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300만원짜리 집도 없어"…'시한폭탄' 경고음
영국 가계가 임대료와 식비 상승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부담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BBC는 20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식비 상승을 '매우' 혹은 '극히' 걱정하는 가구가 70%에 달하며, 좀 더 저렴한 슈퍼마켓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르에 따르면 식품 가격 상승률은 지난 4주간 16.5%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지만, 여전히 2008년 이후 여섯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식품 가격이 뛰면서 오븐과 가스레인지를 이용해 정식으로 요리하지 않고 전자레인지로 간단하게 해 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칸타르눈 지난 11일까지 12주간 오븐 요리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 줄었지만, 전자레인지 요리는 8% 증가했다. 또 가스레인지 사용이 감소한 반면 토스터나 그릴 기기 이용은 늘었다고 집계했다.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월 8.7%로, 한 자릿수로 내려오긴 했지만 주요국에 비해 높았다.

여기에 임대료 부담이 청년과 저소득층 세입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BBC는 영국 평균 세입자는 세전 급여의 28% 이상을 임대료를 내는 데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31세 크리스 워드 씨와 여자친구는 BBC 인터뷰에서 "월 1천750파운드(약 290만원) 예산으로 런던에서 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차도 없고 휴가도 가지 않으며 주택 마련을 위해 저축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BBC는 런던의 임대료는 4월 기준으로 1년 새 13.5% 올랐고, 수입 대비 임대료 비중은 40%에 달한다고 전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리는 것이 한 요인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주택담보대출 2년 고정 금리는 전날 6.01%로,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6%대에 올라선 데 이어 이날 6.07%로 더 뛰었다.

소비자 전문가 마틴 루이스는 ITV 방송 인터뷰에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시한폭탄을 경고했었는데 이제 터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