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두고 살아서 나가"…아마존 '40일 기적' 4남매 모친 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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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정글에서 6주 만에 살아 돌아온 4남매의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마지막 남긴 유언은 "살아남아라"였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은 4남매의 아버지 마누엘 라노케는 기자회견에서 "아내 막달레나 무쿠투이는 사고 후 나흘 동안 생존했다"며 "죽기 전 아이들에게 살아나가라는 유언을 남겼다"면서 아이들과 나눈 대화 중 일부를 전했다.
라노케는 "내 맏딸 레슬리가 '엄마는 나흘 동안 살아있었다'고 했다"며 "아이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나를 떠나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레슬리 무쿠투이(13), 솔레이니 무쿠투이(9), 티엔 노리엘 로노케 무쿠투이(4), 크리스틴 네리만 라노케 무쿠투이(1) 등 라노케의 4남매와 아내는 지난달 1일 콜롬비아 소도시 산호세델과비아레를 향해 날던 소형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던 중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인 솔라노 마을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성인 승객 2명과 파일럿 등 총 3명은 숨진 채로 발견됐으나, 동승했던 아이들의 행방은 알 수 없었다.
이후 행방불명된 지 40일 만에 4명의 아이가 발견되면서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온 나라의 기쁨"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외삼촌인 피덴시오 발렌시아는 "아이들이 카사바 가루인 파리냐를 먹고, 열대우림의 과일에 대한 지식을 사용해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카사바는 고구마처럼 생긴 뿌리 식물로 탄수화물이 풍부한 작물로 알려졌다. 아이들은 비행기가 추락했을 당시 파리냐를 꺼내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냐가 다 떨어진 후에는 과일과 씨앗을 먹으며 생존했다.
아이들이 실종된 아마존 정글에는 재규어와 오실롯 등 육식 맹수들과 독사들이 살고 있었지만, 첫째인 레슬리가 동생들을 보살피며 생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은 현재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있다. 발견 당시 탈수 증세와 벌레 물림, 영양실조 증상 등을 보였지만,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4남매의 이모인 다마리스 무쿠투이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괜찮다"며 "정신 건강을 위한 지원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의료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들은 여전히 탈수 상태이며 음식을 먹을 수 없지만, 건강하며 위험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반 벨라스케스 콜롬비아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지금 필요한 건 (아이들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