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턴마틴 슈퍼투어러 DB12 공개…韓 고급수입차 시장 본격공략(종합)

제로백 3.6초·최고속도 325㎞/h·최고출력 680마력…오는 8∼9월 국내출시
DB12 소개차 방한한 아시아 총괄사장 "한국맞춤형 제품·서비스 기획"

110년 역사의 영국 슈퍼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이 'DB 시리즈'의 새 모델 'DB12'를 22일 공개했다.

애스턴마틴은 이 차량을 고성능·럭셔리 스포츠카를 일컫는 '그랜드 투어러'(GT)를 뛰어넘은 세계 최초의 '슈퍼 투어러'(ST)로 표현했다.

애스턴마틴은 이날 애스턴마틴 서울 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DB12의 모습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딜러사가 아닌 애스턴마틴이 직접 개최하는 첫 국내 제품 공식 출시 행사다.

DB 시리즈는 75년 역사 애스턴마틴의 플래그십 라인업이다.

1963년 출시된 DB5는 영화 '007' 시리즈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탄 것으로 유명하다.

DB12의 제원은 전장 4천775㎜, 전폭 1천980㎜, 전고 1천295㎜다.

차량 전면부 중앙에는 지난해 20년 만에 바뀐 애스턴마틴의 새 로고가 처음 장착됐다.

기존 로고보다 다소 작아지고 테두리가 단순해진 모습이다.

4.0 트윈터보 V8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680마력, 최대 토크 800Nm를 낼 수 있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소요시간)은 3.6초, 최고속도는 시속 325㎞다.

2016년 출시된 이전 모델 DB11과 제로백은 같지만, 토크 성능이 34% 향상됐다.

8단 자동 변속기에는 DB 시리즈 중 최초로 전자식 리어 디퍼렌셜(E-Diff)을 장착했다.

밀리초(1천분의 1초) 단위의 짧은 시간에 반응할 수 있어 코너링 성능과 제어력을 크게 향상했다고 애스턴마틴은 설명했다.

그랙 애덤스 애스턴마틴 아시아지역 총괄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DB12를 '슈퍼 투어러'로 표현한 데 대해 "3년 전 출범한 새 경영진이 세운 새로운 전략에 따라 처음 선보이는 차량이 DB12"라며 "경쟁사보다 조금 좋은 차가 아니라 훨씬 우수한 차량을 개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애덤스 사장은 "슈퍼 투어러는 운전자의 '하차감'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릴 모습만 봐도 DB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며, 누가 봐도 '애스턴마틴'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등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에 맞설 전략으로는 '한국 맞춤형'을 제시했다.

애덤스 사장은 "한국의 초럭셔리 시장은 최근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의 로컬 매니저를 최근 채용했고, 앞으로 한국 시장에 새로운 차량을 데뷔시키는 등 한국 시장 맞춤형 제품·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바흐, 벤틀리 등 1억원이 넘는 수입차는 7만1천899대 판매돼 2021년(6만5천148대)보다 10.3% 늘며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고가 수입차 판매 비중은 2021년 대비 1.8%포인트 상승하며 전체 수입차 판매 대수(28만3천435대)의 25.3%를 차지했다.

올해 1∼5월에도 1억원이 넘는 수입차는 2만8천782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2만7천734대)보다 약 4% 늘었다.

전체 수입차 판매(10만3천933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7%로 늘었다.

애스턴마틴이 플래그십 모델 DB12를 이번에 선보인 것도 이러한 한국 시장을 겨냥했다고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르쉐,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초고급 수입차 브랜드들이 잇따라 지난해 국내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고, 최고경영진도 한국을 속속 찾는 마당에 애스턴마틴도 기존 그랜드 투어러로는 고객의 눈높이를 만족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스 사장은 DB12의 국내 출시 시점에 대해 "8∼9월 사이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