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반감기, 실질적 영향력 줄어…심리적 이벤트로 전환"
오는 2024년 4월로 예정된 반감기에 힙입어 비트코인(BTC)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반감기의 실질적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반감기는 순전히 기술적 이벤트이며 현재 시장에 형성된 '반감기=비트코인 가격 상승' 내러티브가 전반적인 거시경제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총 공급량이 2100만개로 한정된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는 반감기를 맞이한다.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은 반감기 이후 2012년 8450%, 2016년 290%, 2020년 560%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과거 사이클 대비 반감기의 실질적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연속적으로 이뤄진 반감에 의해 줄어드는 BTC의 절대량 역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20년 이뤄진 지난 3차 반감기의 경우 블록당 보상이 12.5 BTC에서 6.25 BTC로 감소했고, 이번에 다가올 4차 반감기는 6.25 BTC에서 3.125 BTC로 줄어든다. 실질적인 공급 감소량이 현재 유통 공급량과 비율적으로 비교했을 때 상당히 미미해진 것이다.

글로벌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반감기가 비트코인에 확실한 호재로 작용할 지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데이비드 두옹(David Duong) 코인베이스 기관 연구 책임자는 "이전 BTC 반감기가 시장에 어떻게 적용됐는지를 파악하려면 유동성, 금리, 달러 움직임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하지만 과거 반감기가 세번에 불과해 이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제한적이다. 거시적 요인으로 인해 정확한 패턴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돌비콩 고팍스 리서치 파트너는 "현재의 반감기는 그간의 상승 패턴 학습으로 인해 사실상 '실제적 이벤트'에서 '심리적(Sentiment) 이벤트'로 전환됐을 확률이 높다"면서 "따라서 초기 공급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었으나, 이제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라고 분석하기엔 어려운 시점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음 반감기 가격 상승은 이전 사이클 대비 한 템포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반감기를 앞둔 비트코인을 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곳곳에서 제시되고 있는 만큼, 반감기가 임박하기 이전에 먼저 매집하려고 하는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비트코인 가격에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예측 역시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짚었다. 돌비콩 파트너는 "지난 사이클의 가격 상승 원인은 반감기보다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금리 인하가 주요했다"면서 "만약 금리 인하 등 매크로 환경 역시 대중의 기대보다 빠르게 변화하게 된다면, '한 템포 빠른 반감기 사이클이 올 것'이라는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비트코인은 향후 몇 개월 내에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7일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핀볼드는 "비트코인의 3분기 실적은 항상 나빴다"면서 "특히 반감기 직전 연도 일정 시점에 비트코인 가격은 20% 이상 대폭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향후 몇 개월에 걸쳐 약세를 이어가며 2만5000달러까지 하락한 후 연말에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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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우 블루밍비트 기자 told_u_so@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