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1년내 침체 가능성 25%로 낮추는 등 낙관론도 혼재
여전한 미국 경기 침체 우려…피델리티 "신용경색 가능성"
고용시장을 비롯한 미국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향후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둘러싸고 투자기관들 사이에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을 비롯한 일부 채권 투자기관들은 경기 둔화를 예상하며 위험자산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여파 속에 3월 표면화된 은행권 불안은 대형 위기의 맛보기일 뿐이며, 지난주 호주·캐나다의 '깜짝' 금리 인상은 여전히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높은 미국에 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스티브 엘리스는 "신용경색과 유사한 상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예상보다 침체가 깊어지면서 연말까지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지금보다 0.75%포인트 낮은 3%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또 투자부적격(정크) 수준인 회사채가 이러한 조정에 취약할 것으로 우려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마이크 리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식·채권 가격에 침체 위험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6개월 안에 심각한 침체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 전례 없는 속도로 이뤄진 세계적인 긴축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중간 정도나 깊은 침체는 물론 위기 가능성을 기본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 자산관리사업부의 밥 미셸 CIO는 최근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지금 시장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3∼6월의 '가짜' 안정기와 매우 비슷하다면서, 향후 몇달간의 상황에 대해 '폭풍 전의 고요함'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980년 이후 기준금리 인상기를 보면 평균적으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된 지 13개월 뒤에 침체가 시작됐다면서, 이번에도 침체가 불가피하며 지방은행과 상업용부동산, 투자부적격 등급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봤다.

반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도 여전하다.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된 가운데 미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최근 1940년대 이후 최장기의 약세장을 마감하고 강세장에 진입한 상태다.

얀 하치우스 등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미국 경제가 1년 내 침체에 빠질 확률을 25%로 낮췄고, JP모건의 마코 콜라노빅 전략가는 "미국과 세계의 경기확장은 단단한 기반 위에 서 있으며 침체가 임박했다는 공포는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CIO는 지난달 미국 경제가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보다 훨씬 좋은 상태라면서 깊은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