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0타점 최형우 "꿈조차 꾸지 못한 시절…오늘의 나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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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말 비 내리기 시작해 걱정했죠…2008년 첫 타점 올린 날 떠올라"
"팬들께 감사 인사도 했는데 경기 취소되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
최형우(39·KIA 타이거즈)는 KBO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1천500타점 고지를 밟은 날, 가장 긴장했던 순간을 비가 내리기 시작한 4회말로 꼽았다.
사실 이날 대전에 짧고 굵게 내린 비는, 최형우가 견뎠던 '야구 인생의 장마'에 비하면 웃고 넘어갈 정도의 약한 비였다.
최형우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방문 경기, 0-1로 뒤진 4회초 1사 1루에서 한화 선발 한승주의 초구 시속 145㎞ 직구를 받아쳐 중앙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경기 전까지 1천498타점으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개인 통산 타점 공동 1위였던 최형우는 한꺼번에 타점 2개를 추가해 단독 1위로 올라서고, KBO리그 최초로 1천500타점을 달성했다.
팀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고도 환하게 웃은 최형우는 "정말 기분 좋다"며 "지난 시간이 떠오르기도 하고….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2회 첫 타석에서 좌중간 펜스를 원 바운드로 맞은 타구가 넘어가길 바랐다.
조금 힘이 덜 실렸다"며 "4회 홈런은 사실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아서, 1루 주자 이우성에게 '펜스 맞을 것 같으니 빨리 뛰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웃었다.
최형우에게 '오늘 가장 긴장한 순간'을 묻자 "4회말부터 비가 왔다.
기록 세우고 팬들께 인사까지 했는데 (5회가 끝나기 전에 우천 취소돼) 노게임이 선언되면 어쩌나, 정말 걱정했다"고 씩 웃었다.
다행히 비가 오는 중에도 경기는 5회말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5회말이 끝난 뒤 비가 거세져서 32분 동안 중단되기도 했지만, 재개해 9회까지 경기를 마쳤다.
KIA는 최형우의 역전 투런포 덕에 6-4로 승리했다.
4회 1천500타점을 채우고서, 김종국 KIA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동료들에게 축하 인사도 받은 최형우는 경기 뒤 다시 팬들의 함성을 들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최형우는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손을 흔들었다.
최형우는 대기만성형 타자다.
2002년 2차 6라운드 전체 48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포수로 입단한 최형우는 2002년 10월 14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벌인 KIA와의 홈 경기에 교체 출전하며 처음 1군 무대에 섰다.
첫 타점은 6년 뒤인 2008년 4월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나왔다.
당시 교체 출전했던 최형우는 연장 10회초에 투런 홈런을 쳤다.
프로 입단과 첫 타점 사이, 약 6년의 세월 동안 최형우는 삼성에서 방출돼 경찰야구단에서 군 생활을 하고, 다시 삼성에 입단하는 힘겨운 과정을 거쳤다.
최형우는 "지금 가장 강렬하게 떠오르는 순간은 첫 타점을 올린 때"라며 "모두가 아시다시피 여러 고비를 넘겼다.
'꿈을 꾸라'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꿈을 꿀 수조차 없는 절박한 심정으로 여러 해를 보냈다"고 회상했다.
2008년 다시 1군 무대에 뛰어든 최형우는 그해 타율 0.276,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최형우는 큰 슬럼프 없이 삼성의 4번 타순을 지켰고, 중심타자답게 꾸준히 타점도 생산했다.
2011년(118타점)과 2016년(144타점)에는 타점 1위에도 올랐다.
2017년에는 생애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IA와 100억원에 계약했다.
KBO리그 최초 '100억원대 계약'이었다.
최형우는 "이십대 중반에서야 1군에 오른 선수가 어떤 목표를 정할 수 있겠나.
그때는 그냥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곱씹으며 "1천500타점 기록에 가까워지고, 언론에 내 이름이 자주 나오면서 '2008년부터 16시즌 동안 중심 타자로 잘 살았다'고 생각했다.
뿌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만큼은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많은 감정이 담긴 표정으로 말했다.
2011년 홈런왕에 오르고, 개인 통산 홈런 5위(365개)를 달리는 최형우는 "나는 홈런 타자는 아니다.
400홈런 기록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내가 신경 쓰는 통산 기록은 타점뿐이었다"고 몸을 낮췄다.
1천500타점 고지를 밟은 뒤, 최형우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최형우는 "나도 빨리 1천500타점 기록을 세우고 싶었다.
그래야 모두가 편안해지니까"라고 웃으며 "이제 다시 출루하고, 주자가 없으면 타점을 노리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올해 12월이면 만으로 불혹이 되는 최형우는 "2년 전부터는 은퇴에 대해 고민도 하고 있다.
지금은 타격 성적이 괜찮은 편이어서 그런 생각이 줄었지만, '당장 내일 은퇴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최근에 자주 했다"고 털어놨다.
은퇴에 관한 고민이 깊어질 때마다 최형우는 "일단 후회 없이 하루를 보낸 뒤에 생각하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최형우는 "내일도 출루, 타점을 노리며 타석에 설 것이다.
그 타석에서 실패하면, 빨리 잊고 다음 타석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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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39·KIA 타이거즈)는 KBO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1천500타점 고지를 밟은 날, 가장 긴장했던 순간을 비가 내리기 시작한 4회말로 꼽았다.
사실 이날 대전에 짧고 굵게 내린 비는, 최형우가 견뎠던 '야구 인생의 장마'에 비하면 웃고 넘어갈 정도의 약한 비였다.
최형우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방문 경기, 0-1로 뒤진 4회초 1사 1루에서 한화 선발 한승주의 초구 시속 145㎞ 직구를 받아쳐 중앙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경기 전까지 1천498타점으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개인 통산 타점 공동 1위였던 최형우는 한꺼번에 타점 2개를 추가해 단독 1위로 올라서고, KBO리그 최초로 1천500타점을 달성했다.
팀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고도 환하게 웃은 최형우는 "정말 기분 좋다"며 "지난 시간이 떠오르기도 하고….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2회 첫 타석에서 좌중간 펜스를 원 바운드로 맞은 타구가 넘어가길 바랐다.
조금 힘이 덜 실렸다"며 "4회 홈런은 사실 넘어가지 않을 것 같아서, 1루 주자 이우성에게 '펜스 맞을 것 같으니 빨리 뛰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웃었다.
최형우에게 '오늘 가장 긴장한 순간'을 묻자 "4회말부터 비가 왔다.
기록 세우고 팬들께 인사까지 했는데 (5회가 끝나기 전에 우천 취소돼) 노게임이 선언되면 어쩌나, 정말 걱정했다"고 씩 웃었다.
다행히 비가 오는 중에도 경기는 5회말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5회말이 끝난 뒤 비가 거세져서 32분 동안 중단되기도 했지만, 재개해 9회까지 경기를 마쳤다.
KIA는 최형우의 역전 투런포 덕에 6-4로 승리했다.
4회 1천500타점을 채우고서, 김종국 KIA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동료들에게 축하 인사도 받은 최형우는 경기 뒤 다시 팬들의 함성을 들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최형우는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손을 흔들었다.
최형우는 대기만성형 타자다.
2002년 2차 6라운드 전체 48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포수로 입단한 최형우는 2002년 10월 14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벌인 KIA와의 홈 경기에 교체 출전하며 처음 1군 무대에 섰다.
첫 타점은 6년 뒤인 2008년 4월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나왔다.
당시 교체 출전했던 최형우는 연장 10회초에 투런 홈런을 쳤다.
프로 입단과 첫 타점 사이, 약 6년의 세월 동안 최형우는 삼성에서 방출돼 경찰야구단에서 군 생활을 하고, 다시 삼성에 입단하는 힘겨운 과정을 거쳤다.
최형우는 "지금 가장 강렬하게 떠오르는 순간은 첫 타점을 올린 때"라며 "모두가 아시다시피 여러 고비를 넘겼다.
'꿈을 꾸라'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꿈을 꿀 수조차 없는 절박한 심정으로 여러 해를 보냈다"고 회상했다.
2008년 다시 1군 무대에 뛰어든 최형우는 그해 타율 0.276,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최형우는 큰 슬럼프 없이 삼성의 4번 타순을 지켰고, 중심타자답게 꾸준히 타점도 생산했다.
2011년(118타점)과 2016년(144타점)에는 타점 1위에도 올랐다.
2017년에는 생애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IA와 100억원에 계약했다.
KBO리그 최초 '100억원대 계약'이었다.
최형우는 "이십대 중반에서야 1군에 오른 선수가 어떤 목표를 정할 수 있겠나.
그때는 그냥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곱씹으며 "1천500타점 기록에 가까워지고, 언론에 내 이름이 자주 나오면서 '2008년부터 16시즌 동안 중심 타자로 잘 살았다'고 생각했다.
뿌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만큼은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많은 감정이 담긴 표정으로 말했다.
2011년 홈런왕에 오르고, 개인 통산 홈런 5위(365개)를 달리는 최형우는 "나는 홈런 타자는 아니다.
400홈런 기록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내가 신경 쓰는 통산 기록은 타점뿐이었다"고 몸을 낮췄다.
1천500타점 고지를 밟은 뒤, 최형우의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최형우는 "나도 빨리 1천500타점 기록을 세우고 싶었다.
그래야 모두가 편안해지니까"라고 웃으며 "이제 다시 출루하고, 주자가 없으면 타점을 노리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올해 12월이면 만으로 불혹이 되는 최형우는 "2년 전부터는 은퇴에 대해 고민도 하고 있다.
지금은 타격 성적이 괜찮은 편이어서 그런 생각이 줄었지만, '당장 내일 은퇴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최근에 자주 했다"고 털어놨다.
은퇴에 관한 고민이 깊어질 때마다 최형우는 "일단 후회 없이 하루를 보낸 뒤에 생각하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최형우는 "내일도 출루, 타점을 노리며 타석에 설 것이다.
그 타석에서 실패하면, 빨리 잊고 다음 타석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