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의 격투기 대결이 성사되면 사상 최대인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흥행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저커버그 메타 CEO가 종합격투기 UFC의 팔각형 철창 경기장인 옥타곤에서 대결하면 유료 시청료(PPV)가 100달러, 전체 흥행 수입은 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격투기 역사상 최대 흥행 경기였던 2017년의 플로이드 메이웨더(권투)와 코너 맥그리거(종합격투기)의 권투 대결을 뛰어넘는 규모다. 당시 PPV는 80달러, 흥행 수입은 6억달러를 기록했다. 메이웨더가 2억7500만달러, 맥그리거가 8500만달러를 각각 챙겨 갔다.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지난 22일 TMZ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결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싸움이 될 것"이라며 "모든 유료 시청 기록을 깰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두 사람은 돈이 필요해서 싸우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기부 금액도 엄청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이트는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온라인으로 설전을 벌인 뒤 두 사람과 직접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저커버그가 먼저 전화로 '머스크가 진심인가'라고 물었다"며 "이에 머스크에게 연락하자 '저는 정말 진지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현피' 논란은 소셜미디어에서 시작됐다. '현피'는 현실 PK의 준말이며, PK는 온라인 게임에서 상대 플레이어와 대결하는 '플레이어 킬링(player killing)'을 뜻한다.

지난 21일 메타가 트위터의 대항마로 곧 출시할 예정인 스레드 서비스를 두고 한 트위트 사용자가 머스크에게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고 묻자 머스크는 "무서워 죽겠네"라고 비꼬며 깎아내렸다.

이에 다른 사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유도를 기반으로 한 브라질 무술)를 한다든데 조심하라"고 하자 머스크는 "나는 철창 싸움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 소식을 들은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에 "위치 보내라"고 쓰자 머스크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답하면서 둘의 대결은 점점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달았다.

격투기 전문가들은 주짓수 아마추어 대회 출전 경력이 있는 저커버그의 승률을 8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머스크의 어머니인 메이 머스크는 트위터에 두 사람은 온라인으로만 싸울 뿐이며 자신이 경기를 취소시킬 것이라고 반복해서 올리고 있다. 머스크는 그러나 경기를 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대표 기업 시가총액은 테슬라가 8040억달러, 메타가 7400억달러에 이른다. 개인 재산도 머스크가 스페이스X 등의 지분을 포함해 2000억달러, 저커버그가 1000억달러를 상회한다.

오현우 기자/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