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가 첨단무기로 방어되는 거대한 요새로 변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토 정상회의장, 벨라루스서 32km 떨어져…병력 1천명 경비삼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해 나토 동맹국과 초청국 등 40여개국 정상들이 모일 정상회의장은 레이저 와이어가 설치된 벨라루스 국경과 불과 32km, 러시아로부터는 151km 떨어져 있다.

정상들의 경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16개 나토 동맹국은 1천 명의 병력을 파견해 삼엄한 경비에 나섰다.

동맹국들은 리투아니아에 첨단 방공시스템도 설치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40여개국 정상이 오는데, 우리 영공을 무방비 상태로 둔다면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나토 정상회의장, 벨라루스서 32km 떨어져…병력 1천명 경비삼엄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은 구소련의 일부였다가 1991년 구소련 붕괴 당시 독립했다.

이들 국가는 200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고, 유럽연합(EU) 회원국이기도 하다.

발트 3국은 방위비로 다른 나토 회원국보다 많은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지출한다.

그러나 인구가 500만 명 정도에 불과한 소국이어서 대규모 병력이나 자체 전투기, 첨단 방공망에 투자하기에, 충분한 규모가 아니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이에 독일은 미사일이나 전투기를 요격할 수 있는 차량용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 장치 12대를, 스페인은 국가 첨단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NASAMS)을, 프랑스는 자주포를 각각 지원했다.

프랑스와 핀란드, 덴마크는 리투아니아에 전투기 기지를 두고 있고, 영국과 프랑스는 드론 방위체계를 배치했다.

폴란드와 독일은 헬기에 특수기동대를 파견했고, 다른 동맹국들은 생화학이나 방사성물질, 핵 공격에 대비한 무기체계를 제공했다.

나토 정상회의장, 벨라루스서 32km 떨어져…병력 1천명 경비삼엄
나우세다 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 영공 안전 확보를 위한 나토 동맹국들의 노력은 발트 3국에 영구적 방공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정상회의가 끝나면 영구적인 영공 방위를 위해 교대로 병력 내지 무기체계를 배치하는 방안에 대해 동맹국들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투아니아는 이번 여름 벨라루스와 러시아 접경 경비인력을 3배로 늘렸다.

이를 위해 라트비아와 폴란드에서 병력을 지원받았다.

폴란드와 라트비아는 빌뉴스 경비를 위해 경찰도 파견했다.

루스타마스 리우바예바스 국경경비대장은 "우리는 다양한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대규모 난민이나 군용차량 출현, 국경 침범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나토 정상회의장, 벨라루스서 32km 떨어져…병력 1천명 경비삼엄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때문에 상황이 매우 긴박하다"면서 "국경 경비는 이미 높은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상회의 기간 EU 회원국인 폴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간 국경 검문은 재개된다.

빌뉴스시장은 정상회의 기간 빌뉴스 중심가 대부분에 접근이 제한될 예정이라며 시민들에게 불편을 피하려면 시외로 휴가를 가라고 제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