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집계…"성과 부진한 경제에 거리두고 군사부문만 과시"
김정은 상반기 공개활동 3년래 최저…군사부문 활동은 증가
올해 상반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이 최근 3년새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일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에 공개된 김정은 위원장의 상반기 활동은 총 3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공포가 확산한 2020년 상반기의 21건보다는 늘었지만 2021년 상반기 37건, 특히 지난해 상반기 50건보다는 크게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공개활동 분야는 '군사부문'이 13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착공식과 준공식 등 '행사 참석'(5건), '기념사진'(4건), '정치회의'(3건), '관람'(3건), '참배'(2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군사부문만 살펴보면 2020~2022년의 연간 전체 군사부문 공개활동 빈도 6~12회보다 더 잦은 것이다.

기념사진 일정 4건 중에서 3건이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행사 참가자와 기념촬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공개활동의 과반이 군사부문 관련 일정에 해당한다.

김 위원장의 연간 공개활동 빈도는 집권 초기에는 최대 227회에 이를 정도로 많았지만 2017년부터 감소세가 뚜렷했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55회까지 격감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공포가 진정된 지난해 77회로 다시 늘어나는 듯했으나 올해 상반기 다시 대외 노출이 주춤한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감소는 경제를 중심으로 성과가 부진한 결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올해 코로나19 봉쇄와 국제사회 제재 장기화로 경제가 악화하고 식량 공급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며 "김정은이 성과가 부진한 경제 등에 거리를 두고 성과가 뚜렷한 군사부문에서만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상반기 공개활동 3년래 최저…군사부문 활동은 증가
김 위원장이 각 분야 '현지지도' 방식의 노출을 줄이고 정치회의를 통한 통치행위를 부각하는 변화 양상도 감지된다.

홍 실장은 "김정은이 2021년 제8차 노동당대회를 기점으로 당 중심 통치로 체제를 바꾸고 당 회의체를 통한 통치를 상설화, 정례화했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장보다 회의체 중심으로 국정을 통치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저조한 공개활동 배경으로 건강이상설을 제기하고 있으나 정부는 그렇지 않다고 봤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일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순환기 계통 가족력이 있고, 신장 170㎝에 체중 140㎏ 체형, 담배와 음주 등으로 좋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일을 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는 게 현재까지 평가"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