
정부는 폭염이 이어지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전날부터 가동하고 있다.
폭염 위기 경보 수준도 4년 만에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온열질환자 상황관리와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폭염 취약한 계층을 위해 경로당, 복지관, 주민센터, 야외쉼터 등 무더위쉼터 4천200곳을 지정해 운영한다.
쪽방 주거지에는 10개 조 20명으로 구성된 특별대책반이 하루 2회 순찰하도록 하고 쪽방에는 간호사가 하루 1회 이상 방문간호를 하도록 했다.
서울역 등 주요 노숙인 밀집 지역에서는 혹서기 응급구호반 51개 조 120명이 하루 4회 순찰·상담을 하며 건강 상태를 확인하도록 했다.
서울시 발주 73개 공사 현장에 휴게소 288개소·냉방기 301개를 설치하고, 쿨토시·아이스팩 등 냉방 물품 102개를 비치했다.
민간 살수차 52대를 추가 투입해 하루 2∼3회씩 약 6천㎞ 도로에 살수 작업을 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무더운 시간 논밭 등에서 작업하는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드론 관리단'을 동원했다.
드론으로 작업자들이 포착되면 작업 자제를 권장하고 해안가 산책로와 낚시터 등에서도 폭염 예방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 주요 해수욕장에는 열기를 식혀주는 '쿨링포그'를 가동하며 피서객 안전을 챙기고 있다.
전북도는 생활지원사와 노인돌보미, 사회복지사 등 재난 도우미 5만5천여명이 취약계층의 건강 상태와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춘천시는 폭염특보 발령 시 시청사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개방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단축수업 등 학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관련 정보를 학생·학부모에게 신속하게 안내하기로 했다.
경기 포천시는 폭염에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위해 차상위 계층 750가구와 저소득 한부모 가정 150가구 등 900가구에 냉방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코레일은 높은 온도에 선로가 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시설유지보수 장비를 이용해 야간에 하루 30여곳씩 특별점검에 나선다.
(손형주, 계승현, 김소연, 이준영, 김경태, 전창해, 장지현, 김선형, 최은지, 우영식, 나보배, 이우성, 장아름, 이해용, 차근호 기자)
/연합뉴스
충남에서는 가축 2천530마리 폐사·전북 야영장서 400명 온열질환
논밭일 중단, 무더위 쉼터 확충, 살수차 동원 등 지자체 특별대책 연일 숨쉬기조차 힘든 한증막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올해 폭염 추정 사망자는 벌써 23명으로 작년 3배를 넘겼고, 한강 최상류인 소양호에서는 1973년 댐 조성 이후 처음으로 녹조까지 발생했다.
온열질환에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는 폭염 위기 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고, 지자체와 공공기관에는 폭염 피해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 사망자 작년 3배로 급증…전북 야영장서 400명 온열질환
2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올해 폭염 대책 기간인 5월 2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전날 경북 영천과 전북 정읍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추정 사망을 합치면 올해 들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3명으로 늘어난다.
전날 오전 11시 31분께 경북 영천시 화산면의 밭에서 농사일하던 70대 여성이 쓰러져 사망했고, 같은 날 오후 4시 20분께 전북 정읍시 이평면의 논에서 일을 하던 80대가 열이 크게 올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23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명에 비하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 4명, 경남 4명, 전북 2명, 충남 2명, 울산 1명 순이다.
전국 곳곳에서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전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인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는 온열질환자가 400명이 나왔다.
잼버리 조직위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냉방 기능을 강화하고, 셔틀버스 운행 간격을 줄여 대기 시간을 단축했다.
또 잼버리 병원과 클리닉 등 야영지 내 병상을 50여개에서 150개로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 가축 폐사 잇따르고, 소양강댐 사상 첫 녹조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원인 한강의 최상류에 있는 강원 인제군 소양호에서는 1973년 소양강댐이 건설된 이후 처음으로 녹조가 발생했다.
인제대교에서부터 시작한 녹조는 38대교까지 4㎞ 넘게 퍼졌고 아래로 10㎞ 넘게 떨어진 양구대교 인근까지 뻗친 상황이다.
평소 25도 내외를 유지하던 이곳 수온은 최근 33도까지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자원공사 관계자 10여명은 30도를 훌쩍 뛰어넘는 더위에도 불구하고 호수에 들어가 긴 띠를 이용해 녹조를 뭍으로 긁어모으는 등 녹조 제거 작업에 비지땀을 쏟았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가축이 폐사하며 농가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전남도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10개 시군 25개 축산농가에서 가축 1만656마리가 폐사했다고 밝혔다.
닭을 키우는 9개 농가에서 1만400마리가 죽었고, 오리 농가 2곳에서 160마리가 숨졌다.
나주와 해남, 영암 등 돼지 농가 14곳에서는 94마리가 폐사했다.
충남도에서도 지난달 말 기준 돼지 800마리 폐사했고, 산란계·육계·토종닭 등 닭도 1천730마리가 죽었다.
◇ 무더위 쉼터 확충, 도로에 살수, 쪽방 특별 관리 나서
정부는 폭염이 이어지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전날부터 가동하고 있다.
폭염 위기 경보 수준도 4년 만에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온열질환자 상황관리와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폭염 취약한 계층을 위해 경로당, 복지관, 주민센터, 야외쉼터 등 무더위쉼터 4천200곳을 지정해 운영한다.
쪽방 주거지에는 10개 조 20명으로 구성된 특별대책반이 하루 2회 순찰하도록 하고 쪽방에는 간호사가 하루 1회 이상 방문간호를 하도록 했다.
서울역 등 주요 노숙인 밀집 지역에서는 혹서기 응급구호반 51개 조 120명이 하루 4회 순찰·상담을 하며 건강 상태를 확인하도록 했다.
서울시 발주 73개 공사 현장에 휴게소 288개소·냉방기 301개를 설치하고, 쿨토시·아이스팩 등 냉방 물품 102개를 비치했다.
민간 살수차 52대를 추가 투입해 하루 2∼3회씩 약 6천㎞ 도로에 살수 작업을 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무더운 시간 논밭 등에서 작업하는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드론 관리단'을 동원했다.
드론으로 작업자들이 포착되면 작업 자제를 권장하고 해안가 산책로와 낚시터 등에서도 폭염 예방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 주요 해수욕장에는 열기를 식혀주는 '쿨링포그'를 가동하며 피서객 안전을 챙기고 있다.
전북도는 생활지원사와 노인돌보미, 사회복지사 등 재난 도우미 5만5천여명이 취약계층의 건강 상태와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춘천시는 폭염특보 발령 시 시청사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개방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단축수업 등 학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관련 정보를 학생·학부모에게 신속하게 안내하기로 했다.
경기 포천시는 폭염에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위해 차상위 계층 750가구와 저소득 한부모 가정 150가구 등 900가구에 냉방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코레일은 높은 온도에 선로가 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시설유지보수 장비를 이용해 야간에 하루 30여곳씩 특별점검에 나선다.
(손형주, 계승현, 김소연, 이준영, 김경태, 전창해, 장지현, 김선형, 최은지, 우영식, 나보배, 이우성, 장아름, 이해용, 차근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