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국정과제 얽매인 환경부, 위법 행위"…감사원이 본 '보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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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경제성 분석"…"전문가委 구성에도 반대단체 입김 작용"
"구체적 비위 확인, 정치적 감사 아냐"…청와대 부당 압박 정황은 확인 안돼
문재인 정부 시절 금강·영산강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환경부의 위법·부당 행위가 있었다고 감사원이 결론냈다.
감사원은 20일 공개한 감사결과에서 잘못된 경제성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 해체 결정을 내렸고, 보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꾸려진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구성 과정도 불공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4대강 보 활용'을 강조해온 윤석열 정부는 보 처리 계획을 전면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 "불합리한 경제성 분석…국정과제 시한 얽매여 무리하게 추진"
문재인 정부는 2021년 1월 금강·영산강 5개 보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금강의 세종보(해체)·공주보(부분 해체)·백제보(상시 개방), 영산강의 승촌보(상시 개방)·죽산보(해체)가 대상이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2018년 11월 '4대강 조사·평가단'에 기획·전문위원회를 설치하고 경제성 분석에 나섰다.
보 해체에 따른 편익(Benefit)과 해체 비용(Cost)을 비교하는 방식인 B/C 분석이 동원됐다.
감사원은 분석에 활용된 평가 지표에 문제가 있다며 "타당성·신뢰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방법을 사용해 경제적 분석을 불합리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보 해체 후' 상태를 추정하기 위해 '보 설치 전'과 '보 개방 후' 측정자료가 그대로 활용됐는데, 모두 보 주변 실제 상태를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지표였다는 것이다.
기획·전문위에서도 이와 관련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환경부는 국정과제에서 설정한 보 처리방안 마련 시한(2018월 12월)을 이유로, '보 설치 전' 측정자료를 그대로 사용해 경제성 분석을 했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다.
당시 관련 회의마다 수질·수생태계 측정자료의 비교 시점을 바꿔가며 B/C 값을 산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한 감사원은 "국정과제에서 설정된 보 처리방안 마련 시한에 얽매여 핵심적인 평가 방법·기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간(2개월 내) 내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8년 12월 23일 1차 회의 전까지 청와대에서 신속한 추진을 지시했으며 1차 회의 후 환경부는 이듬해 2월까지 끝내겠다고 자체 결정한 다음, 그대로 이행했다.
다만, 청와대의 부당한 압박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준홍 감사원 국토환경감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8년 12월 이전 청와대에서 서두르라고 압박한 곳은 어느 비서실이냐'고 묻자 "특정해서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박 국장은 "2018년 12월까지 추진한 건 정상적 (국정과제) 추진과정에서의 요구로 이해했다"며 ""국정과제 신속 처리는 기본 방침일 것이고 국민과 약속인데 부당하게 압박했다고 할 정도로 자료로 확인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또 환경부가 보 해체의 편익을 산정하면서 관련 없는 물 이용 관련 설문조사 결과도 끌어와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 특정단체 입김 작용한 4대강委…尹정부 "기울어진 운동장"
감사원은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을 이끈 '4대강 조사·평가단' 내 기획·전문위원회 구성에 특정 시민단체의 입김이 작용했으며, 해당 위원회가 사실상 '4대강 반대론자'로만 구성됐다고 밝혔다.
기획·전문위 구성을 위해 관계기관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전문가 명단과 자체 보유하던 전문가 인력풀 명단(169명 이상)을 환경부가 이메일로 특정 시민단체에 넘겨줬다는 게 감사원 설명이다.
또 해당 단체로부터 명단 내 전문가 중 4대강 사업에 찬성·방조했던 41명을 위원 선정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결국 제외했고, 43명 전문위원 중 58.1%(과반)인 25명이 해당 단체 추천 인사로 구성됐다.
이 과정에서 오간 엑셀 파일에 특정 인사들에 대해 'No'를 뜻하는 'N' 표시가 있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전형철 감사원 담당과장은 브리핑에서 "엑셀이나 파일에 '노'라는 표시가 있었다"며 "시민단체도 당연히 조사했다.
문답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특정될 수 있는 이메일 주소를 확인했고 그래서 처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실상 4대강 반대론자로만 구성됐으니 위원회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고 꼬집었다.
◇ 이번이 5번째 감사…"정치 감사 해당 안돼"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을 정비해 홍수 피해를 예방(치수·治水)하고 수자원을 확보(이수·利水)하며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사업 추진 초부터 논란이 된 만큼 이례적으로 여러 차례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고, 매번 공정성·적절성 시비도 일었다.
이명박 정부 때에만 2번,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각 1번 감사가 실시됐다.
5번째인 이번 감사는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전 의원이 대표로 있던 '4대강국민연합'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12월 시작한 지 약 2년 반 만에 결과가 나왔다.
박준홍 국장은 '정치적 감사' 지적에 대해 "2021년 공익감사청구가 들어옴에 따라 충실하게 감사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정치적 감사에 해당되는 사항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형철 과장은 "감사 진행 과정에서 서류 제출도 받고 포렌식도 했는데 구체적인 비위 내용을 확인할 문서가 확보됐다"며 "그래서 감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민간인에 대한 스마트폰 제출 요구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묻자 "위원회 구성 관련 시민단체 담당자를 조사하며 이메일 내용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동의받고 보여달라고 한 적은 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구체적 비위 확인, 정치적 감사 아냐"…청와대 부당 압박 정황은 확인 안돼
문재인 정부 시절 금강·영산강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환경부의 위법·부당 행위가 있었다고 감사원이 결론냈다.
감사원은 20일 공개한 감사결과에서 잘못된 경제성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 해체 결정을 내렸고, 보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꾸려진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구성 과정도 불공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4대강 보 활용'을 강조해온 윤석열 정부는 보 처리 계획을 전면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 "불합리한 경제성 분석…국정과제 시한 얽매여 무리하게 추진"
문재인 정부는 2021년 1월 금강·영산강 5개 보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금강의 세종보(해체)·공주보(부분 해체)·백제보(상시 개방), 영산강의 승촌보(상시 개방)·죽산보(해체)가 대상이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2018년 11월 '4대강 조사·평가단'에 기획·전문위원회를 설치하고 경제성 분석에 나섰다.
보 해체에 따른 편익(Benefit)과 해체 비용(Cost)을 비교하는 방식인 B/C 분석이 동원됐다.
감사원은 분석에 활용된 평가 지표에 문제가 있다며 "타당성·신뢰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방법을 사용해 경제적 분석을 불합리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보 해체 후' 상태를 추정하기 위해 '보 설치 전'과 '보 개방 후' 측정자료가 그대로 활용됐는데, 모두 보 주변 실제 상태를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지표였다는 것이다.
기획·전문위에서도 이와 관련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환경부는 국정과제에서 설정한 보 처리방안 마련 시한(2018월 12월)을 이유로, '보 설치 전' 측정자료를 그대로 사용해 경제성 분석을 했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다.
당시 관련 회의마다 수질·수생태계 측정자료의 비교 시점을 바꿔가며 B/C 값을 산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한 감사원은 "국정과제에서 설정된 보 처리방안 마련 시한에 얽매여 핵심적인 평가 방법·기준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간(2개월 내) 내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8년 12월 23일 1차 회의 전까지 청와대에서 신속한 추진을 지시했으며 1차 회의 후 환경부는 이듬해 2월까지 끝내겠다고 자체 결정한 다음, 그대로 이행했다.
다만, 청와대의 부당한 압박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준홍 감사원 국토환경감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8년 12월 이전 청와대에서 서두르라고 압박한 곳은 어느 비서실이냐'고 묻자 "특정해서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박 국장은 "2018년 12월까지 추진한 건 정상적 (국정과제) 추진과정에서의 요구로 이해했다"며 ""국정과제 신속 처리는 기본 방침일 것이고 국민과 약속인데 부당하게 압박했다고 할 정도로 자료로 확인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또 환경부가 보 해체의 편익을 산정하면서 관련 없는 물 이용 관련 설문조사 결과도 끌어와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 특정단체 입김 작용한 4대강委…尹정부 "기울어진 운동장"
감사원은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을 이끈 '4대강 조사·평가단' 내 기획·전문위원회 구성에 특정 시민단체의 입김이 작용했으며, 해당 위원회가 사실상 '4대강 반대론자'로만 구성됐다고 밝혔다.
기획·전문위 구성을 위해 관계기관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전문가 명단과 자체 보유하던 전문가 인력풀 명단(169명 이상)을 환경부가 이메일로 특정 시민단체에 넘겨줬다는 게 감사원 설명이다.
또 해당 단체로부터 명단 내 전문가 중 4대강 사업에 찬성·방조했던 41명을 위원 선정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결국 제외했고, 43명 전문위원 중 58.1%(과반)인 25명이 해당 단체 추천 인사로 구성됐다.
이 과정에서 오간 엑셀 파일에 특정 인사들에 대해 'No'를 뜻하는 'N' 표시가 있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전형철 감사원 담당과장은 브리핑에서 "엑셀이나 파일에 '노'라는 표시가 있었다"며 "시민단체도 당연히 조사했다.
문답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특정될 수 있는 이메일 주소를 확인했고 그래서 처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실상 4대강 반대론자로만 구성됐으니 위원회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고 꼬집었다.
◇ 이번이 5번째 감사…"정치 감사 해당 안돼"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을 정비해 홍수 피해를 예방(치수·治水)하고 수자원을 확보(이수·利水)하며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사업 추진 초부터 논란이 된 만큼 이례적으로 여러 차례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고, 매번 공정성·적절성 시비도 일었다.
이명박 정부 때에만 2번,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각 1번 감사가 실시됐다.
5번째인 이번 감사는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전 의원이 대표로 있던 '4대강국민연합'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12월 시작한 지 약 2년 반 만에 결과가 나왔다.
박준홍 국장은 '정치적 감사' 지적에 대해 "2021년 공익감사청구가 들어옴에 따라 충실하게 감사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정치적 감사에 해당되는 사항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형철 과장은 "감사 진행 과정에서 서류 제출도 받고 포렌식도 했는데 구체적인 비위 내용을 확인할 문서가 확보됐다"며 "그래서 감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민간인에 대한 스마트폰 제출 요구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묻자 "위원회 구성 관련 시민단체 담당자를 조사하며 이메일 내용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동의받고 보여달라고 한 적은 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