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화해 덕분에…이란인 8만6천명 메카 성지순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 관계 정상화 후 올해 메카 성지순례에 이란인들도 다수 참여했다.

27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올해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하지) 참여를 위해 이란인 8만6천명이 사우디로 출국했다.

이란인 성지순례객 중에는 80세 이상 고령자도 300명 포함됐다.

앞서 이란 외무부는 올해부터 이란인들이 성지순례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성지순례에 참여한 이란인 사르와 알부브시(34)는 AFP 통신에 "화해가 있었고, 이제 우리는 친구가 됐다"며 "약간의 두려움은 있지만, 이란인들은 신성한 신의 집에 오는 것을 기뻐한다"고 말했다.

2016년 사우디가 이란의 반대에도 시아파 유력 성직자의 사형을 집행한 사건을 계기로 양국의 외교 관계는 단절됐다.

이후 사우디는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으로서, 이란은 시아파 맹주로 서로 대립각을 세우며 첨예한 갈등을 벌였다.

성지순례를 포함한 양국 간 왕래도 제한됐다.

지난 3월 양국은 중국 베이징에서 비밀 회담을 열어 단교 7년 만에 외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합의 후 석 달만인 지난 7일에는 리야드 주재 이란 대사관이 다시 문을 열었다.

이어 제다 주재 이란 영사관, 이슬람협력기구(OIC) 이란 대표부도 운영을 시작했다.

사우디 성지순례부는 올해 성지순례에 160개국 200만명의 무슬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간 성지순례 참여가 어려웠던 예멘 반군 후티 장악 지역 주민들도 올해는 메카를 방문할 수 있었다.

메카 성지순례는 무슬림이 행해야 할 성스러운 5가지 '기둥'(의무) 중 가장 중요하다.

무슬림은 건강과 재정 형편이 허락하는 한 평생 한 번은 하지에 참가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