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버스와 함께 열린 DC의 새 페이지…영화 '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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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확장유니버스 마지막편…원조 배트맨 마이클 키턴 등장
배리(에즈라 밀러 분)는 연애는 고사하고 데이트 신청도 한 번 못 해본 소심한 청년이다.
그가 입은 목에 꽉 끼는 셔츠처럼 답답한 구석도 많다.
하지만 저스티스 리그 멤버 '플래시'로 살아갈 때면 180도 변한다.
잘빠진 수트를 입고 빛보다 빠른 스피드로 도시를 가로질러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한다.
이런 그도 구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그가 어릴 적 강도의 칼에 맞아 죽은 어머니다.
설상가상 아버지는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면서 배리는 하루아침에 부모를 모두 잃었다.
아버지의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평범한 어린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도 입었다.
10여 년이 흘러 자신에게 시간 이동 능력까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이 무엇인지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는 과거를 바꾸는 건 위험한 행동이라는 배트맨(벤 에플렉)의 경고를 무시하고 어머니가 죽은 날로 간다.
가까스로 엄마를 살렸지만, 그곳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또 다른 배리를 마주치면서 배트맨의 경고는 현실이 된다.
배리가 온 곳은 과거가 아니라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지구였던 것이다.
그 와중에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까지 다시 나타나 고담시를 때려 부수기 시작한다.
멀티버스를 열어버린 배리는 이쪽 지구를 지켜내는 동시에 저쪽 지구로 돌아가야 하는 신세가 된다.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이 연출한 DC 확장 유니버스의 마지막 작품 '플래시'는 제작 단계에서 그다지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 '저스티스 리그'(2017),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2021) 등에 등장한 플래시를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세 작품이 흥행 저조와 혹평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더우먼 1984',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블랙 아담', '샤잠! 신들의 분노' 등 최근 몇 년간 DC 영화가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시사회에서 공개된 '플래시'는 DC의 새로운 세계관인 DC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기존 DC 작품에서 부족했던 캐릭터의 매력과 개연성, 완결성 등 모든 면에서 예상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플래시'에서 멀티버스가 열리면서 DC의 새 페이지도 펼쳐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재밌는 점은 기존에 알던 '배리1'과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진 '배리2'의 만남이다.
배리2는 초능력이 생긴 것을 알고는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방방 뛴다.
배리1은 그런 그를 근엄한 얼굴로 다그친다.
두 사람이 맞지 않는 손발을 억지로 맞춰가며 적과 싸우는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왠지 모를 감동을 준다.
'원조 배트맨'의 등장 또한 반갑다.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1989)·'배트맨 2'(1992)의 주인공 마이클 키턴이 30여년 만에 배트맨으로 재등장한다.
은퇴 후 늙고 쇠약해진 브루스 웨인으로 살아가던 그는 배리들을 돕기 위해 다시 한번 수트를 입는다.
그 시절이 그리운 관객이라면 뭉클할 만한 장면이다.
약간의 변주도 줬다.
배리1이 건너온 세상에는 슈퍼맨 대신 슈퍼걸(사샤 카예)이 있다.
슈퍼걸도 배리 1·2, 배트맨과 합세해 조드 장군과 대적한다.
물론 아쉬운 면도 있다.
마블이 애용해온 멀티버스가 DC의 '플래시'에도 등장해 기시감을 준다는 점이다.
만화를 통해 멀티버스를 선보인 건 DC가 먼저였지만, 이를 영화로 대중에게 널리 알린 건 마블이었다.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이동하거나 각 차원에 존재하는 전혀 다른 슈퍼히어로의 모습도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 등에서 이미 본 설정이다.
그러나 '플래시'에서 멀티버스는 배리가 상처를 극복하고 깨달음을 얻는 장치로 자연스럽게 기능한다.
그동안 영화 속 배트맨이 키턴에서 크리스천 베일로, 애플렉으로, 로버트 패틴슨 등으로 바뀌었던 이유도 시각적이고 논리적으로 이해시킨다.
그 과정에서 그간 DC 슈퍼히어로로 활약한 옛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덤이다.
마블 스튜디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은 지난해 DC 스튜디오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됐다.
그는 '플래시'에 대해 "내가 본 최고의 슈퍼히어로 영화 중 하나"라고 극찬하면서 "DC 세계관을 재설정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이끄는 DC는 마블이 하락세를 걷는 틈을 파고들어 슈퍼히어로계의 새판을 짤 수 있을까.
14일 개봉. 144분. 12세 관람가.
/연합뉴스
그가 입은 목에 꽉 끼는 셔츠처럼 답답한 구석도 많다.
하지만 저스티스 리그 멤버 '플래시'로 살아갈 때면 180도 변한다.
잘빠진 수트를 입고 빛보다 빠른 스피드로 도시를 가로질러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한다.
이런 그도 구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
그가 어릴 적 강도의 칼에 맞아 죽은 어머니다.
설상가상 아버지는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면서 배리는 하루아침에 부모를 모두 잃었다.
아버지의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평범한 어린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도 입었다.
10여 년이 흘러 자신에게 시간 이동 능력까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배리가 가장 먼저 할 일이 무엇인지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는 과거를 바꾸는 건 위험한 행동이라는 배트맨(벤 에플렉)의 경고를 무시하고 어머니가 죽은 날로 간다.
가까스로 엄마를 살렸지만, 그곳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또 다른 배리를 마주치면서 배트맨의 경고는 현실이 된다.
배리가 온 곳은 과거가 아니라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지구였던 것이다.
그 와중에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까지 다시 나타나 고담시를 때려 부수기 시작한다.
멀티버스를 열어버린 배리는 이쪽 지구를 지켜내는 동시에 저쪽 지구로 돌아가야 하는 신세가 된다.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이 연출한 DC 확장 유니버스의 마지막 작품 '플래시'는 제작 단계에서 그다지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 '저스티스 리그'(2017),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2021) 등에 등장한 플래시를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세 작품이 흥행 저조와 혹평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더우먼 1984',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블랙 아담', '샤잠! 신들의 분노' 등 최근 몇 년간 DC 영화가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시사회에서 공개된 '플래시'는 DC의 새로운 세계관인 DC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기존 DC 작품에서 부족했던 캐릭터의 매력과 개연성, 완결성 등 모든 면에서 예상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플래시'에서 멀티버스가 열리면서 DC의 새 페이지도 펼쳐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재밌는 점은 기존에 알던 '배리1'과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진 '배리2'의 만남이다.
배리2는 초능력이 생긴 것을 알고는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방방 뛴다.
배리1은 그런 그를 근엄한 얼굴로 다그친다.
두 사람이 맞지 않는 손발을 억지로 맞춰가며 적과 싸우는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왠지 모를 감동을 준다.
'원조 배트맨'의 등장 또한 반갑다.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1989)·'배트맨 2'(1992)의 주인공 마이클 키턴이 30여년 만에 배트맨으로 재등장한다.
은퇴 후 늙고 쇠약해진 브루스 웨인으로 살아가던 그는 배리들을 돕기 위해 다시 한번 수트를 입는다.
그 시절이 그리운 관객이라면 뭉클할 만한 장면이다.
약간의 변주도 줬다.
배리1이 건너온 세상에는 슈퍼맨 대신 슈퍼걸(사샤 카예)이 있다.
슈퍼걸도 배리 1·2, 배트맨과 합세해 조드 장군과 대적한다.
물론 아쉬운 면도 있다.
마블이 애용해온 멀티버스가 DC의 '플래시'에도 등장해 기시감을 준다는 점이다.
만화를 통해 멀티버스를 선보인 건 DC가 먼저였지만, 이를 영화로 대중에게 널리 알린 건 마블이었다.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이동하거나 각 차원에 존재하는 전혀 다른 슈퍼히어로의 모습도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 등에서 이미 본 설정이다.
그러나 '플래시'에서 멀티버스는 배리가 상처를 극복하고 깨달음을 얻는 장치로 자연스럽게 기능한다.
그동안 영화 속 배트맨이 키턴에서 크리스천 베일로, 애플렉으로, 로버트 패틴슨 등으로 바뀌었던 이유도 시각적이고 논리적으로 이해시킨다.
그 과정에서 그간 DC 슈퍼히어로로 활약한 옛 배우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덤이다.
마블 스튜디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은 지난해 DC 스튜디오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됐다.
그는 '플래시'에 대해 "내가 본 최고의 슈퍼히어로 영화 중 하나"라고 극찬하면서 "DC 세계관을 재설정할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이끄는 DC는 마블이 하락세를 걷는 틈을 파고들어 슈퍼히어로계의 새판을 짤 수 있을까.
14일 개봉. 144분. 12세 관람가.
/연합뉴스