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디데이 앞두고 정부 대응 강화…대통령 '폭력 자제' 촉구
주페루 한국대사관, 여행 자제 등 안전 유의 당부
또 긴장 감도는 페루…'리마 점령' 대규모 반정부 시위 예고
전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극심한 사회 혼란을 겪고 있는 남미 페루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원주민과 노동자 등이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폭력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수도 리마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일로 예정된 집회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어떠한 불법 행위도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합법적 틀 안에서 진행되는 평화로운 행진이 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한 회견에서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조국을 사랑하는 우리 국민이 나라에 혼돈과 위기를 야기하지 않길 바란다"며 "국가를 무법천지로 만들려는 의도는 애초에 없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페루 농민단체, 노동자총연맹, 교사, 케추아·아이마라 원주민 단체, 청년 단체 등은 19일 리마를 비롯한 각 지역에서 볼루아르테 대통령 퇴진과 의회 해산을 촉구하는 집회 개최를 예고했다.

현지에서는 이번 집회를 3차 '리마 점령' 또는 '리마 접수'라고 부른다.

앞서 두 차례 조직된 상경 집회의 연장선에 있다는 취지다.

또 긴장 감도는 페루…'리마 점령' 대규모 반정부 시위 예고
페루에서는 지난해 12월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과 구금 이후 극심한 사회 갈등이 표면화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볼루아르테 대통령 사임과 의회 해산, 구금된 카스티요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요구하는 시위와 파업 등을 벌였다.

특히 아푸리막, 라리베르타드, 푸노, 아레키파, 아야쿠초 등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 발전이 더딘 원주민·농민 밀집 지역 반발이 심했다.

시위대와 경찰 간 격렬한 무력 충돌 속에 40여명이 숨지는 유혈 참사도 발생했다.

일부 시신에선 총상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검찰은 강압적인 방식으로 시위대를 진압하라고 지시하거나 이를 묵과한 의혹을 받는 볼루아르테 대통령과 알베르토 오타롤라 총리(각료회의 의장) 등에 대해 대량 학살(제노사이드)과 살인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페루 군과 경찰은 현재 리마 주요 지역 도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각 지역 거점을 향하는 일부 교량에는 경찰이 대거 현장에 배치됐다.

리마 중심가에 있는 역사지구의 심야 통행 금지 조처도 내렸다.

산마르코스국립대(UNMSM)는 시위 기간 전후로 대면 수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1월 시위 당시 산마르코스국립대에서는 반정부 시위대가 학내 건물 일부를 점거하고, 경찰이 이를 저지하고자 장갑차를 교정에 진입시키는 등 아수라장이 연출된 바 있다.

쿠스코와 아레키파 교육 당국은 지역 내 시위 가능성 우려로 19일 각급 학교 대면 수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주페루 한국대사관은 리마를 포함한 총 26개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 참가가 예상되는 만큼 주요 시위 예상지역 방문을 자제하는 한편 여행 일정 조정을 검토하는 등 신변 안전에 유의할 것을 페루 거주 교민과 방문 예정자에게 당부했다.

주페루대사관 긴급전화 ☎998-787-454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