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김수현 전 靑실장·김현미 전 장관도…집값·고용 통계에 고의적 靑개입 정황 확인
대부분 "기억 안난다" 부인…홍장표·황덕순·前통계청장 2명도 수사요청 대상 포함 가능성
감사원, '文정부 통계왜곡 의혹' 장하성 등 수사 요청 방침
감사원이 전임 문재인 정부의 장하성·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을 통계 왜곡과 관련한 통계법 위반 등 혐의로 대거 검찰에 수사 요청할 방침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소득, 고용 등 주요 경제 통계를 일반에 공표하기 전 청와대가 부당하게 지시·개입한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31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 실태' 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은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등 주요 국가통계가 고의로 왜곡 발표됐다고 사실상 결론냈다.

감사원은 작년 말부터 장하성 등 전 청와대 정책실장 3명과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 김현미 전 장관, 황수경·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 정무직 인사들을 대면 조사했다.

감사원은 이들에게 통계기관이나 직원에게 부당하게 지시한 바가 있는지를 물었고, 이들은 조사에서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른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감사원은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검찰 수사 요청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전 청와대 정책실장 3명과 김 전 장관뿐 아니라 추후 황 전 수석, 홍 전 수석, 두 전직 통계청장도 수사 요청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감사원, '文정부 통계왜곡 의혹' 장하성 등 수사 요청 방침
감사원은 국토부와 통계청이 집값, 소득, 고용 통계를 공표하기 전 청와대에 발표 시기와 내용을 공유했으며, 청와대 관계자들이 특정 내용을 담거나 빼달라며 개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작성 중이거나 작성된 통계를 공표 전에 변경하거나 공표 예정 시기를 조정할 목적으로 통계 종사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통계법 위반이다.

감사원은 또 부동산 통계에서 지나치게 높거나 낮게 거래된 '아웃라이어'(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난 표본)를 걸러낼 때 국토부 공무원들이 자신들에게 부여된 권한을 넘어 개입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2020년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감정원 통계로 11% 정도 올랐다고 알고 있다"고 언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매주 발표되는 부동산 통계에 조금씩 장기에 걸쳐 왜곡을 가하다 보니 수년 뒤에는 국민들도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통계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통계 사전 보고 및 의논이 문재인 정부에서 수 년간 장기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졌으며, 단순 실수를 넘어 고의로 행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현재 조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