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롯데바이오, 특허 없는 ADC 회사와 공동 개발 나선 배경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카나프테라퓨틱스와 항체약물접합체(ADC) 공동 개발에 나선다. 다만 카나프테라퓨틱스는 면역항암제 주력 회사이다. 특히 아직 ADC 플랫폼과 관련된 특허도 없는 상황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협업을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1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와 ADC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위탁 연구 및 공동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향후 1년간 링커, 페이로드 등 새로운 ADC 기술 구축을 위해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 위탁개발(CDO) 역량을 내재화한 이후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 ADC 시설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2019년 이병철 대표가 설립했다. 핵심 플랫폼 TMEkine을 활용해 여러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TMEkine의 원천기술은 이 대표가 미국 대학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아왔다. 항체와 사이토카인을 융합한 단백질 플랫폼이며, 전임상 단계 6개 파이프라인이 있다.

이처럼 카나프테라퓨틱스는 ADC 플랫폼 주력 회사가 아니다. 아직 ADC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도 없다. 이번 ADC 공동 개발 배경과 관련해 롯데바이오로직스 측은 이 대표의 이력, 높은 이익 배분의 기대감 때문에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 대표가 예전에 재직한 글로벌 회사에서 ADC 플랫폼 개발 경험이 있는 점, 카나프테라퓨틱스가 내부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ADC 플랫폼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협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개발 초기 단계라서 어떤 링커, 페이로드를 사용했는지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특허 등록 이후 외부 공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제넨텍, 23andMe 등 글로벌 바이오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한 이력이 있다. 제넨텍 연구원 시절 NLD(새로운 링커 약물, New Linker Drug) 프로젝트에 소속돼 다양한 링커, 페이로드 및 ADC 접합 연구를 담당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피노바이오는 이미 자체적으로 ADC 기술을 완성한 회사였기 때문에 지분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반면 카나프테라퓨틱스는 롯데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초기 기술 확립부터 공동 연구하며, ADC 플랫폼이 완성된 이후 이익 배분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 개발사 피노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지분 투자를 통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피노바이오가 개발한 후보물질의 항체 및 ADC 생산에 대해 우선 공급자 요건을 확보하게 됐다. 지분 투자 금액은 양사의 협의 하에 비공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7월 11일 12시 27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