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에 제재소 멈췄는데…美 주택시장 활기에 목재 오른다 [원자재 포커스]
세계 최대 목재 생산국 캐나다, 산불로 제재소 가동 중단
침체돼있던 미국 주택시장 반등 조짐
수요 기대 높아져
지난 12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미스티시니 인근에서 산불이 위로 뻗어나가고 있다. 캐나다군
지난 12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미스티시니 인근에서 산불이 위로 뻗어나가고 있다. 캐나다군
세계 최대 목재 생산지 중 하나인 캐나다가 역대 최악의 산불을 겪으면서 목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캐나다 제재소들이 영업의 차질을 겪으면서다. 오랜 기간 침체됐던 미국 주택시장도 다시 활기를 되찾으면서 목재 수요도 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목재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1.49% 오른 1000평방피트당 549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다. 이달 들어서는 9.39% 올랐다.

목재 가격이 오른 데는 캐나다 산불로 인한 공급 부족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건조하고 온난한 봄철 기후로 시작된 캐나다 산불은 남한 면적의 절반 수준인 450만 헥타르를 태우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산불 여파로 캐나다의 제재소들이 가동을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레졸루트포레스트프로덕츠는 제재소 4곳을 일시 폐쇄했다. 브리티시콜롬비아, 앨버타, 퀘벡 등에 있는 제재소들이 산불 영향을 받았다. 데릭 나이버 캐나다 임업협회 최고경양자(CEO)는 "제재소를 폐쇄하고 재가동하는 데 많은 작업이 필요하며 일시적으로 해고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목재 생산국 중 하나인 캐나다에 이러한 자연재해가 닥치며 목재 가격이 뛰고 있다. 경제복잡성관측소(OEC)에 따르면 캐나다는 2021년 기준 225억달러의 목재 상품을 수출하는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중국(205억달러), 독일(133억달러), 러시아(120억달러), 미국(98억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산불에 제재소 멈췄는데…美 주택시장 활기에 목재 오른다 [원자재 포커스]
한 벌목공이 지난 8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가뭄으로 건강이 악화된 나무를 벌목하고 있다. AFP
한 벌목공이 지난 8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가뭄으로 건강이 악화된 나무를 벌목하고 있다. AFP
회복 조짐을 보이는 미국 주택 시장도 목재 가격의 상승 요인이다. 올해 내내 미국 주택시장이 활기를 찾지 못하면서 목재 수요도 부진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5월 미국 신규 주택건수는 전월보다 21.7% 급증한 163만건이었다. 전월보다 0.8% 감소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문가 전망를 뒤엎고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지난해 4월(180만건) 이후 가장 많은 월간 착공 건수다.
미국 신규주택 착공 건수. 단위: 1000건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미국 신규주택 착공 건수. 단위: 1000건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향후 건축 경기를 나타내는 건축 허가는 5.2% 증가한 149만건을 기록했다. 중서부 지역 주택 착공은 4월보다 67% 급증했다. 배런스는 신규 주택 건수가 증가한 것은 이전 소유 주택의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가 강화됐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미국 최대의 주택 건설업체 중 하나인 레너는 월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거뒀다. 레너는 2023 회계연도 2분기에 시장 전망치보다 27% 높은 2.94달러의 분기 주당 순이익(EPS)을 거뒀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스튜어트 밀러 레너 CEO는 “고객들이 장기 금리에 적응하고 수용하면서 여건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