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성과 세계적 센서 학술지 게재
"불산 누출사고 예방"…포항공대 연구팀, 고감도 감지기 개발
지난 2012년 9월 경북 구미 한 공장에서 불산(불화수소산)이 누출되면서 5명이 숨지고 1만명이 넘는 주민이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인근 농작물이 말라 죽었으며 주변 공장 생산품과 설비가 부식되는 등 큰 피해가 났다.

공장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든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불산 누출에 따른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불산 누출로 인한 사고가 막기 위한 필수품목 중 하나가 정확한 감지 센서다.

포항공대(포스텍)는 IT융합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백창기 교수, 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곽현탁씨 연구팀이 불산을 포함한 매우 적은 양의 불소 화합물도 검출할 수 있는 고감도·초경량 센서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불산 감지 센서는 기계를 설치해야 할 정도로 크기가 매우 크고 제작 기술을 외국에 의존해 산업현장마다 설치하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센서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10나노미터(㎚) 두께의 실리콘나노시트를 사용했고 반응성이 좋은 불화 란탄을 불소 감지막으로 활용했다.

또 트랜지스터로 불산 농도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시킴으로써 아주 적은 양의 불산도 빠르게 정확하게 감지하는 초경량·고감도 센서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센서는 휴대하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다.

"불산 누출사고 예방"…포항공대 연구팀, 고감도 감지기 개발
연구 결과 대기나 수중에서 불산 가스와 용액을 선택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센서와 비교했을 때 가스 형태 불산을 약 3.3배, 용액 상태 불산을 약 390배 더 잘 감지했다.

실시간으로 주입되는 불산 농도를 오차율 5% 이내로 검출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센서를 활용한 모바일 센서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번 연구는 센서 분야 세계적 학술지 '센서와 작동기 B:화학' 온라인판에 실렸다.

백창기 교수는 "실리콘 반도체 공정기술을 활용해 기존 상용화학센서 대비 초소형, 저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다"며 "다양한 유해 화학가스를 검출하는 모바일 시스템을 개발해 우리나라 자체 기술을 적용한 안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불산 누출사고 예방"…포항공대 연구팀, 고감도 감지기 개발
"불산 누출사고 예방"…포항공대 연구팀, 고감도 감지기 개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