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피고인 6명 전원 보석…7명은 아직도 검찰수사 단계
이태원 참사 재판·수사 9개월째 현재진행형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심판이 25일 기각으로 마무리됐지만 탄핵 소추의 원인이 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피고인들의 1심 재판은 9개월째 모두 현재진행형이다.

구속기소 된 박희영(62) 용산구청장과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 등 핵심 피고인 6명의 재판은 물론 불구속기소 된 이들의 재판도 답보 상태다.

또 김광호(59) 서울경찰청장과 최성범(53) 용산소방서장 등 7명은 아직도 검찰 수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경찰의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월13일 이태원 참사 피의자 23명(구속 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이 보완수사로 2명을 더 입건하고 이태원 역장 등 2명을 불기소 처분하면서 참사로 재판 또는 수사를 받는 피고인·피의자는 총 23명이다.

이태원 참사 재판·수사 9개월째 현재진행형
◇ 6개월 넘은 1심 재판…구속 피고인 모두 석방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던 핵심 피고인은 6명이다.

이들의 1심 재판은 법정 구속기한인 6개월이 넘도록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모두 보석됐다.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 내부 보고서를 삭제한 박성민(56)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과 김진호(53)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은 지난해 12월30일 구속기소 된 뒤 7개월 가까이 재판을 받고 있다.

참사 당시 현장 경찰 대응을 지휘한 서울 용산경찰서의 이임재 전 서장과 송병주(52) 전 112치안종합상황실장도 1월18일 구속기소 된 뒤 6개월 넘게 재판 중이다.

1월20일 업무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희영 구청장과 최원준(59)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의 1심 재판도 6개월을 넘겼다.

박 구청장과 최 전 과장은 6월7일 보석 청구가 인용돼 석방됐고, 같은 달 21일에는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도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달 6일에는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도 보석이 결정됐다.

재판을 맡은 서울서부지법은 참사 책임을 밝히는 작업에 매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모두 서너 차례 이상 공판을 열어 검찰과 피고인 측의 주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이들 외에도 참사가 일어난 거리에 불법 구조물을 세운 혐의를 받는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76)씨와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참사 현장 도착 시간을 허위로 기재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 최재원(58) 용산구 보건소장 등 10명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태원 참사 재판·수사 9개월째 현재진행형
◇ 서울경찰청장·용산소방서장은 기소여부도 불투명
경찰이 검찰에 넘긴 피의자 23명 중 7명은 아직도 수사중이다.

김광호 서울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대표적이다.

김 청장은 핼러윈에 인파가 몰릴 것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했는데도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또 참사 발생 이후 구조 지휘를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는 최 서장도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이다.

검찰은 '전례가 없는 사건이라 국내외 유사 사례를 최대한 수집하고 검토 분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압수수색을 통한 증거확보, 소환조사를 마치고서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불기소로 가닥을 잡았지만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있다.

김 청장의 경우 핼러윈 대비 경찰 기동대를 서울청에 요청했다는 이임재 전 서장과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수사가 여의찮은 상황이기도 하다.

이 전 서장을 기소하면서 서울청에 기동대 지원을 사전에 요청한 사실이 없었다고 결론 낸 검찰로서는 김 청장을 선뜻 기소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최 서장의 혐의도 마찬가지다.

소방의 인명 구조가 부실했다고 인정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이 전 서장 등 경찰 측 책임이 옅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실한 안전관리 대책과 구호 조치를 이유로 이 전 서장 등 용산서 소속 경찰관들을 기소한 검찰로서는 이들의 혐의와 대척점에 있는 김 청장과 최 서장의 혐의 입증에 난항을 겪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에 류미진(51)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 정대경 전 서울청 112상황3팀장(경정), 이봉학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 등 5명도 여전히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참사 발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특정하기 어려운 이들의 혐의에 대해서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