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긴축 경로 변화 없다"…6월 CPI 2%대 찍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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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금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55%, S&P500 -0.29%, 나스닥 -0.13%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068%(3.0bp), 2년물 4.957%(-4.5bp)
◆국제 유가 : WTI 73.67달러(2.60%), 브렌트유 78.25달러(2.26%)
월가는 7일(미 동부시간) 아침 6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전날 ADP가 발표한 6월 민간고용이 50만 개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정말 그런 수치가 나온다면 미 중앙은행(Fed)이 얼마나 더 금리를 올릴지 걱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동부가 공식 발표한 6월 비농업 분야 신규고용은 예상보다 적은 20만9000개 증가로 나타났습니다. 곳곳에서 안도의 한숨이 터졌습니다. 그리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급 수치였습니다. 순간 전날 크게 올랐던 금리는 반락하고, 하락했던 주가는 반등했습니다. 시카고 연방은행(Fed)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가 "불황 없이 인플레이션에 낮추는 황금의 길(the golden pat)에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한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다만 월가가 고용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건 다음주 나올 6월 소비자물가(CPI)입니다. 2분기 어닝시즌도 곧 시작됩니다. 장 막판 반등세는 꺾였고 결국 소폭 하락세로 마무리됐습니다. 6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비농업 신규고용은 20만9000개 증가해 5월의 30만6000개뿐 아니라 월가 예상치 23만~24만 개를 밑돌았습니다. ADP 데이터와 달리 둔화 추세가 이어진 것입니다. 3개월 평균(24만4000개 증가), 상반기 평균(27만9000개), 12개월 평균(31만6000개)을 보면 둔화 추세는 확연합니다. 20만9000개는 지난 30개월 중 가장 적은 것입니다. 신규고용 수치가 월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것도 15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또 지난 5월 신규고용 수치가 33만9000개에서 30만6000개로 낮아지는 등 지난 2개월간 수치가 11만 개나 하향 조정됐습니다.
▶고용이 늘어난 업종은 정부(공공), 헬스케어, 건축 업종 등이었고 레저·접객업의 고용 증가는 둔화했습니다. 정부 부문의 일자리는 6만 개 증가했는데, 이를 빼면 민간 부분 고용은 14만9000개 증가에 그쳤습니다. 소매유통에선 지난 4개월 동안 세 번째 고용이 감소해 상품 소비 둔화 추세를 확인시켜 줬습니다. ▶실업률은 5월 3.7%에서 3.6%로 다시 낮아졌습니다. 실업률 추산의 기초인 가계조사에서 취업자가 27만3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노동인구 증가분(13만3000명)보다 많았기 때문입니다. ▶월가가 주목한 것 중 하나가 시간당 임금 상승률인데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4.4% 상승해 예상(0.3%, 4.2%)이나 5월(0.4%, 4.3%)보다 높았습니다. 지난 3개월 평균 상승 속도가 4.3%였는데 다시 살짝 가속화된 것이죠. 월가는 Fed 목표 2%에 부합하는 임금 상승률을 3.5%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지만, 문제는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Fed가 벤치마크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계속 4.6~4.8%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임금이 계속 오르면서 서비스 물가가 높게 버티는 탓이죠. 그런데 6월에도 시간당 임금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입니다. 총 근로시간도 0.4% 증가했습니다. 근로시간이 늘어나면 총소득이 증가하기 때문에 소비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6월 경제활동 참가율은 62.6%로 5월과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이 선호하는 노동적령층인 25~54세의 참가율은 83.5%로 2002년 5월 이후 21년 내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들이 노동시장에 돌아온다면 임금 상승압력을 낮출 수 있습니다. 에릭 로젠그린 전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예상대로 ADP 데이터는 잘못된 것이었다. 20만9000개의 고용 증가는 기대 이하이며 완만한 경제 성장에 부합한다. 경제는 둔화하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는 그 속도가 느리다. 시장은 ADP 데이터에 대한 어제의 과잉 반응을 되돌릴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은 "6월 신규고용 20만9000개는 컨센서스 예상보다 낮고 이전 두 달 수치도 하향 수정됐다. 이런 고용보고서는 Fed의 7월 기준금리 인상에 방해가 되지는 않겠지만 이후 인상에 대한 기대는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용 데이터가 발표된 뒤 금리는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5% 밑으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2년물 수익률은 오후 5시께 4.5bp 내린 4.957%에 거래됐습니다. 반면 10년물은 3bp 오른 4.068%를 기록했습니다. 주가는 보합권에서 출발한 뒤 조금씩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오전 11시 30분 굴스비 총재가 CNBC 인터뷰에 나타났습니다. 그는 고용보고서에 대해 "노동시장은 훌륭하다. 지속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강하지만 냉각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굴스비 총재는 "실업률을 경기 침체 수준까지 떨어뜨리지 않고도 여전히 물가를 낮출 수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없애기 위해 경기 침체가 필요하지 않다.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황금의 길'이며 우리는 그 황금의 길에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 다소 낮아졌지만, 더 내려가야 한다"라면서도 "통화 정책에는 시차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굴스비는 "올해 1~2회 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 올해 한두 번 더 올리는 게 잘못이라고 볼 수 있는 것(상황, 현상)을 보지 못했다"라면서도 "적당한 인상을 하겠지만 타이밍이 문제다. 7월에 인상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보기를 원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굴스비 총재가 등장한 뒤 증시는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12시 30분께 3대 지수가 모두 플러스로 전환했고, 오후 1시 30분께 나스닥은 거의 1%까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지수는 다시 아래로 향했고 장 막판에는 나스닥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6월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좋았지만, 향후 Fed의 긴축 경로를 바꿀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에서의 베팅 변화를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25bp 인상 확률은 오후 4시 92.4%로 어제 91.8%와 거의 변화가 없고, 11월 추가 인상 확률도 42.5%로 전날 45.1%와 비슷합니다. 기본적으로 한 달 20만 개 수준의 고용 창출은 뜨거운 노동시장을 의미합니다. 미국에선 최근 매년 75만 명 정도가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월 10만 개 수준의 고용이 적정합니다. 그 이상의 고용은 노동시장 과열과 인플레이션을 부르게 되지요. 고용정보업체 인디드의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한 달 20만 개 고용은 인구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굉장한 고용 성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6월 실업률은 다시 떨어지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올라갔습니다.
또 지난 두 달간 수치가 11만 개가 하향조정된 것처럼 한 달간의 통계를 너무 믿으면 안 됩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월별 고용 및 실업 수치는 변동이 심할 수 있으며 신규고용 추정치는 상당히 수정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BMO는 "노동시장은 냉각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7월 26일 또 다른 금리 인상을 막을 만큼 그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라고 분석했습니다. JP모건은 "6월 고용보고서가 예상 수준으로 나왔다. 큰 그림에서 노동시장의 점진적 둔화를 보여준다. 하지만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굉장히 크게 놀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우리 예상대로 Fed가 여전히 7월에 25bp를 올리고 9월에 동결할 것으로 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웰스파고도 "우리는 7월 26일에 FOMC가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고용보고서는 Fed가 7월 금리 인상 경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Jobs Report Keeps Fed on Track to Raise Rates in Jul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늘 보고서는 7월 FOMC 회의 결과를 바꿀 것 같지 않다. 또 이달 이후 추가 인상에 대한 전망을 명확히 하는 데도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Fed 내부에 이달 이후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쟁이 있는데, 6월 고용보고서에서는 고용이 가속화되거나 급격히 둔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논쟁을 바꾸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Fed 위원들은 9월 회의 전에 두 번의 고용보고서를 더 볼 것이다. 또 다음주에는 6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가 나온다"라고 썼습니다. 굴스비 총재도 밝혔듯이 Fed 위원들은 다음주 CPI를 주시할 것입니다. DA데이비슨의 제임스 라간 리서치 헤드는 "어제오늘 시장이 요동쳤다. 이는 금리 경로가 어떻게 될 것인지, Fed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많은 논의가 있음을 나타낸다. CPI는 그 논의에 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고용은 좋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 연착륙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 Fed는 좋은 고용을 죽일 수밖에 없고 그게 바로 경기 침체"라고 설명했습니다. 6월 CPI는 12일 오전 8시 30분에 발표됩니다. 월가 컨센서스 추정치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1% 오르는 것입니다. 에너지 가격 하락 덕분에 전달(4.0%)보다 1%포인트 떨어져 3%대가 나올 것으로 보는 것이죠. 특히 일부에선 처음으로 2%대(2.9%)가 찍힐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오안다는 "전년 대비 수치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기저 효과로 인해 폭락할 수 있다. 2%대 CPI가 나오면 많은 이에게 놀라운 일이 될 수 있으므로 주시해야 한다"라면서도 "많은 투자자는 근원 물가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근원 수치는 한 달 전보다 0.3%, 1년 전에 비해선 5.0%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RSM은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가 예기치 않게 내림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Fed는 7월뿐 아니라 9월에도 인상을 계속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오안다는 "6월이 지나면 기저 효과가 줄어들면서 앞으로 물가 압박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주에는 CPI뿐 아니라 6월 생산자물가(PPI), 6월 수출입 물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의 인플레이션 기대치, 뉴욕 연방은행이 발표하는 7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내의 지불물가, 중고차 만하임 지수(중고차 경매 가격) 등 많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쏟아집니다.
또 Fed 위원들도 쏟아져 나옵니다. 월요일에만 세 명이 나오는데 마이클 바 부의장이 중요합니다. 그는 WSJ의 티미라오스 기자와 대담을 나누는데 은행들에 대한 새로운 자본 규제에 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2분기 어닝시즌이 13~14일 시작됩니다. 13일에 펩시코 델타항공 등이 실적을 공개하며 전통적으로 실적시즌의 문을 여는 금융주가 14일에 나섭니다. JP모건과 씨티그룹 웰스파고 블랙록이 그들입니다. 유나이티드헬스도 그날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55%, S&P500 -0.29%, 나스닥 -0.13%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068%(3.0bp), 2년물 4.957%(-4.5bp)
◆국제 유가 : WTI 73.67달러(2.60%), 브렌트유 78.25달러(2.26%)
월가는 7일(미 동부시간) 아침 6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잔뜩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전날 ADP가 발표한 6월 민간고용이 50만 개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정말 그런 수치가 나온다면 미 중앙은행(Fed)이 얼마나 더 금리를 올릴지 걱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동부가 공식 발표한 6월 비농업 분야 신규고용은 예상보다 적은 20만9000개 증가로 나타났습니다. 곳곳에서 안도의 한숨이 터졌습니다. 그리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급 수치였습니다. 순간 전날 크게 올랐던 금리는 반락하고, 하락했던 주가는 반등했습니다. 시카고 연방은행(Fed)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가 "불황 없이 인플레이션에 낮추는 황금의 길(the golden pat)에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한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다만 월가가 고용보다 더 중요하게 보는 건 다음주 나올 6월 소비자물가(CPI)입니다. 2분기 어닝시즌도 곧 시작됩니다. 장 막판 반등세는 꺾였고 결국 소폭 하락세로 마무리됐습니다. 6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비농업 신규고용은 20만9000개 증가해 5월의 30만6000개뿐 아니라 월가 예상치 23만~24만 개를 밑돌았습니다. ADP 데이터와 달리 둔화 추세가 이어진 것입니다. 3개월 평균(24만4000개 증가), 상반기 평균(27만9000개), 12개월 평균(31만6000개)을 보면 둔화 추세는 확연합니다. 20만9000개는 지난 30개월 중 가장 적은 것입니다. 신규고용 수치가 월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것도 15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또 지난 5월 신규고용 수치가 33만9000개에서 30만6000개로 낮아지는 등 지난 2개월간 수치가 11만 개나 하향 조정됐습니다.
▶고용이 늘어난 업종은 정부(공공), 헬스케어, 건축 업종 등이었고 레저·접객업의 고용 증가는 둔화했습니다. 정부 부문의 일자리는 6만 개 증가했는데, 이를 빼면 민간 부분 고용은 14만9000개 증가에 그쳤습니다. 소매유통에선 지난 4개월 동안 세 번째 고용이 감소해 상품 소비 둔화 추세를 확인시켜 줬습니다. ▶실업률은 5월 3.7%에서 3.6%로 다시 낮아졌습니다. 실업률 추산의 기초인 가계조사에서 취업자가 27만3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노동인구 증가분(13만3000명)보다 많았기 때문입니다. ▶월가가 주목한 것 중 하나가 시간당 임금 상승률인데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4.4% 상승해 예상(0.3%, 4.2%)이나 5월(0.4%, 4.3%)보다 높았습니다. 지난 3개월 평균 상승 속도가 4.3%였는데 다시 살짝 가속화된 것이죠. 월가는 Fed 목표 2%에 부합하는 임금 상승률을 3.5%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지만, 문제는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Fed가 벤치마크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계속 4.6~4.8%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임금이 계속 오르면서 서비스 물가가 높게 버티는 탓이죠. 그런데 6월에도 시간당 임금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입니다. 총 근로시간도 0.4% 증가했습니다. 근로시간이 늘어나면 총소득이 증가하기 때문에 소비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6월 경제활동 참가율은 62.6%로 5월과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이 선호하는 노동적령층인 25~54세의 참가율은 83.5%로 2002년 5월 이후 21년 내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들이 노동시장에 돌아온다면 임금 상승압력을 낮출 수 있습니다. 에릭 로젠그린 전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예상대로 ADP 데이터는 잘못된 것이었다. 20만9000개의 고용 증가는 기대 이하이며 완만한 경제 성장에 부합한다. 경제는 둔화하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는 그 속도가 느리다. 시장은 ADP 데이터에 대한 어제의 과잉 반응을 되돌릴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은 "6월 신규고용 20만9000개는 컨센서스 예상보다 낮고 이전 두 달 수치도 하향 수정됐다. 이런 고용보고서는 Fed의 7월 기준금리 인상에 방해가 되지는 않겠지만 이후 인상에 대한 기대는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용 데이터가 발표된 뒤 금리는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5% 밑으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2년물 수익률은 오후 5시께 4.5bp 내린 4.957%에 거래됐습니다. 반면 10년물은 3bp 오른 4.068%를 기록했습니다. 주가는 보합권에서 출발한 뒤 조금씩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오전 11시 30분 굴스비 총재가 CNBC 인터뷰에 나타났습니다. 그는 고용보고서에 대해 "노동시장은 훌륭하다. 지속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강하지만 냉각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밝혔습니다. 굴스비 총재는 "실업률을 경기 침체 수준까지 떨어뜨리지 않고도 여전히 물가를 낮출 수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없애기 위해 경기 침체가 필요하지 않다.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황금의 길'이며 우리는 그 황금의 길에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 다소 낮아졌지만, 더 내려가야 한다"라면서도 "통화 정책에는 시차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굴스비는 "올해 1~2회 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 올해 한두 번 더 올리는 게 잘못이라고 볼 수 있는 것(상황, 현상)을 보지 못했다"라면서도 "적당한 인상을 하겠지만 타이밍이 문제다. 7월에 인상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보기를 원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굴스비 총재가 등장한 뒤 증시는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12시 30분께 3대 지수가 모두 플러스로 전환했고, 오후 1시 30분께 나스닥은 거의 1%까지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지수는 다시 아래로 향했고 장 막판에는 나스닥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6월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좋았지만, 향후 Fed의 긴축 경로를 바꿀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에서의 베팅 변화를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25bp 인상 확률은 오후 4시 92.4%로 어제 91.8%와 거의 변화가 없고, 11월 추가 인상 확률도 42.5%로 전날 45.1%와 비슷합니다. 기본적으로 한 달 20만 개 수준의 고용 창출은 뜨거운 노동시장을 의미합니다. 미국에선 최근 매년 75만 명 정도가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월 10만 개 수준의 고용이 적정합니다. 그 이상의 고용은 노동시장 과열과 인플레이션을 부르게 되지요. 고용정보업체 인디드의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한 달 20만 개 고용은 인구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굉장한 고용 성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6월 실업률은 다시 떨어지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올라갔습니다.
또 지난 두 달간 수치가 11만 개가 하향조정된 것처럼 한 달간의 통계를 너무 믿으면 안 됩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월별 고용 및 실업 수치는 변동이 심할 수 있으며 신규고용 추정치는 상당히 수정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BMO는 "노동시장은 냉각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7월 26일 또 다른 금리 인상을 막을 만큼 그 속도가 빠르지는 않다"라고 분석했습니다. JP모건은 "6월 고용보고서가 예상 수준으로 나왔다. 큰 그림에서 노동시장의 점진적 둔화를 보여준다. 하지만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면 굉장히 크게 놀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우리 예상대로 Fed가 여전히 7월에 25bp를 올리고 9월에 동결할 것으로 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웰스파고도 "우리는 7월 26일에 FOMC가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고용보고서는 Fed가 7월 금리 인상 경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Jobs Report Keeps Fed on Track to Raise Rates in Jul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늘 보고서는 7월 FOMC 회의 결과를 바꿀 것 같지 않다. 또 이달 이후 추가 인상에 대한 전망을 명확히 하는 데도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Fed 내부에 이달 이후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쟁이 있는데, 6월 고용보고서에서는 고용이 가속화되거나 급격히 둔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논쟁을 바꾸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Fed 위원들은 9월 회의 전에 두 번의 고용보고서를 더 볼 것이다. 또 다음주에는 6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가 나온다"라고 썼습니다. 굴스비 총재도 밝혔듯이 Fed 위원들은 다음주 CPI를 주시할 것입니다. DA데이비슨의 제임스 라간 리서치 헤드는 "어제오늘 시장이 요동쳤다. 이는 금리 경로가 어떻게 될 것인지, Fed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많은 논의가 있음을 나타낸다. CPI는 그 논의에 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고용은 좋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 연착륙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 Fed는 좋은 고용을 죽일 수밖에 없고 그게 바로 경기 침체"라고 설명했습니다. 6월 CPI는 12일 오전 8시 30분에 발표됩니다. 월가 컨센서스 추정치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1% 오르는 것입니다. 에너지 가격 하락 덕분에 전달(4.0%)보다 1%포인트 떨어져 3%대가 나올 것으로 보는 것이죠. 특히 일부에선 처음으로 2%대(2.9%)가 찍힐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오안다는 "전년 대비 수치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기저 효과로 인해 폭락할 수 있다. 2%대 CPI가 나오면 많은 이에게 놀라운 일이 될 수 있으므로 주시해야 한다"라면서도 "많은 투자자는 근원 물가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근원 수치는 한 달 전보다 0.3%, 1년 전에 비해선 5.0%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RSM은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가 예기치 않게 내림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Fed는 7월뿐 아니라 9월에도 인상을 계속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오안다는 "6월이 지나면 기저 효과가 줄어들면서 앞으로 물가 압박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음주에는 CPI뿐 아니라 6월 생산자물가(PPI), 6월 수출입 물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의 인플레이션 기대치, 뉴욕 연방은행이 발표하는 7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내의 지불물가, 중고차 만하임 지수(중고차 경매 가격) 등 많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쏟아집니다.
또 Fed 위원들도 쏟아져 나옵니다. 월요일에만 세 명이 나오는데 마이클 바 부의장이 중요합니다. 그는 WSJ의 티미라오스 기자와 대담을 나누는데 은행들에 대한 새로운 자본 규제에 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2분기 어닝시즌이 13~14일 시작됩니다. 13일에 펩시코 델타항공 등이 실적을 공개하며 전통적으로 실적시즌의 문을 여는 금융주가 14일에 나섭니다. JP모건과 씨티그룹 웰스파고 블랙록이 그들입니다. 유나이티드헬스도 그날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