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대'에도…뉴질랜드 외교장관 "오커스 가입엔 영혼 팔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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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 "블링컨이 열어 놓은 가입 문, 마후타 장관이 '쾅' 닫아"
중국 눈치보기·노동당 지도부 분열 해석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뉴질랜드를 찾아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협정에 뉴질랜드가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뉴질랜드 외교장관이 가입하려면 "우리의 영혼을 팔아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뉴질랜드 정부 지도부가 분열을 드러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뉴질랜드 뉴스 허브 등에 따르면 나나이아 마후타 외교장관은 전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오커스 가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오커스는) 가입하려면 우리들의 영혼을 팔아야만 하는 클럽"이라고 말했다.
마후타 장관의 이 발언은 블링컨 장관이 뉴질랜드를 방문, "뉴질랜드가 오커스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이 열려 있다"고 밝힌 당일 바로 나왔다.
이를 놓고 현지 언론에서는 블링컨 장관이 열어 놓은 오커스 가입의 문을 마후타 장관이 '쾅'(slams) 닫아버렸다고 표현했다.
마후타 장관이 오커스 가입에 강한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을 두고 뉴질랜드가 미국과 맞서가면서까지 굳건히 세워 놓은 비핵화 정책이 무너질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뉴질랜드는 1951년 미국·호주와 상호방위조약인 태평양안전보장조약(ANZUS)을 맺었다.
하지만 1987년 핵 추진 또는 핵무장 함정의 뉴질랜드 영해 통과나 뉴질랜드 항 기항을 금지하는 비핵정책을 발표하고 미국 함정의 입항을 막아 ANZUS도 사실상 효력이 상실됐다.
당시 뉴질랜드는 핵무장함 입항 허용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뉴질랜드에 있다며 미군 함정이 핵무장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미국은 핵무기의 존재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내세우며 이를 거부해 갈등을 빚었다.
중국과의 무역 분쟁을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은 뉴질랜드 전체 수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오커스가 중국을 겨냥한 동맹 체제인 만큼 뉴질랜드가 오커스에 가입하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이웃 나라인 호주가 중국과 갈등을 빚으며 중국으로부터 보복성 수출 규제를 당하는 것을 지켜봤다.
웰링턴 빅토리아 대학교의 지정학 분석가 제프리 밀러는 "비핵 부문이라 할지라도 오커스에 가입하는 것은 중국엔 '레드 라인'이 될 것"이라며 "오커스 가입은 '루비콘강을 건너는 것'이며 뉴질랜드는 그 파장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노동당이 지지율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지도부의 분열상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는 전날 핵과 무관하고 첨단 기술을 공유하는 부문에는 오커스에 참여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총리의 이런 발언에도 외교부 장관이 나서서 오커스 가입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혀 총리와 따로 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힙킨스 총리가 협상 가능성을 말했지만, 하루 만에 외교부 장관이 오커스 가입을 배제하면서 뉴질랜드 지도부의 분열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중국 눈치보기·노동당 지도부 분열 해석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뉴질랜드를 찾아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협정에 뉴질랜드가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뉴질랜드 외교장관이 가입하려면 "우리의 영혼을 팔아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뉴질랜드 정부 지도부가 분열을 드러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뉴질랜드 뉴스 허브 등에 따르면 나나이아 마후타 외교장관은 전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오커스 가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오커스는) 가입하려면 우리들의 영혼을 팔아야만 하는 클럽"이라고 말했다.
마후타 장관의 이 발언은 블링컨 장관이 뉴질랜드를 방문, "뉴질랜드가 오커스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이 열려 있다"고 밝힌 당일 바로 나왔다.
이를 놓고 현지 언론에서는 블링컨 장관이 열어 놓은 오커스 가입의 문을 마후타 장관이 '쾅'(slams) 닫아버렸다고 표현했다.
마후타 장관이 오커스 가입에 강한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을 두고 뉴질랜드가 미국과 맞서가면서까지 굳건히 세워 놓은 비핵화 정책이 무너질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뉴질랜드는 1951년 미국·호주와 상호방위조약인 태평양안전보장조약(ANZUS)을 맺었다.
하지만 1987년 핵 추진 또는 핵무장 함정의 뉴질랜드 영해 통과나 뉴질랜드 항 기항을 금지하는 비핵정책을 발표하고 미국 함정의 입항을 막아 ANZUS도 사실상 효력이 상실됐다.
당시 뉴질랜드는 핵무장함 입항 허용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뉴질랜드에 있다며 미군 함정이 핵무장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미국은 핵무기의 존재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내세우며 이를 거부해 갈등을 빚었다.
중국과의 무역 분쟁을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은 뉴질랜드 전체 수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오커스가 중국을 겨냥한 동맹 체제인 만큼 뉴질랜드가 오커스에 가입하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이웃 나라인 호주가 중국과 갈등을 빚으며 중국으로부터 보복성 수출 규제를 당하는 것을 지켜봤다.
웰링턴 빅토리아 대학교의 지정학 분석가 제프리 밀러는 "비핵 부문이라 할지라도 오커스에 가입하는 것은 중국엔 '레드 라인'이 될 것"이라며 "오커스 가입은 '루비콘강을 건너는 것'이며 뉴질랜드는 그 파장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노동당이 지지율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지도부의 분열상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는 전날 핵과 무관하고 첨단 기술을 공유하는 부문에는 오커스에 참여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총리의 이런 발언에도 외교부 장관이 나서서 오커스 가입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혀 총리와 따로 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힙킨스 총리가 협상 가능성을 말했지만, 하루 만에 외교부 장관이 오커스 가입을 배제하면서 뉴질랜드 지도부의 분열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