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없이 공청회"…국민의힘, 행안위 소위원장 선출 직후 퇴장
특별법 다룰 2소위 '與 몫' 그대로…野 입법 드라이브 '먹구름'
與 "참사 정쟁화", 野 "상식 입법"…이태원특별법 '반쪽' 공청회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13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계속됐다.

행안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특별법 공청회를 열었으나 여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해 '반쪽'으로 진행됐다.

특별법 제정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청회를 개최했다며 일찌감치 불참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청회 직전 진행된 '소위원장 선출' 의결 직후 전부 퇴장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이태원 특별법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지 2주 정도 됐는데 또다시 민주당은 합의 없이 단독으로 공청회를 열고 있다"며 "역대급 입법 폭주 행태를 보이는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를 말하지만, 정작 참사 이후 발의된 42개의 관련 법 개정안은 단 1건도 제대로 심사하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도 특별법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만들겠다는 것은 다분히 정략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정부와 여당을 악마화하고 무소불위의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참사 정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진심으로 참사의 아픔에 공감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면 특별법을 졸속 처리, 강행 처리하지 말라"며 "국민의힘 행정안전위원 일동은 편파적으로 진행하려는 야당 단독의, 공청회가 아닌 '독청회'에 참석해 들러리 설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與 "참사 정쟁화", 野 "상식 입법"…이태원특별법 '반쪽' 공청회
이에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여당도 진실규명과 재발 방지를 원한다면 함께 공청회부터 하는 게 맞는다"며 "여당이 이태원 참사를 언급조차 하지 않으려는 것은 아무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강 의원은 "특별법은 헌법적 기본권인 생명권과 알 권리를 보호·보장하기 위한 '상식 입법'이라고 생각한다"며 "특별법 제정은 오히려 정부·여당이 야당에 같이하자고 해야 하는 것인데 되레 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문진석 의원도 "국회가 뭘 하는 곳인가.

국민의 의견을 반영한 입법을 해야 하는 곳"이라며 "참사 유가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국민의힘은 이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교흥 행안위원장은 "법안 내용이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법안소위에서 조정을 할 수 있다"며 제2소위에서 진행될 특별법 제정 논의에 여당이 적극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與 "참사 정쟁화", 野 "상식 입법"…이태원특별법 '반쪽' 공청회
한편, 행안위는 이날 강 의원을 법안심사 제1소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민주당은 여야 간사 간 합의된 사안이라고 주장하며 자당 몫인 1소위원장과 여당 몫인 2소위원장을 이번에 맞바꾸려 했으나 국민의힘 반대에 무산됐다.

민주당은 특별법 소관 소위인 2소위원장을 맡아 법안 심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려 했다.

국민의힘이 계속 2소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특별법 심사에 속도가 붙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특별법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4당 주도로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국회법상 패스트트랙 법안은 '상임위 180일 이내→법사위 90일 이내→본회의 60일 이내 상정' 단계를 밟아 실제 처리까지 최장 330일(11개월)이 소요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