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영향으로 기상 여건 열악…배수로·덩굴 터널 등 설치
모기·진드기 등 해충 창궐 가능성…"매주 현장에 나가 점검"
폭우·폭염에 해충까지…한여름 새만금 세계잼버리 괜찮을까?
지난달 집중호우 때 새만금 부지 일부가 침수된 가운데 이 곳에서 열릴 세계잼버리 대회를 한달 보름여 앞두고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올여름은 엘리뇨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폭염이 지속할 것으로 예보돼 부지 침수 재발과 온열질환자 발생 가능성이 커 보인다.

14일 전북도에 따르면 새만금 잼버리부지는 지난달 5∼6일과 27∼28일 집중호우로 물에 잠겼다.

당시 이틀간 200㎜ 안팎의 비가 왔음에도 광활한 범위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장마철에는 이보다 많은 양의 비가 짧은 시간에 내릴 가능성이 커 이대로면 대회를 치르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애초 잼버리 부지가 농업용지로 조성된 탓에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은 점이 걱정을 키웠다.

도는 이달 초부터 30m×40m 간격 내부 배수로와 간이펌프장 100개소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간이펌프장은 30개소 정도 설치돼 공정률은 30%를 기록 중이다.

대회 전까지는 배수로와 펌프장 설치가 끝나겠지만, 한여름 집중호우를 얼마만큼 견딜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전북도 관계자가 "대회 때 날씨가 매일 맑았으면 좋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대회 시점을 고려할 때 사실 비보다 더 두려운 것은 바로 폭염이다.

지난해 전북지역 8월 낮 최고기온은 대부분 33도를 웃돌았는데, 기상청은 올해가 더 더울 것이라는 예상을 일찍부터 내놨다.

바다를 메워 만든 잼버리 부지는 산이나 숲 없이 탁 트여 있어 한낮 일조량이 많은 편이다.

기후가 각기 다른 국가에서 온 수만 명의 참가자들이 한여름 우리나라 폭염을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이 따른다.

도는 부지 내에 덩굴 식물로 만든 터널을 7.4㎞ 규모로 조성하고, 내부에는 안개 분사 시설을 설치해 폭염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직위에서도 대형천막과 그늘 텐트를 설치하고 곳곳에 선풍기를 비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우·폭염에 해충까지…한여름 새만금 세계잼버리 괜찮을까?
또 하나의 걱정은 여름철 해충 문제다.

장마철 이후 야영장 곳곳에 생길 물웅덩이에서 창궐할 모기와 야생 진드기 등이 야외 대회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와 부안군, 대회 조직위는 지난 3월부터 '해충방제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유충 방제를 추진 중이지만, 완전한 박멸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새만금개발청과 전북개발공사는 참가자들에게 해충기피제를 나눠주는 등 원활한 대회를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잼버리 개최 전까지 폭우와 폭염 대비 시설 설치와 해충 방제를 마칠 계획"이라며 "대회 전까지 매주 현장에 나가 점검하는 등 철저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8월 1∼12일 새만금에서 열리는 세계잼버리 대회에는 153개국에서 4만3천여명의 청소년 등이 참가한다.

도와 대회 조직위는 잼버리 부지에 병원 1개소와 클리닉 5개소, 응급의료소 5개소, 폭염 대피소 7개소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