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원자력공사 사장 "체르나보다 원전건설 韓참여 가능성"

한수원·SNN CEO 공동 인터뷰…"韓, 기술·가격 등에서 긍정적"
한수원 사장 "루마니아와 SMR 협력 논의도 진행 계획"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 코스민 기처 사장은 27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 재개와 관련, "기술과 지역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할 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사업에) 나중에 참여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처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수원·SNN 최고경영자(CEO) 언론 인터뷰에서 '한수원이 루마니아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를 수주하면서 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 재개와 관련한 신규 발주에서 유리해졌다고 봐도 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기처 사장은 "한국의 산업(수준)은 매우 잘 알려져 있고 글로벌한 수준"이라며 "루마니아와 한국과의 관계, 한국과 유럽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볼 때 체르나보다 3·4호기는 모든 국가가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양사 CEO 인터뷰는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사업 계약식을 계기로 이뤄졌다.

한수원은 2천6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를 수주해 윤석열 정부 들어 이집트 엘다바 원전 수주에 이은 두 번째 원전 설비 수출계약에 성공했다.

한수원은 이번 계약을 통해 양국 간 원전 협력이 더욱 강화된 만큼 체르나보다 원전 설비개선 사업에도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 재개와 관련해서는 아직 루마니아 측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한수원은 전했다.

기처 사장은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은 건축자재나 기자재, 기타 기술 등에서 이미 글로벌한 단계로 알려져 있다.

단기간 내 개발을 완수하는 것도 큰 장점"이라며 "가격도 저희에겐 긍정적으로 비친다.

앞으로 한국과 더 적극적인 관계를 형성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처 사장은 향후 원전 계속운전 설비에 관한 발주 계획에 대해서는 "자세한 일정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2027·2028·2029년에도 계획이 있고, 체르나보다 3호기는 2030년, 4호기는 훨씬 뒤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여기에 들어가는 돈을 다 합치면 18억유로(약 2조5천억원)"라고 말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수주가 국내 원전 생태계에 주는 영향에 대해 "단위 설비 수출로는 아마 가장 큰 액수가 될 것이며, 우리나라 업체들이 많은 설비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황 사장은 "고부가가치 기자재의 수출이 국내 (원전 관련)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원활한 기자재 공급을 위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만간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기자재를 발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또 "이번 계약은 한수원이 엔지니어링, 구매, 건설 등을 총괄해 수행한 최초의 계약으로, 여기서 우리가 얻을 긍정적인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사장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출과 관련해 "유럽에서 상당 기간 150∼200기 정도의 SMR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며 "루마니아도 우리와 SMR과 관련해 협력하길 원하고 있고, 저희도 그런 논의를 진행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양사 CEO 인터뷰에 앞서 열린 계약체결식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체자르 마놀레 아르메아누 주한 루마니아 대사도 함께했다.

주한 루마니아 대사는 계약체결식에서 "오늘날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국과 보다 굳건하고 활발한 협력을 요하고 있다"며 "루마니아는 SMR 및 체르나보다 사업에서 한국 측의 참여를 독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삼성물산 대표단과 루마니아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점 등은 매우 긍정적인 사례"라며 "곧 열리는 양국 국무총리가 합의한 제10차 한·루마니아 정책협의회에서도 에너지, 유통, 관광, 농업 등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