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봤자 이재민들만 하겠어요"…청주 자원봉사자들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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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감 3천㎏ 발 빨래…찜통 비닐하우스 내부 정리도
"어르신들이 미안하다며 빨래를 갖다주는 데 참 마음이 아팠어요.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최선을 다해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21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만난 대한적십자사 회원 김경숙(61)씨는 미호강 제방 붕괴로 침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옷가지와 이불을 깨끗한 물이 받아진 대야에 담으며 말했다.
이곳에는 김씨 외에도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세탁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각자 대야를 하나씩 맡고 맨발로 빨랫감들을 연신 밟았다.
처음엔 누렜던 빨래들은 깨끗한 물이 담긴 대야로 반복해서 옮겨지면서 점차 제 색을 찾아갔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5일 미호강 범람으로 이 일대가 물에 잠긴 이후 80가구로부터 총 3천㎏의 빨래를 접수해 세탁하고 있다.
김씨는 "구정물에 오염된 빨랫감에서 처음엔 냄새가 심하게 나 힘들었지만 이젠 적응이 돼 괜찮다"면서 "끝이 보이진 않지만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즐겁게 해보려 한다"며 맑게 웃었다.
그의 옆에서 함께 빨랫감을 밟던 남연우(58)씨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해서 그런지 그렇게 지치지도 않는 것 같다"면서 "이런 작은 실천이 큰 도움이 되는 걸 알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것"이라고 했다.
인근 민가에서는 침수된 가구들을 빼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무더위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자원봉사자들은 거대한 장롱을 좁은 문 사이로 힘겹게 빼냈다.
이 집 앞에는 이렇게 빼낸 가구와 집기들이 산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중고등학생 두 딸을 데리고 이곳에 나온 홍윤자(46)씨는 "수해로 집을 잃은 분들의 소식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들이 하루빨리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방학을 맞은 두 딸도 데리고 나왔다"고 했다.
범람한 미호강이 휩쓸고 지나간 농경지에도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닿았다.
오송읍의 한 비닐하우스에서는 자원봉사자 10명가량이 물에 젖은 가구와 자재들을 비닐하우스 밖으로 빼내고 있었다.
이들은 구호에 맞춰 무거운 선반을 번쩍 들어 올려 수레에 실은 뒤 진흙으로 질척이는 비닐하우스 바닥을 이겨내며 밖으로 나갔다.
이들의 옷은 위아래로 진흙이 묻어 있었고 비닐하우스 내 찜통 같은 열기에 이마와 콧등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김진곤(45)씨는 "비닐하우스 주인이 올해 농사가 수해로 다 망했다며 망연자실해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수해를 입은 주민들보단 덜하지 않겠냐"며 작업을 계속 이어갔다.
인접한 강내면에서는 김긍성(61)씨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이 범람한 미호강에 휩쓸려온 거리의 쓰레기들을 한데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파주에서 왔다는 김씨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해 보여 지인들과 함께 내려왔다"면서 "직접 봉사에 참여하고 나니 불편했던 마음이 한결 가볍다"며 멋쩍게 웃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조만진(45)씨는 "끝이 없을 것 같았는데 그래도 거리가 많이 깨끗해졌다"면서 "어려울 때 힘을 합치면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주시에선 지난 15일 미호천 제방 붕괴로 인한 홍수로 주택 155채와 상가 160채, 농경지 1천712㏊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63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아직 135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hase_
/연합뉴스
"어르신들이 미안하다며 빨래를 갖다주는 데 참 마음이 아팠어요.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최선을 다해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21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행정복지센터 앞에서 만난 대한적십자사 회원 김경숙(61)씨는 미호강 제방 붕괴로 침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옷가지와 이불을 깨끗한 물이 받아진 대야에 담으며 말했다.
이곳에는 김씨 외에도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세탁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각자 대야를 하나씩 맡고 맨발로 빨랫감들을 연신 밟았다.
처음엔 누렜던 빨래들은 깨끗한 물이 담긴 대야로 반복해서 옮겨지면서 점차 제 색을 찾아갔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15일 미호강 범람으로 이 일대가 물에 잠긴 이후 80가구로부터 총 3천㎏의 빨래를 접수해 세탁하고 있다.
김씨는 "구정물에 오염된 빨랫감에서 처음엔 냄새가 심하게 나 힘들었지만 이젠 적응이 돼 괜찮다"면서 "끝이 보이진 않지만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즐겁게 해보려 한다"며 맑게 웃었다.
그의 옆에서 함께 빨랫감을 밟던 남연우(58)씨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해서 그런지 그렇게 지치지도 않는 것 같다"면서 "이런 작은 실천이 큰 도움이 되는 걸 알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것"이라고 했다.
인근 민가에서는 침수된 가구들을 빼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무더위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자원봉사자들은 거대한 장롱을 좁은 문 사이로 힘겹게 빼냈다.
이 집 앞에는 이렇게 빼낸 가구와 집기들이 산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중고등학생 두 딸을 데리고 이곳에 나온 홍윤자(46)씨는 "수해로 집을 잃은 분들의 소식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면서 "이들이 하루빨리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방학을 맞은 두 딸도 데리고 나왔다"고 했다.
범람한 미호강이 휩쓸고 지나간 농경지에도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닿았다.
오송읍의 한 비닐하우스에서는 자원봉사자 10명가량이 물에 젖은 가구와 자재들을 비닐하우스 밖으로 빼내고 있었다.
이들은 구호에 맞춰 무거운 선반을 번쩍 들어 올려 수레에 실은 뒤 진흙으로 질척이는 비닐하우스 바닥을 이겨내며 밖으로 나갔다.
이들의 옷은 위아래로 진흙이 묻어 있었고 비닐하우스 내 찜통 같은 열기에 이마와 콧등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김진곤(45)씨는 "비닐하우스 주인이 올해 농사가 수해로 다 망했다며 망연자실해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수해를 입은 주민들보단 덜하지 않겠냐"며 작업을 계속 이어갔다.
인접한 강내면에서는 김긍성(61)씨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이 범람한 미호강에 휩쓸려온 거리의 쓰레기들을 한데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파주에서 왔다는 김씨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해 보여 지인들과 함께 내려왔다"면서 "직접 봉사에 참여하고 나니 불편했던 마음이 한결 가볍다"며 멋쩍게 웃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조만진(45)씨는 "끝이 없을 것 같았는데 그래도 거리가 많이 깨끗해졌다"면서 "어려울 때 힘을 합치면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주시에선 지난 15일 미호천 제방 붕괴로 인한 홍수로 주택 155채와 상가 160채, 농경지 1천712㏊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63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아직 135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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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