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16강전서 아자란카와 맞대결…"투지 불태우겠다"
러시아 선수 상대하는 우크라 스비톨리나 "조국을 위해 뛰겠다"
"매 경기 조국을 위해 뛰고 있는데, 이번에는 더 특별할 겁니다.

"
올해 윔블던에서 '적국' 러시아 선수를 상대하게 된 우크라이나의 여자 테니스 선수 엘리나 스비톨리나의 말이다.

스비톨리나는 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리는 윔블던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러시아의 빅토리야 아자란카를 상대한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두 나라 선수는 말 그대로 '적'이 됐다.

러시아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스비톨리나가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나 벨라루스 선수를 상대하는 건 이번 16강전이 처음이다.

스비톨리나는 영국 BBC를 통해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러시아 선수 상대하는 우크라 스비톨리나 "조국을 위해 뛰겠다"
그는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이 나를 지켜보며 응원할 것"이라면서 "투지를 불태우며 한 포인트, 한 포인트를 위해 정말 열심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선수를 상대한다는 것을) 승리를 향한 커다란 동기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우크라이나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스비톨리나는 러시아나 벨라루스 선수와는 경기 뒤 악수하지 않고 있다.

악수 거부로 야유 소리를 듣기도 했다.

직전에 열린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8강에서는 벨라루스의 아리나 사발렌카와 대결에서 진 뒤 악수하지 않고 코트를 떠나다가 야유받았다.

스비톨리나는 당시 "나는 이미 여러 번 악수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사발렌카가 악수하기 위해 기다려 관중의 반응을 더 악화시켰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 선수 상대하는 우크라 스비톨리나 "조국을 위해 뛰겠다"
스비톨리나는 "(프랑스오픈 전에 출전한) 스트라스부르 대회에서는 모두가 내 입장을 이해해줬다"면서 "프랑스오픈에서는 많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영국 팬들도 나를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스비톨리나는 아자란카와 상대 전적에서 5전 전패를 기록 중이어서 그에게 쉽지 않은 대결이 될 전망이다.

아자란카는 2012년과 2013년 호주오픈에서 거푸 우승하는 등 메이저 대회 정상에 서 본 경험도 있다.

스비톨리나는 2019년 윔블던과 US오픈에서 준결승까지 오른 게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스비톨리나와 아자란카의 경기는 센터코트 다음으로 관중석이 많은 1번 코트에서 치러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