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기, 큰 변화 이루겠다"…신용등급 회복·임금 인상 등 약속
'재집권'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총선 하루만에 공식 취임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재집권에 성공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곧바로 총리로 공식 취임, '집권 2기'의 첫발을 내디뎠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초타키스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수도 아테네의 대통령궁에서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리스 정교회의 수장 앞에서 총리 취임 선서를 했다.

그가 이끄는 중도 우파 성향의 집권 여당인 신민주주의당(ND·이하 신민당)은 전날 2차 총선에서 40.55%를 득표해 17.84%에 그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압도적인 표 차로 누르고 대승을 거뒀다.

신민당은 특히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8석의 의석을 확보해 다른 정당과 연합 없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연임에 성공한 미초타키스 총리는 "4년이라는 새로운 임기를 맡게 돼 영광"이라며 "두 번째 임기 동안에는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 국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큰 변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을 회복하고, 국가 주요 산업인 관광산업의 수익을 늘리고, 임금을 유럽연합(EU) 평균 수준으로 인상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2차 총선이 미초타키스 총리와 그가 이끄는 신민당의 압승으로 끝나자 세계 각국에서는 축하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번영과 지역 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공동의 우선순위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계속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더 강하고 주권적인 유럽을 위해 함께 노력해가자"고 말했고,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미초타키스 총리의 재선을 "유럽 전체에 이로운 정치적 안정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그리스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 미국 명문 하버드대에서 사회과학 학사·경영학 석사(MBA)를 딴 뒤 국제 컨설팅 회사인 매켄지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경제 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집권한 그는 2021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그리스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며 지난달 21일 1차 총선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그는 신민당이 5석이 부족해 과반 의석을 채우지 못하자 연정 구성을 거부하고 2차 총선을 추진했다.

승부수는 적중했다.

신민당은 한 달여 만에 치러진 2차 총선에서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반면 최대 라이벌인 시리자는 득표율이 20% 미만으로 주저앉으며 참패를 당했다.

시리자를 이끄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는 "심각한 정치적 패배"를 인정한 뒤 자신의 거취를 당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오후 늦게 집권 2기 내각을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새 재무장관으로 코스티스 하지다키스 전 개발부 장관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새 외무장관에는 헌법학 교수인 게오그르 게라페트리티스, 기존 외무장관인 니코스 덴디아스는 국방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상됐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오는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EU 정상들과 만날 예정이다.
'재집권'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총선 하루만에 공식 취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