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체육행사 경품으로 내걸고, 해외·제주 연수자 7명 정해
구복규 군수 "불편해하는 분들 많아서 없던 일로 하겠다"
구복규 전남 화순군수가 공무원 해외연수를 체육대회 즉석 경품으로 내걸고 연수 대상자를 뽑기까지 했다가 논란이 확산하자 철회했다.

9일 화순군 등에 따르면 군은 지난 2일 화순군 사평면 양림원에서 군청 공무원 8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직원 체육 행사인 '화순명소 한마음 걷기 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군은 직원 100명을 추첨해 1인당 3만원 상당의 화순사랑상품권을 경품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구 군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즉흥적으로 해외연수 기회를 경품으로 걸었다.

구 군수 본인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국회의원과 하성동 화순군의회 의장이 3명을 뽑아 해외연수자로 선정했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이번에는 군의원 4명이 1명씩 추첨해 제주도 연수 기회를 주기로 했다.

공무원 연수를 마치 외유성 여행처럼 대하는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문제는 예정에도 없던 즉흥적인 이벤트였던 탓에 관련 예산도, 구체적인 계획도 전혀 마련돼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군은 올해 4억원의 예산으로 1인당 250만원씩 지원하는 해외 정책연수를 시행하고 있지만 대상자 154명은 이미 지난해 정해졌다.

군 관계자는 "(추경 등) 별도로 예산을 세우지 않으면 당장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어렵다"며 "이번에 뽑힌 직원들이 내년도 해외 정책연수를 신청하면 가점을 부여할지, 우선권을 줄 지 등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절한 절차와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추첨이 됐더라도 업무 성과 등 연수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만 연수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농어촌군수협의회가 주관으로 해외 출장 중인 구 군수는 "없던 일로 하겠다"며 철회 의사를 밝혔다.

그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직원들의 업무 분야와 목적에 맞게 나중에 해외연수 기회가 있으면 보내준다는 취지였다"며 "불편해 하는 분들이 많은 만큼 없던 일로 하고 다른 직원들과 동등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