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환자 살렸다…응급 의료헬기서 긴박했던 9분
의정부성모병원 의료진 빠른 조치 생명 살려
40㎞ 거리 외상환자 이송체계로 사고 후 수술까지 38분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의료진이 올해 처음 경기북부에서 시범 운영 중인 소방 응급 의료 헬기를 활용해 목숨이 위태로웠던 70대 중증외상환자를 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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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이 병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2시 20분께 경기 포천시 이동면의 한 공장에서 70대 남성 A씨가 작동 중인 대형 유압기에 몸통이 끼는 중상을 입었다.

혈압과 산소포화도 수치가 떨어지고 피까지 토하는 위독한 상태였다.

신고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는 곧바로 의정부성모병원 중증외상센터에 전화해 환자 상태를 설명했다.

조항주 센터장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 우선 가까운 포천의료원으로 환자를 옮겨 긴급 수혈하도록 했다.

피를 많이 흘린 중증외상환자의 경우 한 팩을 수혈하면 생존율이 10% 상승한다.

A씨에게는 두 팩이 긴급 수혈됐다.

의정부성모병원은 보건복지부 지정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이며 경기도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고자 지난 2일 도내 지역 외상 협력병원을 기존 2곳에서 8곳으로 늘렸다.

포천의료원도 이때 포함됐다.

긴급 수혈 지시와 동시에 조 센터장은 소방 당국에 응급 의료 헬기를 요청했다.

또 병원에서 사고 현장까지 약 40㎞ 거리인데 시간을 단축하고자 중간 지점인 포천 종합운동장까지 환자를 옮기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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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은 전국 처음으로 올해 경기북부에서 119 헬기 이송체계(119 Heli-EMS)를 시범 운영 중이다.

24시간 가동되는 소방 응급의료 헬기에 출동부터 병원 이송까지 의사가 탑승해 중증 응급환자의 초기 진단과 전문 응급치료를 시행하는 체계다.

헬기는 의정부성모병원으로 날아가 조 센터장 등 의료진을 태운 뒤 포천 종합운동장으로 이동해 환자를 태웠다.

사고 발생부터 헬기 탑승까지 27분 소요됐다.

다시 병원까지 이동 시간은 9분. 가장 긴박한 시간인데 조 센터장은 초음파 기계로 기흉 진단과 흉관 삽입 등 신속하게 '데미지 컨트롤'(Damage Control)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복부 출혈이 의심되자 외상센터에 미리 적절한 수술 준비를 지시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중증 외상 환자의 경우 복부 수술을 얼마나 빨리하느냐가 생사를 가른다.

A씨가 사고를 당한 뒤 수술실에 들어가기까지 총 38분 걸렸다.

도착 직후 곧바로 수술이 진행됐고 환자 상태는 예상대로 심각했다.

위가 터지고 식도 등 주변 장기까지 찢어져 복부에 피가 고였다.

흉추와 늑골 등 뼈 7곳도 부러졌다.

그런데도 2시간 40분 만에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중증외상센터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4시간 이상 소요돼 환자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응급 수술이 잘 돼 환자는 현재 의식이 있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라며 "신속한 외상환자 이송체계로 중증외상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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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