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의회가 제284회 임시회를 개회해 청년기본소득 조례를 폐지했다고 26일 밝혔다.

청년기본소득은 만 24세 청년들에게 1인당 연간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이재명표 포퓰리즘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은 이 정책은 경기도에서 4년여간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청년기초생활수급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청년기본법상 청년은 엄연히 19세부터 34세까지로 지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기본소득은 24세에게만 지원된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의 원칙인 정기성, 충분성 등 기본소득의 기본적인 원칙조차 충족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또 실험적 단계의 기본소득으로 지금 당장 취업문제, 주거문제 등으로 괴로워하는 청년층에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성남시는 이 같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청년기본소득에 대한 대안책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만19~34세 청년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2023년부터 청년취업올패스(All-Pass)를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미취업 청년들에게 어학, 자격증 시험 응시료와 학원 수강료를 최대 100만원씩 지원하고 취업애로청년, 저소득청년에게는 최대 200만원까지 지원한다.

취업준비 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만들어진 올패스(All-Pass)는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탈무드의 교육법에서 착안됐다.

이재명표 청년기본소득을 지키고자 하는 일부에서는 여전히 청년기본소득이 엄연히 복지정책이고, 복지정책에 대한 대안으로 취업정책을 제시하면 복지정책은 줄어들게 된다며 청년 복지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이 원하는 정책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따로 있었음을 2019년도 청년문제 실태조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성남시 청년기본조례에 의거해 5년에 한 번씩 성남시는 청년정책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2019년 민선 7기 청년기본계획수립을 위해 시행되었던 성남시 청년문제 실태조사에서는 "성남 청년의 주거 상황은 경기도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곳으로 확인된다. 주거부담, 최저기준 미만, 지하.옥탑방.고시원을 뜻하는 지옥고 여기에 임차 가구 비율이 경기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원룸 거주 청년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성남지역 청년의 현 주거시설 만족도는 6.5점에 불과했다" 라고 적시했다.

이에 반해 "성남 청년의 문화, 건강, 금융 등 다양한 상황과 조건은 타지역 청년과 비슷하게 부정적인 차원들이 확인되고 있다" 라고 나와있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협의회에서는 "해당 조사가 5년간의 성남시 청년정책기본계획을 위해 시행된 조사인데, 결국 조사된 결과와 다르게 그간 청년정책이 시행됐다"라며 "이재명표 청년기본소득이 정말 포퓰리즘이 아니라면 이제는 청년들이 원하고 있는 일자리정책과 주거정책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협의회는 청년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2024년을 앞두고 있는 올해에 청년기본소득조례 폐지의 당위성을 강조했다.성남=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