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루체른 심포니와 협연…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
"한국 음식 기대…한국 게이머의 스타크래프트 경기 챙겨봐"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때로는 바이올린이 제 목소리 같아요"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제 모습이야말로 가장 저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바이올린이 제 목소리 같기도 하고요.

저의 일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죠."
지난해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돼 한국을 찾았던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39)가 다시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하델리히는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805년에 설립된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인 루체른 심포니와 협연한다.

연주곡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독일인 부모 아래서 자란 하델리히는 미국의 주요 오케스트라 무대에 협연자로 자주 지명되는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으로 유럽과 동아시아 국가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2021년에는 예일대 음대 교수로 임명됐다.

10대 때 화재 사고로 한동안 연주를 중단했다가 이를 극복하고 무대로 돌아온 연주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델리히는 공연을 앞두고 9일 연합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번 내한 공연에서 만난 한국 관객들이 열정적이고 따뜻하고 친절했다.

한국에 다시 돌아올 날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반가움을 표했다.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도 드러냈다.

그는 미국 뉴욕에 거주하면서 한국 음식을 먹으러 한인타운에 자주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국 방문에서 기대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음식이라고 꼽았다.

또 취미로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하는데, 한국 게이머들의 경기를 종종 찾아본다고 밝혔다.

하델리히는 이번에 한국 관객에게 들려줄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해 "8살 때부터 연주한 작품인데, 저를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끈 작품"이라며 "부드럽고, 아름답고, 순수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느린 악장을 연주할 때마다 (이 곡이) 얼마나 완벽하고, 얼마나 단순하며 친밀하고 또 인간적인지 경이로움을 느낀다"며 "우리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력과, 그 너머에 있는 것에 대한 어떠한 찰나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때로는 바이올린이 제 목소리 같아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의 협주가 돋보이는 곡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오케스트라가 반주 그 이상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바이올린 레퍼토리 중에서 약간 특이한 측면이 있다"며 "독주 바이올린은 악보에서 단지 하나의 목소리일 뿐이고, 이 작품에서는 주제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많은 순간을 동행한다"고 설명했다.

하델리히는 팬데믹 기간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연주 연습 영상을 꾸준히 올리며 클래식 팬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사전에 녹화해 둔 피아노 반주 영상에 바이올린을 켜기도 하고, 첼리스트, 피아니스트 등 다른 연주자와 각각 영상을 녹화해 협연처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원래 몇 년 전부터 비디오 시리즈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코로나 기간에 시간이 생겼다"며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했지만, 질문과 피드백을 받는 걸 무척 즐기게 됐다.

스스로에게도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을 몇 개 만들고 나면 주제가 금방 떨어질 것 같았는데, 오히려 아이디어가 점점 많아졌다"며 "여전히 영상을 가끔 올리고 싶은데 공연이 많아져서 예전처럼 자주 올리기는 어렵다"며 아쉬워했다.

이처럼 하델리히가 연주 영상을 찍어 팬들과 공유하는 것은 음악을 소통 수단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은 말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깊이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음악가로서 제 목표는 음악이 가진 메시지를 관객에게 최대한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때로는 바이올린이 제 목소리 같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