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이해 안 돼" 지적…시청노조 "억지이고, 의도 불순" 발끈

국민의힘 심재철 전 국회의원이 안양시청 게양대에 노동조합기를 게양하는 것을 문제 삼고 나서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경기지역본부 안양시지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이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안양시청 게양대에 '노조기 게양' 놓고 전 국회의원과 노조 공방
심 전 의원은 15일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노동조합기가 안양시청 게양대에 내걸리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전공노가 안양을 대표하거나 안양의 상징이어서 노동조합기를 내건 것인지 안양시장은 해명하기를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이어 "안양시는 2021년 8월에도 광복절을 앞두고 시청 게양대에 한반도기를 내걸어 물의를 빚은 바 있다"고 지적하면서 "안양시장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심 전 의원은 안양 동안을에서 16대부터 20대까지 내리 5선을 했으며,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현재 안양시청 게양대에는 태극기를 중심으로 좌우로 안양시기, 노조기, 안양을 연고로 한 프로농구·프로축구·아이스하키팀 기, 경기도기, 새마을기가 걸려 있다.

안양시청이 노조기를 걸기 시작한 것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대호 안양시장과 전공노 안양시지부는 그해 7월 4일 전국 최초로 노조기를 시기와 나란히 게양대에 게양하는 행사를 열었다.

2018년은 전공노가 합법적인 노동단체로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해다.

노조기 게양식에서 최 시장은 "그동안 법외 노조로 많은 고초를 겪은 전공노가 이제 합법적인 노조로 전환된 만큼 공직자들의 복직향상에 힘을 써 주기를 기대한다"면서 "합리적인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전공노가 더욱 힘써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2018년 일부 지자체들이 새마을기를 내리고 대신 한반도기를 게양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어난 적은 있지만 노조기 게양을 두고 지역에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례적이다.

안양시청 게양대에 '노조기 게양' 놓고 전 국회의원과 노조 공방
전공노 안양시지부는 심 전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억지"라며 즉각 반발했다.

전공노 라일하이해 안 돼 안양시지부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무원노조 설립 신고에 따라 대등한 노사관계를 위한 상징적 의미로 당시 안양시와 협의해 최대호 시장의 노사 상생을 위한 결단에 따라 노조기를 게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기 게양에) 법적인 하자가 전혀 없음에도 국회의원과 부의장까지 하셨다는 지역 원로가 이런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인지 의도가 불순해 보인다"면서 "불순한 의도가 있다면 노조가 강력히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안양시도 노조기 게양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시는 '안양시 국기 선양 및 게양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역사성, 공공성, 시민 소통 등을 고려해 태극기 외 다양한 기를 게양하고 있다.

노조기를 게양하는 지자체는 안양시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원활한 노사관계를 위해 노조기를 게양한 지 5년이 됐지만 지금까지 이걸 문제라고 지적한 경우는 없었다"면서 "지금처럼 계속 노조기를 게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